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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선인, 누가 악인, 정답이 있을까?' - 우리와 악의 거리 1

  • 2021.01.21
연예계 소식
다양한 이슈를 다루는 사회 고발 드라마 '우리와 악의 거리(我們與惡的距離)' - 사진: '우리와 악의 거리' 공식 페이스북 홈페이지 제공

오늘은 2019년 방영됐으며, 타이완 방송시상식 제54회 금종장(金鐘獎)에서 감독상, 극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6개 상을 쓸어갔고,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콘텐츠 어워즈에서도 극본상을 수상했던 드라마 ‘우리와 악의 거리(我們與惡的距離)’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우리와 악의 거리’는 묻지마 총격 살인사건이 발생한 후 가해자, 가해자 가족, 피해자 가족, 변호사, 정신질환자 등 사건과 다소 관련된 인물의 내면적 갈등과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며, 묻지마 살인사건, 조현병, 페이크 뉴스, 미디어의 자율 규제, 님비 현상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는 사회 고발 드라마인데요. 드라마 속에서 다뤄진 사건들은 2010년대 타이완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가져온 사건들을 연상시켜서 시청자의 공감을 더욱 쉽게 이끌어낼 수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악의 거리’는 특별한 소재로 방영되기 전에 이미 주목을 끌었는데 방영 시작한 후 현실성으로 더욱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일반 대중들이 드라마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하며, 법계, 의계, 언론계 등 분야 인사들도 드라마 내용이나 관련된 사회 이슈에 대해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평론을 썼습니다.

‘우리와 악의 거리’ 성공의 일등공신은 바로 이 드라마로 금종장 극본상을 세번째 수상한 뤼스위안(呂蒔媛)작가라고 생각하는데요. 뤼스위안은 사회 현실을 반영한 극본을 작성하는 것을 좋아해서 ‘사회교육파 작가’라고 스스로 일컫는데요.

그는 이번 ‘우리와 악의 거리’를 통해 다양한 이슈에 대해 서로 대립되는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 사이의 거리가 줄어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으며, 드라마 제목은 어떤 법계 인사가 쓴 글에서 나온 ‘우리와 나쁨의 사이에 실 한줄만 존재한다. ‘라는 문장에서 영감을 얻었고, 제목을 ‘우리와 악의 거리’로 결정했으나, 이 제목의 비판적 성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영어 제목 ‘The World Between Us’는 더 어울린다고 밝혔습니다. 

제작진도 ‘누가 선인인지, 누가 악인인지’보다 세상은 ‘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 모두 악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을 강조하기 때문에 제목 글씨체를 디자인할 때도 ‘우리’ 이 두 글자의 크기를 특별히 확대했습니다.

한편, 드라마 매회의 오프닝에서는 줄거리와 관련된 허구적 뉴스 영상과 이 뉴스에 대한 인터넷 댓글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언론 매체의 보도 내용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현상을 반영하고 현실 세계에서의 대중들의 생각도 댓글을 통해 다소 엿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드라마 주제곡 린여쟈‘(林宥嘉)가 부른 ‘나를 멀어지게 하지 말아요(別讓我走遠)’ 함께 들어보시지요.

노래는 ‘어두움 속의 나를 제발 비춰 줘요’ ‘세계가 무너져도 제발 내 곁에 머물러 줘요’ 이런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리와 악의 거리’는 묻지마 총격 살인사건으로 시작하지마 드라마는 가해자에 집중 묘사하지 않고 거시적 관점으로 모든 인물의 복잡한 내면 세계를 보여주며, 인물 간의 대립을 통해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시청자에게 던집니다.

우선, 가해자 가족과 피해자 가족 간의 갈등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피해자 가족 송챠오안(宋喬安)은 TV방송국의 보도국 부국장이며, 어느날 아들과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회사의 전화를 받기 위해 잠시 밖으로 나가는데 그동안 아들은 총을 맞고 사건의 희생자가 됩니다. 송챠오안은 아들을 잃은 아픔과 죄책감에서 벗아나지 못하며, 일에 집착하는 냉담한 사람이 돼서 나머지 가족과의 관계마저 망쳐버리고 맙니다.

한편, 가해자 가족들은 사건 후 운영해온 국수집 행사를 그만두고 시골 집으로 이사하며, 아버지는 매일 집에서 술만 먹고 아머니는 남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게 피부 궤양이 생길 정도로 마스크를 한 순간도 빠짐없이 착용합니다. 그리고 여동생은 학업을 포기하는 뿐만 아니라 이름까지 바꾸고 진실 신분을 숨긴 채 삶을 살아가며, 겨우 원하던 미디어 산업에 들어가지만 피해자 가족인 송챠오안을 만나게 됩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우리는 피해자 가족은 가해자 가족도 범죄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고 비난하는 모습과 피해자 가족이 범죄를 예측하거나 막지 못했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심하게 질책하며 과도한 책임을 부과하는 경향을 엿볼 수 있으며, 또한 가해자 가족이 사회적 배제와 차별 속에 후회와 속죄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살인범이 부모형제라서 가해자 가족은 책임을 벗지 못하지만 드라마에서 가해자의 어머니가 ‘살인범을 키워내기 위해 20년이나 노력하는 부모가 없다’라는 말을 외치는 것을 보고 ‘우리는 가해자 가족의 슬픔과 어려움을 무시하는 것은 옳은 행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 송챠오안은 ‘우리는 살아가는 권리조차 없을까?’라는  가해자 여동생의 질문에 ‘그럼 우리 아들이 살아가는 권리가 있을까?’ 라고 반문하는 것처럼 피해자 가족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가해자에 대한 원망을 그렇게 쉽게 내려놓을 리가 없지요.

저는 당사자가 아니라서 상상만 하고 내리는 결론은 막상 비슷한 일을 당한다면 취하는 태도과 전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쪽의 입장에서 어떤 의견을 내야 할지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나 가해자 가족이 가해자와 다른 것을 믿고 있습니다.

‘우리와 악의 거리’에서 다루는 주제가 많기 때문에 다음주에도 계속 소개할 예정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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