타이완과 한국의 문화 교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한 가운데, 지난 12월 7일부터 8일까지 타이완 남부지역 최대 도시인 가오슝의 문화국 산하기관인 가오슝 뮤직센터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2024 술술안주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술술안주 페스티벌은 가오슝 뮤직센터에서 주관한 음악 및 음식 축제로, ‘이국 요리’, ‘안주 미식’, ‘밴드 공연’ 등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매년 겨울철 가오슝 뮤직섹터 해풍광장(海風廣場)에서 개최됩니다.
2022년에 시작돼 제1회와 제2회는 일본의 오키나와와 협력해 수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했다는 성과를 거뒀는데, 올해론 3회째를 맞이해 처음으로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타이완과 한국 총 10팀의 화려한 무대와 50개 넘는 음식 부스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마련해 이틀 간 10만 명의 방문객을 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방문객들이 잔디밭에 앉아 맛있는 음식과 화려한 음악 향연을 즐기고 있다. – 사진: 가오슝 뮤직센터 제공
술술안주 페스티벌이라고 하는 만큼 이번 행사에서는 역시 다양한 한국과 타이완의 대표적인 술안주와 음식들을 선보였습니다. 한국 음식으로는 삼겹살, 돼지국밥, 치킨, 어묵, 호떡 등을 맛볼 수 있었고, 타이완 음식으로는 꼴뚜기구이(烤小卷), 옥수수구이(烤玉米), 메추리알 튀김(鳥蛋) 등 타이완 야시장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길거리 음식 등도 한 자리에서 실컷 즐길 수 있었습니다.
행사장에서 다양한 한국과 타이완의 대표적인 술안주와 음식 부스들이 운영돼 있다. – 사진: 가오슝 뮤직센터 제공
또 보는 재미와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 입구에 한국식 포장마차가 설치돼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포장마차 안에는 한글로 표기된 메뉴판이 걸려 있고, 테이블에 한국식 쇠젓가락과 숟가락, 양은 냄비, 식당물병 등이 놓여 있는 등 한국 포장마차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선사해 많은 관광객들이 들어와 사진을 찍었습니다.
해풍광장 입구에 설치된 한국식 포장마차 – 사진: 가오슝 뮤직센터 제공
이번 행사의 가장 하이라이트된 부분은 넷플릭스 요리 경연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급식대가'라는 별명으로 출연한 이미영 조리사의 한국 요리 시범 및 시식 이벤트입니다.
9월 중순부터 10월 초순까지 방송된 흑백요리사는 타이완에서 돌풍을 불러일으켰고, 출연자들도 인기가 많아져 타이완의 다양한 행사에 초청돼 참가했습니다. 흑백요리사에서 상위 15위 안에 들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전 급식 요리사 이미영 요리사는 현재는 정년퇴직하였지만 흑백요리사 인기를 타고 식품업계와 방송계로부터 ‘러브콜’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데요. 이번엔 한국관광공사의 초청으로 술술안주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되고 한국의 대표 음식인 삼겹 제육볶음과 비빔국수를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방문객들에게 무료 시식을 제공했습니다.
좌로부터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 호수영 지사장, 이미영 조리사, 가오슝 뮤직센터 딩두란(丁度嵐) 집행장 – 사진: 가오슝 뮤직센터 제공
이미영 조리사는 행사 첫날인 7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식 이벤트로 제육볶음과 비빔국수를 준비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음원: 이미영 조리사)
“(예전에 근무했던) 학교의 학생들이 고기 들어가는 음식을 다 좋아했어요. 그리고 제육볶음과 비빔국수는 어른도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했기 때문에 대만분들께서도 이게 음식이 입에 맞을 것 같아서 선택했어요. 타이완분들 입맛에 맞게 단맛을 조금 추가하고 더 맵게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가오슝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음원: 이미영 조리사)
“사실 어제 저녁을 다같이 대접받았거든요. 다 맛있었어요. 정말 다 입에 맞았어요. 그리고 대만분들이 너무 인성격이 좋으셔서 한국에 와 있는 기분이고 고향에 온 것 같아요.”
또한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 호수영 지사장은 이날의 인터뷰에서 이미영 조리사 초청사유를 밝혔습니다.
(음원: 호수영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장)
“옛날의 한국 요리는 대표적인 음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대만분들이 한국에 와서 떡볶이를 드시고 김밥을 드시고요.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음식이잖아요. 저희 선생님께서 바로 그런 음식을 잘 아시는 분이라서 그런 일상적인 음식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음식 부스뿐만 아니라, 한국문화 체험부스들도 운영돼 많은 인파를 끌어모았습니다. 공동 주최측인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해 부산관광공사, 대구관광공사, 제주관광공사 등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한복체험, 제주 감귤 칵테일 시음 및 해물주먹밥 시식, 부산 어묵 만들기, 스탬프 투어 등 다양한 교류 이벤트를 준비해 관광객들의 흥미를 유발하며 열띤 호응을 얻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부스에선 인스타그램 계정을 태그하면 해물주먹밥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 사진: 가오슝 뮤직센터 제공
행사의 또 다른 포인트는 밴드들이 연출한 음악의 향연이었습니다. 꾸준한 음악 활동으로 '인디계의 공무원'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한국 감성 어쿠스틱 밴드인스탠딩 에그(standing egg)를 비롯해 나인티오원(9001), 맥거핀(MGFF), 스테이플러(Staypuller), 지소쿠리클럽(jisury club) 등 5팀의 한국 축제 단골 밴드와 타이완 음악계의 최고 권위인 금곡장(金曲獎, Golden Melody Awards)의 최우수 밴드상 후보에 5번이나 올랐던 혼성밴드 왕푸(旺福) 등 5팀의 타이완 밴드들이 펼친 풍성한 퍼포먼스와 함께 푸른 잔디밭에 앉아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여유롭고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한국 밴드 매거핀 – 사진: 가오슝 뮤직센터 제공
가오슝 뮤직센터 딩두란(丁度嵐) 집행장은 “음악과 술, 안주는 세계의 공통 언어이며, 술술안주 페스티벌은 음료, 음식, 음악을 통해 다른 나라와 문화적 연결을 짓고자 하는 행사로, 올해 한국관광공사와 공동 주최해 이틀 간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양지의 음악, 관광, 음식 교류를 촉진했다는 점에는 매우 의미가 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년 간 일본 오키나와와 협력하였고 올해는 다른 도시와의 협력도 시도하고 싶어서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에 적극적으로 연락하고 그 쪽도 우리의 제안에 흥미를 보이며 여러 번의 토론을 거쳐 결국 성사됐다”고 밝혔다.
(음원: 딩두란 가오슝 뮤직센터 집행장)
호수영 지사장은 “한국은 많은 관광 콘텐츠가 있는데, 한국관광공사가 올해부터 내년까지 미식을 주제로 해서 한국 관광을 홍보하고자 한다”며, “이번 "을 통해 한국 음식을 타이완인들에게 홍보하고, 한발 더 나아가 타이완 관광객들이 한국의 각 지방을 방문하도록 유도하길 바란다”면서 흔쾌히 가오슝 뮤직센터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딩두란 집행장은 내년 술술안주 페스티벌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와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내년의 술술안주 페스티벌이 어느 국가와 협력해 어떠한 콘텐츠를 보여줄 지 기대가 됩니다. 여기까지 연예계소식의 진옥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