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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이가 11호>: 귀신을 보는 장의사와 법의학자의 범죄 해결 이야기

  • 2023.09.14
연예계 소식
귀신을 볼 수 있는 장의사와 냉정한 법의학자가 협력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령이가 11호(靈異街11號, The Fearless)’ - 사진: LINE TV 제공

오늘은 음력 7월 ‘귀신의 달’의 마지막 날이자 영혼, 귀신 등이 한달 간의 휴가를 마치고 저승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른바 귀문관(鬼門關), 즉 저승의 문이 닫히는 날입니다. 이날을 맞아 오늘 연예계소식 시간에는 귀신을 소재로 한 드라마 《령이가 11호(靈異街11號, The Fearless)》를 소개하며 올해의 납량특집에 마침표를 찍도록 하겠습니다.  

《령이가 11호》는 2019년에 방송된 13부작의 드라마로 귀신을 볼 수 있는 장의사와 냉정한 법의학자가 협력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남자 주인공, 배우 리궈이(李國毅)가 주연한 아하이(阿海)는 어릴 때 어머니를 잃고 장의사인 아버지와 함께 살아 왔는데, 어머니가 살아 있었던 때부터 가족보다 장의사 일을 더 중요시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불만이 계속 쌓이다가 결국 집을 나가 조직에 들어가 험난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총상을 입어 사망선고를 받지만 기이한 꿈을 꾸고 다시 살아난 그는 망자의 영혼을 보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이후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가업을 물려받아 장의사 ‘령이기11호’의 사장이 되고 시체를 수습하러 간 현장에서 법의학자 셩인(盛音)을 만나게 됩니다.

                  배우 리궈이(李國毅)는 드라마 《령이가 11호》에서 귀신을 볼 수 있는 장의사 아하이를 연기했다. - 사진: LINE TV 제공  

여자 주인공, 배우 젠만수(簡嫚書)가 주연한 셩인은 대인태도와 말투가 시체보다 더 차가운 법의학자입니다. 그녀는 총명하고 실무능력이 뛰어나지만 소통, 공감 능력이 떨어지며 정서와 감정을 표현하는 법도 잘 모르기 때문에 사람과 자주 충돌합니다. 그들은 서로가 눈엣가시 같지만, 서로의 능력을 발휘해 협력하며 사건의 진정한 원인을 찾습니다.  

                     배우 젠만수(簡嫚書)는 드라마 《령이가 11호》에서 소통과 공감 능력이 떨어진 법의학자 셩인을 연기했다. - 사진: LINE TV 제공 

그들이 만나게 된 계기이자 처음으로 같이 해결하는 사건은 ‘연예인 스탭 추락사건’입니다. 원래 경찰은 이 사건을 자살로 종결하려고 하지만 셩인이 시체에 이상한 상처를 발견했고, 아하이도 망자의 영혼으로부터 망자가 자살이 아니라 타살로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합습니다. 조사하고 보니 이 젊은 여성 피해자 랴오이신(廖宜欣)은 생전에 연예인 꿈을 추구하기 위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향을 떠나 타이베이로 올라왔는데, 그녀는 한 여자 연예인의 스탭으로 일하면서 예쁜 외모로 오디션 기회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우연히 이 일을 알게 된 여자 연예인은 랴오이신을 질투해서 랴오이신의 술에 마약을 몰래 투약하고 친구 2명에게 혼미된 랴오이신을 성폭행하도록 시킵습니다. 그러던 중 랴오이신이 갑자기 쇼크를 받아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데, 그 2명 남자와 여자 연예인은 랴오이신이 죽을 줄 알고 그녀의 몸을 호텔 옥상에서 떨어뜨리며 자살로 위장하려고 합니다. 억울하게 사망하지만 생전에 마약으로 혼미돼 자신을 죽인 사람의 정체를 전혀 모르던 랴오이신은 귀신이 되어 아하이로 찾아가서 그에게 가해자를 찾아 달라고 도움을 청합니다. 이렇게 첫번째 사건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처음에는 원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장의업을 잇게 된 아하이는 여자 귀신을 도우면서 사명감을 느끼게 되므로 장의사 일을 계속 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배우 린이전(林意箴)은 드라마 《령이가 11호》에서 억울하게 살해당한 연예인 스탭 랴오이신을 연기했다. - 사진: LINE TV 제공 

‘연예인 스탭 추락사건’에 이은 두번째 사건은 ‘이씨 부부 살해사건’입니다. 살해당한 이씨 부부는 슬하에 쌍둥이 딸을 두고 있고 큰 딸은 리챠오얼(李巧兒), 작은 딸은 리닝얼(李寧兒)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큰 딸 리챠오얼과 계속 연락이 안 되며, 작은 딸 리닝얼과 여러 번 면담•접촉하면서 리닝얼은 이중인격자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녀의 두번째 인격은 바로 그의 언니 리챠오얼입니다. 리챠오얼은 아기일 때 산후우울증을 앓은 어머니에 의해 익사되었고, 리닝얼은 아버지의 요구로 인해 어릴 때부터 정신질환에 걸린 어머니 앞에서 언니인 척하며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자라면서 리닝얼은 점점 자아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심지어 이중인격장애까지 앓게 되는데 자신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드는 부모님에게 복수하기 위해 리닝얼은 칼을 들고 그들을 잔혹하게 살해하게 됩니다. 범인은 리닝얼이긴 맞지만, 당시 부모님을 죽이던 인격은 리닝얼인지, 그의 언니 리챠오얼인지 드라마에서 명확한 해답을 하지 않아서 어느 정도의 미해결 사건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순커팡(孫可芳)은 드라마 《령이가 11호》에서 쌍둥이 리챠오얼과 리닝얼을 연기했다. - 사진: LINE TV 제공 

연예인 스탭 추락사건과 이씨 부부 살해사건을 비롯한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아하이는 장의사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되며 장의사이던 아버지의 노고와 사랑도 깨닫게 되는 한편, 냉담하고 타인과 잘 지내지 못하던 셩인은 아하이와 어울리면서 점점 다정해지고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할 줄 아는 능력과 배려심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시청자는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계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죽음은 인간에게 닥치는 절대적 운명입니다. 다만, 누구도 그 죽음이 언제 찾아올지 모릅니다. 따라서 '언제 죽느냐'에 대해 신경 쓰기보다는 후회와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인생을 살기 위해 지금의 삶에 집중하고, 곁에 소중한 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한다는 것은 이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입니다. 죽음을 다루는 것 외에, 《령이가 11호》는 장의사의 일상과 장의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을 자세하게 묘사하므로 이 드라마를 보면서 장의사라는 죽음과 가장 가까운 직업과 타이완 장례식 문화에 대해서 더 깊이 알게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음력 7월 ‘귀신의 달’의 마지막 날을 맞아 귀신을 주제로 한 타이완 드라마 《령이가 11호》에 대해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엔딩곡으로 《령이가 11호》의 OST 여가수 우원팡(吳汶芳)이 부른 <언젠가는(總有一天)>를 띄어드리고 싶습니다. 이 곡의 맨 마지막 구절에는 “와본 것 자체가 영원이다”라는 내용의 가사가 있는데, 사람은 언젠가 세상을 떠나게 되지만, 사후에는 다른 형식으로 이 세상에서 살아 숨쉴 것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이 노래 <언젠가는>를 들려드리면서 연예계소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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