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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타이완 차(茶) 산업을 다룬 드라마 - 《골드 리프》

  • 2023.01.05
연예계 소식
1950년대 타이완 차 산업을 다룬 드라마 《골드 리프(茶金, Gold Leaf)》- 사진: '茶金 Gold Leaf 公視戲劇'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타이완은 아열대 국가로 비교적 고온다습해서 차를 생산·재배하기에 적절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타이완인들이 즐겨 마시는 대표적인 음료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차는 타이완의 근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타이완의 차 산업 역사는 17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당시 동인도회사는 타이완을 무역항으로 사용하며 중국 푸젠과 샤먼에서 차를 수입하고 나서 인도, 자카르타 등지로 재수출했습니다. 청나라 통치 시기에는 타이완은 스스로 차를 생산•재배하기 시작했고, 1858년의 톈진 조약(天津條約)으로 타이난의 안핑 항(安平港)과 지룽 항(基隆港) 등 항구들이 외국에 개항하게 되면서 차는 장뇌와 설탕과 함께 타이완의 3대 대표 특산품으로 해외로 수출하게 됐습니다. 이후 일본 식민지 시절에 들어서면서 차 생산은 수공에서 기계로 변화하며 타이완의 차 가공 및 제조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차 재배 기술이 더욱 진보하고 다양한 새로운 차 품종이 개발되면서 타이완은 독특하고 풍부한 자국의 차 문화를 형성하게 되고 지금까지 발전해 왔습니다.

차는 타이완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 만큼 타이완 드라마 및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타이완 차 산업 역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까지 나오게 됐습니다. 이 드라마는 《골드 리프(茶金, Gold Leaf)》라고 불립니다. 《골드 리프》는 12부작으로 만들어진 하카(객가)어 드라마입니다. 타이완인들로 하여금 자국 드라마에 대한 자부심을 다시 갖게 해준 2019년의 《우리와 악의 거리(我們與惡的距離)》의 감독 린쥔양(林君陽)과 대중의 안전을 지켜주는 소방관의 공헌과 희생을 보여주는 드라마 《불신의 눈물(火神的眼淚)》의 프로듀서인 탕셩롱(湯昇榮)이 손잡고 만든 드라마라고 해서 방송 전부터 이미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모았는데, 그 기대에 저버리지 않게 《골드 리프》는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걸출한 연기, 아름다운 화면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인정받았고, 타이완에서 최고 권위를 갖고 있는 방송시상식인 제57회 금종장(金鐘獎)에서 무려 1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금종장 역사상 최다 후보 지명 기록을 세웠습니다.

《골드 리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50년대를 배경으로 당시 타이완 최대 차 수출 업자의 외동딸 장이신(張薏心)이 원치 않는 결혼울 거부하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아버지 지상(吉桑)의 차 사업을 인수하여 슬기로운 지혜와 담대한 용기로 남성 중심의 경쟁사회에서 ‘기적’을 창출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1950년대에 타이완에서는 차는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이자 중요한 외화 수입원이며 또한 국제 원수들에게 선물하는 외교선물로 자주 사용되었던 물품입니다. 당시 찻잎 시장을 장악한 사람들이 다 부자 반열에 오르게 됐고, 또 그 시대에는 찻잎은 황금보다 더 가치 있다고 해서 사람들은 그 시대에 ‘골드 리프 시대’, 중국어로 ‘차금 시대(茶金時代)’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차금 시대’에 타이완 차의 생산량은 전 세계 차 생산량의 1%에 불과했는데, 《골드 리프》의 작가 쉬옌핑(徐彥萍)이 말한 듯히 “타이완 차는 1%의 량으로 전 세계 99%의 차와 경쟁하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청정환경의 무농약, 무기농 재배차인 동방미인차(東方美人茶)는 다른 첨가물이 없는 찻잎 자체의 순수한 꿀향과 꿀맛으로 해외 국가에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드라마의 공간적 배경은 타이완의 하카 문화의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는 신주현(新竹縣) 서남부에 위치한 베이푸(北埔)향이고, 드라마 여주인공 장이신의 아버지 지상은 베이푸향의 유명 차 상인(商人) ‘쟝아신(姜阿新)’을 원형으로 만든 역할입니다. 이 드라마는 베이푸 차 산업의 융성과 쇠퇴, 그리고 쟝아신의 창업부터 경제불황으로 파산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차금 시절(茶金歲月)》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차금 시절》을 쓴 작가인 랴오윈판(廖運潘)은 쟝아신의 사위이며, 타이완 최고의 대학교인 국립타이완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입니다. 그는 타이완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장인의 차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원래 직장을 그만두고 차 재배·제조에 투신하게 됐으며, 1996년부터 쟝씨 가족의 차 사업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골드 리프》는 1950년대 타이완 차 산업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묘사한 것으로 호평을 받은 것 외에도, 작품 속 시대 배경을 반영한 등장인물들의 특색 있는 의상과 소품은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며 타이완 시대극의 미학을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의상부터 드라마 포스터, 홍보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화양절충(和洋折衷)’이란 스타일로 표현됐습니다. ‘화양절충’이란 일본풍과 서양풍의 양식을 함께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일본 식민 지배 하에서 형성된 일본식 미학과 국민당 집권 시기 타이완으로 도입된 미국 문화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같이 공존하는 양식이 1950년대 타이완에서 크게 유행하였습니다. 《골드 리프》는 1950년대 ‘화양절충’의 풍속과 분위기를 정교하고 섬세하게 재현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골드 리프》에는 하카어 외에도, 중국어, 민남어, 영어, 상하이어, 일본어 등 언어가 섞어서 나오는데 다양한 민족의 언어를 들으면서 다양한 민족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 있고, 타이완은 여러 문화가 서로 어우러져 있는 특징도 보이게 됩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서 타이완의 풍부하고 다채로운 하카 문화의 면모를 알게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950년대 타이완 차가 국내외에서 성행하며 경제적인 기적을 창출했던 역사도, 어떠한 어려움을 겪어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살길을 찾아가는 타이완인들의 놀라운 끈기도 엿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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