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타이완의 소리 RTI공식 앱 내려받기
열기
:::

타이완 신발 제조업의 흥망성쇠를 다룬 타이완 드라마 - <비 온 뒤의 햇살>

  • 2024.03.28
연예계 소식
타이완 전통 신발 제조업의 흥망성쇠를 다룬 타이완어 드라마 '비 온 뒤의 햇살(雨後驕陽, Sun After The Rain)' 포스터 - 사진: '비 온 뒤의 햇살'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한국에 막장 드라마가 있다면, 타이완에는 ‘바디엔당(‘八點檔)’이 있습니다. 바디엔당은 직역하면 ‘8시의 드라마’로 TV시청 집중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인 밤 8시부터 11시 사이에 방송되는 타이완어(민남어) 드라마입니다. 한국의 막장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바디엔당은 불륜, 배신, 복수, 기억상실, 출생의 비밀, 고부갈등, 불치병 등이 대표적 클리셰입니다. 또한 “내일 찍을 씬 대본은 오늘 쓴다”는 일이 흔하므로 줄거리가 일관성과 개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2014년 타이완 텔레비전 공사(台視 TTV)가 선보인 바디엔당인 <비 온 뒤의 햇살(雨後驕陽, Sun After The Rain)>은 바디엔당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말이 될 수 없는 막장 설정이 없는 데다가 스토리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어서 시청자뿐만 아니라 평단으로부터도 호평과 극찬을 받았습니다. <비 온 뒤의 햇살>은 어떤 소재의 작품인지 오늘 연예계소식 방송을 통해서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비 온 뒤의 햇살>은 지난 40년 간 타이완 전통 신발 제조업의 흥망성쇠를 다룬 총 80부작의 시대극입니다. 타이완 신발 제조업의 발전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제1단계는 1960년대의 성장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타이완은 미국의 경제 원조를 받아 노동 집약 산업을 발전하기 시작함에 따라 경제수준과 소득수준이 향상되어 신발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으며, 더불어 일본으로부터 강력접착제를 도입하여 신발의 접착력과 생산 효율이 개선됐으므로 타이완의 신발 제조업이 크게 성장하고 중요한 수출산업으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제2단계는 1970년대부터 1987년까지의 전성기로, 풍부한 인적 자원과 기술의 축적 및 진보로 타이완은 신발 및 관련 산업의 선두에 있는 국가가 되었고, 1987년에는 미화 36억 9천만 달러(한화 약  4조 9천 9백 억 원, 2024.03.27.기준)에 이르는 글로벌 매출을 기록하여 ‘신발 제조의 왕국’이란 칭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1987년 8월부터는 외환 통제 정책 완화에 따른 타이완 달러의 급격한 평가절상과 노동력의 부족, 기술 기계화로 인해 신발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타이완에 있던 제조 공장들을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국가로 옮김에 따라 타이완 신발의 해외 판매량과 매출액이 급감하며 제3단계 쇠퇴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비 온 뒤의 햇살>은 주인공의 신발 공장 운영과 그의 두 아들의 경쟁을 묘사하는 것을 통해 타이완 전통 신발 제조업의 융성과 쇠락, 그리고 진정한 상인의 정신과 지켜야 할 도덕을 보여줍니다. 극중 주인공 황정이(黃正義)는 수제화 명장이며 ‘품질 제일, 양심 제일’이란 신념을 갖고 ‘정이 신발공장’을 경영하며 국내외 신발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합니다.  

황정이를 비롯한 장인들의 노력으로 타이완의 수제 신발은 글로벌 무대에서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지만 대량생산 기계가 도입되면서 타이완의 수제화 산업은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황정이의 친아들 황롱찬(黃榮燦)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 기계화 공장을 활용해 정의 신발공장의 규모를 성공적으로 확장시키는 반면, 황정이의 도제이자 수양아들 양무청(劉木成)은 기계에서 대량 생산한 신발이 장인들이 한땀한땀 정성을 들여 만드는 신발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수제화만을 고집하는데, 비록 해외 수출은 적지만 손맛이 담긴 퀄리티의 수제 신발을 판매하며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지위를 점합니다.

요즘 사극이나 시대극 한편이 방송되면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곤 하지만, <비 온 뒤의 햇살>은 제작진의 착실한 취재와 꼼꼼한 자료 조사, 치밀한 현장 답사에 힘입어 역사 재현의 정확도가 높아 시청자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며 타이완 신발 제조 산업의 역사와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 양상을 엿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 성공의 일등공신인 제작진은 드라마의 역사적 진실성과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량의 역사 자료를 열람했을 뿐만 아니라, 타이완 전역을 돌아다니며 신발 공장 대표와 직원, 장인, 신발 산업 공회 등 여러 관계자들을 인터뷰했습니다. 극 중에 경력이 가장 긴 베테랑 장인이 젓가락으로 요리가 담긴 접시의 가장자리를 세 번 두드리고 나서야 다른 사람이 해당 요리를 집어 먹을 수 있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은 제작진이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신발 장인 간의 문화라고 합니다. 또한 신발 관련 용어와 디테일에 대한 배우들의 이해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제작진은 배우들에게 신발 제작을 직접 습득하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비 온 뒤의 햇살>은 깊이감과 인간미 넘치는 스토리로 연령을 불문하고 시청자를 끌어들이며 1.93%의 평균 시청률과 3.26%의 최고 시청률로 2014년 타이완 드라마 시청률 순위 7위를 차지했고, 미국,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국가에 리메이크 판권이 판매됐습니다.

이 외에도, 당해년도의 방송 시상식인 금종장(金鐘獎) 10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최우수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등 3개 부문 수상에 성공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서는 최우수 드라마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등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제작진과 배우들의 열띤 노력으로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비 온 뒤의 햇살>은 타이완 막장 드라마 바디엔당의 지평을 넓혀줬다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 작품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관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