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세로 접어들면서 전 세계의 공연장들이 잇따라 문을 열었고, 공연도 다시 대면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해외 오프라인 공연 시장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케이팝 가수들도 속속 해외 투어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류라는 단어의 근원지이자 한류열풍의 중심지인 타이완에는 역시 최근 몇달 간 많은 케이팝 가수들이 찾아왔거나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이완 팬들도 타이완에 오랜만에 콘서트하러 온 가수들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기 위해 콘서트 응원 이벤트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수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팬들의 응원 이벤트는 오래전부터 콘서트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로 콘서트를 더욱 화려하고 따뜻하게 장식합니다. 팬들의 응원 이벤트는 뭐가 있냐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슬로건 이벤트입니다. 가수의 노랫가사나 팬들이 가수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이 문구로 적힌 슬로건은 거의 모든 가수 콘서트의 필수 응원 아이템입니다. 또 가수들로 하여금 떨어진 체력을 충전할 수 있도록 대부분의 콘서트에는 중간 휴식 시간이 있습니다. 이때 팬들이 다같이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면서 가수를 기다리는데, 이것은 떼창 이벤트 종류 중 하나입니다.
이 같은 콘서트 응원 이벤트를 가장 잘하는 국가 하면, 타이완이 절대 빠질 수 없습니다. 슬로건 이벤트와 떼창 이벤트는 물론, 타이완은 카드 섹션 이벤트로 특히 유명합니다. 또 타이완의 카드 섹션 이벤트 중에는 엘프(슈퍼주니어의 팬덤 이름)들이 준비한 ‘프로포즈 삼부작’이 가장 유명합니다. 2013년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 간 한국 남자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가 타이완에서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콘서트에서 슈퍼주니어가 ‘Marry U’라는 노래 중의 “Would you marry me?”라는 가사를 부르게 될 때 타이완 팬들이 카드 섹션으로 첫날 콘서트에서는 “오빠, 생각해 볼게요”라는 문구를, 둘째날 콘서트에는 “오빠, 내일 답해줄게요”를, 셋째날이자 마지막날 콘서트에는 “OF COURSE I DO”를 이벤트로 보여줬습니다. 이 이벤트에 감동해 슈퍼주니어는 그때로부터 타이완 팬들을 “여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여보”는 타이완 엘프의 독점 팬덤 이름이 됐습니다.
SUPER JUNIOR 동해와 은혁으로 구성된 유닛인 D&E가 2019년 6월 23일 타이완에서 연 콘서트에서 팬들이 카드 섹션으로 '영원의 사랑'이란 문구를 만들었다. - 사진: Super Junior 이동해 트위터 페이지 캡쳐
팬데믹 둔화에 따른 해외 오프라인 콘서트의 재개로 좋아하는 가수를 오랜만에 다시 볼 수 있게 된 타이완 케이팝팬들이 그동안 쌓여왔던 가수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더욱 열심히 응원 이벤트를 준비했거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월 26일 한국 5인 여자그룹인 ITZY(있지)가 타이완 타오위안 국립체육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콘서트를 거행했는데, 이 콘서트에서는 역시 다양한 응원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벤트가 있었는지에 대해서 오늘 연예계소식 시간에는 이번 ITZY 콘서트 응원 이벤트의 담당조직인 ‘타이완 믿지 유니온(Taiwan MIDZY union臺灣聯合應援團隊, *믿지: 있지의 팬덤 이름)’의 총괄책임자 취안취안(圈圈, 가명)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타이완 믿지 유니온은 총 16명으로 구성되고 기획팀, 미술팀, 번역팀, 지원팀 등 4가지 팀으로 나뉩니다. 그들이 이번 ITZY 타이완 콘서트를 위해 준비한 응원 이벤트는 슬로건 이벤트, 응원봉 이벤트, 편지 이벤트, 그리고 떼창 이벤트 등 4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슬로건 이벤트의 응원 내용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슬로건에 적힌 문구는 “ITZY! 있잖아 나 난 너를 보며 버텨”인데 이 문구는 ITZY의 ‘DOMINO’라는 노래의 가사를 따서 만든 것입니다. 왜 슬로건 문구로 이 가사를 택했는지 취안취안의 대답을 함께 듣겠습니다… 취안취안의 대답을 번역해서 공유하자면, “팬들이 모두 ITZY를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피곤하고, 지루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고 믿는데요. ITZY로부터 하루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팬들의 감사를 ITZY에게 전하고 싶어서 슬로건 문구로 ‘DOMINO’의 “있잖아 나, 난 너를 보며 버텨”라는 가사를 선택했다”고 취안취안은 밝혔습니다.
