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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인생은 컬러이고, 빈자의 인생은 흑백이다’ - 대불+

  • 2021.01.14
연예계 소식
타이완 빈부격차 실태를 묘사하는 영화 ‘대불+(대불플러스, 大佛普拉斯)’ 공식 포스터 – 사진: 어플로즈 엔터테인먼트(甲上娛樂)페이스북 홈페이지 제공

오늘은 타이완 최고 영화 시상식인 금마장(金馬獎) 시상식에서 10개 주요 부문 후보에 올라 신인감독상,각색상, 촬영상 등 5개의 상을 휩쓸었던 영화 ‘대불+(대불플러스)’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대불+’는 2017년 상영되며 당시 타이완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화제를 많이 모았는데요. 토론토 국제 영화제 최우수 아시아영화상을 수상했으며, 한국부산영화제, 일본도쿄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의 초청도 받았습니다.

 ‘대불+’는 감독 황신야오(黃信堯)의 전작인 단편 영화 ‘대불(2014)’의 이야기를 덧붙여 만든 장편 영화인데요. 감독은 영화를 ‘거대불’, ‘XL불’라고 부르면 좀 민망해서 아이폰 6 PLUS를 보고 대불플라스라는 이름을 붙이면 세계와 연결되는 느낌이 날 것 같은 생각으로 대불플라스를 영화 제목으로 정했다고 시사회에서 유머있게 설명했습니다.

황감독은 유머러스한 묘사 방식으로 인생의 황당함을 표현하는 영화 스타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대불+’에서도 역시 황감독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대불+’는 타이완의 계층갈등 및 빈부격차 실태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영화이며, 일부장면을 제외하고 나머지 99%는 다 흑백영상으로 처리됩니다. 이를 빼고도 영화의 특색은 2가지 더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하나는 영화 대사는 대부분 대만어, 즉 민남어라서 타이완인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도 있는 겁니다. 또 하나는 영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감독은 음성만으로 상황과 캐릭터를 재미있게 설명하며 전지적 관점에서 개입하는 겁니다. 신선한 요소가 가득한 영화이지요.

‘대불+’는 외지인이 거의 없는 타이완 중남부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하며, 도시와 농촌의 교차점에 위치한 불상공장에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영화 처음부터 나오는 장례행렬 사이에서 악단의 일원으로서 악기를 부는 차이뽀(菜脯)는 바로 영화 주인공 중의 하나인데요. 몸이 약한 늙은 어머지를 봉양하기 위해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하나도 갖추지 않는 차이뽀는 밤에는 불상공장에서 야간경비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낮에는 악단에서 파트타임 알바를 합니다. 그는 부족한 연주 실력으로 항상 악단의 경리에게 야단맞고 기타 악대 멤버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지만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차이뽀의 유일한 친구 도자이(肚財)는 더 좋은 삶을 추구하려고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을 하다가 경쟁력이 도시 사람들과 비교가 안 되기 때문에 고향에 돌아와 버려진 물건들을 주워 파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역할입니다.

저는 차이뽀와 도자이를 보니까 현재 사회 사람의 모습을 떠올렸는데요. 상황이 각각 다르지만 모든 사람은 하나도 예외 없이 피할 수 없는 인생의 짐을 지게 마련이지요. 인생을 살아갈수록 그 짐의 무게는 더 무거워집니다. 자기뿐만 아니라 가족의 삶도 함께 짊어져야 하게 되는 거지요. 이런 인생의 짐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특정 행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이뽀와 도자이는 바로 그예입니다.

그들은 매일 밤 유통기한을 넘긴 냉장식품을 먹으면서 TV를 보며 지루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날 TV가 고장이 나자, 그들은 소일거리 삼아 공장 사장의 은밀한 사생활이 담긴 블랙박스를 들여다보다가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됩니다...

방금 말씀드렸던 영화 속 삽입된 컬러화면은 바로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부자의 인생은 컬러이고, 빈자의 인생은 흑백이다’는 영화 대사처럼 사회 하층 시민의 비애와 현실은 흑백화면으로 담아내며, 상류계층의 권력 독점과 사치한 생활은 화려한 색으로 표현한 블랙박스를 통해 드러나는 거지요. 이런 흑백과 컬러의 대비로 빈부격차의 심각함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영화 엔딩곡, 린성샹(林生祥)이 부른 ‘有無(유무)’를 함께 듣겠습니다.

한편, 영화 속에 매일 낡은 자전거를 타고 여기저기 다니는 신비스러운 떠돌이가 있는데요. 그의 과거는 수수께끼이고, 관객들이 그는 혼자 바닷가에 살며 바다 소리를 들어야 잠에 들 수 있는 것밖에 알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등장인물의 존재 의미를 의심하지만 사실은 이 인물은 감독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인데요. 감독은 무기력한 일상에 갇혀있는 주인공 차이뽀, 도자이와 대비하기 위해 욕망이 없어서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떠돌이를 영화에 넣었다고 했거든요.

감독은 이 역할을 통해 ‘인간의 존재 가치가 어디에 있을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 등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답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요. 저는 아직 저만의 답을 찾지 못하지만 살아가면서 언젠가 답이 스스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청취자분이 자신만의 답을 찾으셨나요?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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