슬로건 이벤트 뿐만 아니라, 타이완 믿지 유니온은 이번 ITZY 타이완 콘서트를 위한 응원 이벤트로 응원봉 이벤트도 준비했습니다. 찐팬이라면 꼭 가져야 하는 덕질 필수템인 응원봉은 콘서트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콘서트 필수템이기도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응원봉은 여러 색을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블루투스와 중앙 제어 기능이 있어 주최측이 원하는 색깔로 실시간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이나 자금적인 곤란이 있어서 그런지 이번 ITZY 콘서트에서는 주최측이 중앙 제어 기능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었습니다. 따라서 타이완 믿지 유니온은 팬들이 스스로 응원봉 색깔을 바꾸며 무대효과를 주자는 응원봉 이벤트를 기획했습니다. 그들이 기획한 응원봉 이벤트의 내용은 어떻게 되는지 취안취안의 설명을 함께 듣겠습니다.
취안취안에 따르면, ITZY는 공식 응원색이 없습니다. 그래서 “응원이 없어도 괜찮아. 모든 색깔은 우리가 당신들을 응원하는 색깔이다”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ITZY 멤버들이 솔로무대를 할 때 팬들이 응원봉을 무지개 모드로 하고, 그리고 모든 색의 빛이 모이면 하얀색이 되기 때문에 단체무대에서는 5명 멤버들을 동시에 응원하는 마음으로 응원봉 색을 하얀색으로 조정하는 식으로 응원봉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취안취안은 말했습니다.
또, 응원 이벤트 외에, 타이완 믿지 유니온은 편지 이벤트와 떼창 이벤트도 준비했습니다. 이 두 이벤트의 진행 방식에 대해서 취안취안의 설명을 먼저 듣고 나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편지 이벤트와 떼창 이벤트는 하나의 이벤트로 병합해서 동영상 이벤트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 동영상은 ‘버티기’라는 주제로 하며, 2019년 ITZY가 처음으로 타이완에서 콘서트를 열었던 화면과 그때 ITZY가 타이완 핑시(平溪)에 놀러 갔던 화면 등 영상 소재를 활용해 제작한 것입니다. 영상 종료 화면은 여러 글자가 쓰여져 있는 큰 하트인데, 이 글자들은 타이완 믿지 유니온이 ‘버티기’를 주제로 모집한 팬들의 ITZY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이것은 편지 이벤트입니다. 또 영상의 배경음악은 DOMINO 인데, 영상 앞부분에는 원창자 ITZY 버전이 나오고, 뒷부분에는 팬들이 부른 버전이 나옵니다. 팬 버전은 타이완 믿지 유니온이 팬들이 보내온 음성파일을 종첩시켜서 만든 것인데, 이것은 타이완 믿지 유니온이 준비한 떼창 이벤트입니다.
삼, 사개월 간의 노력 끝에 타이완 믿지 유니온은 이번 ITZY 타이완 콘서트 응원 이벤트를 잘 마무리하였는데, 타이완 믿지 유니온의 총괄책임자로서 특히 고생 많았던 것 같은 취안취안은 이번 콘서트 응원 활동을 통해 자신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감동받은 ITZY의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취안취안은 그들이 만든 동영상은 당일 콘서트에서 스크린에 상영되고 ITZY가 직접 봤는데 ITZY는 영상을 보고 “엉~”라는 소리를 내면서 되게 감동스러운 표정을 보여줬으며, 뿐만 아니라 영상에서 팬들이 부른 DOMINO를 듣고 정말 잘 불렀다는 칭찬까지 해주었다고 밝히면서,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응원 이벤트를 계속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취안취안의 소감을 듣고 역시 아이돌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대단하다고 새삼 느꼈습니다.
하나의 콘서트는 가수들의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팬들의 호응과 응원도 있어야 제맛이고, 이에 따라 팬들이 준비한 응원 이벤트는 콘서트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타이완은 팬들이 콘서트 응원 이벤트 준비에 특히 애를 많이 쓰는 국가로 유명해서 오늘은 지난 26일 ITZY 타이완 콘서트 응원을 담당한 믿지 유니온의 총괄책임자 취안취안과의 인터뷰 내용 공유를 통해서 타이완의 콘서트 응원 문화에 대해서 조금 소개해드렸습니다. 재밌게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