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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 독신 여성의 '성장' 이야기... 드라마 《속녀양성기》

  • 2022.11.03
연예계 소식
39세 독신 여성 천자링(陳嘉玲)이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속녀양성기(俗女養成記)》- 사진: Netflix

지난주에 이어 오늘 연예계소식 시간에서도 올해 제57회 금종장(金鐘獎) 드라마 부문 시상식의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자 셰잉쉬안(謝盈萱)의 출연 작품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하는데 제가 고른 작품은 지난주 예고했었던 셰잉쉬안의 대표작 중의 대표작인 《속녀양성기(俗女養成記)》입니다.

《속녀양성기》는 작가 쟝어(江鵝)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코미디 드라마로 셰잉쉬안이 연기한 여주인공, 39세 독신 여성 천자링(陳嘉玲)이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2019년 8월부터 방영이 시작되고 현재 시즌2까지 완결되었습니다. 드라마 제목 중의 ‘속녀’란 범속한 여자를 뜻하며, 극중에서 '교양과 예의와 품격을 갖춘 현숙한 여자'를 의마하는 ‘숙녀(淑女)’와 자주 비교됩니다.

시즌1은 직장을 잃고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와도 헤어진 천자링이 고향 타아난(台南)으로 돌아가서 또 다른 행복을 찾게 되는 내용이며, 시즌2는 다시 타이난에 정착하게 된 천자링이 연인이 된 소꿉친구와 사랑하면서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는 과정에서 마침내 자신에게 솔직해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드라마는 현재의 천자링과 어린 시절의 천자링의 이야기가 교차로 나오면서 천자링의 성장배경과 타이완 사회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천자링은 1970년대에 태어납니다. 당시 사회에서는 '10대 건설(十大建設)' 정책의 시행에 따라 생활 인프라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국민들의 삶의 질이 점점 개선되는데, 이런 시대배경에 사는 천자링은 ‘세상이 좋아지’면서 자신의 삶도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품으며 자라게 됩니다. 도시를 동경하는 천자링은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떠나 타이베이에 올라와 가정이 행복하고 사업도 성공하는 ‘숙녀’가 되기 위해 20년 동안 열심히 분투했으나 결국 실패하여 슬픔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하면서 천자링은 “행복은 단일한 모습이 아니라’고 깨닫게 되고 ‘속녀’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됩니다. 이렇게 《속녀양성기》는 실은 천자링의 자아찾기 내용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천자링은 ‘속녀’라고 하긴 하지만 그렇게 범속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시즌2에서는 천자링은 아이를 낳을 때 남편이 아닌 자신에게 생명을 준 어머니에게 자신 옆에 있어 달라고 하고 어머니에게 위로와 힘을 얻습니다. 또 프로포즈는 보통 남자가 하지만 극중에서는 그녀의 남자친구가 아닌 천자링이 남자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야구공이 들어간 반지 박스를 들면서 프로프즈를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코미디이기 때문에 웃음도 많이 선사하고 가족드라마의 측면에서는 또 감동과 힐링을 선사하는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어른이 된 천자링, 어린 시절의 천자링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천자링 가족들의 이야기도 더 하나의 드라마로 만들어질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합니다.

결혼 후 남편 성을 따라 ‘천(陳)부인’, ‘천어머님’이 되고 이름도 자아도 잃어버러게 되는 할머니, 가족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면서도 한없이 사랑을 나눠주는 어머니, 남의 이상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평생 결혼하지 않는 고모, 재벌가 집안 며느리로 겉으로 보기에는 남부러울 것이 없는 삶을 살고 있어 보이지만 실은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사촌언니… 3대에 걸친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시청자들이 옛 시대 여성과 현대 여성의 삶 모두 엿볼 수 있습니다.

비록 《속녀양성기》는 여성 캐릭터의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세대별 남성 캐릭터의 삶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아내가 다 알아서 척척 해주니까 아무것도 걱장할 필요없는 할아버지, 부모를 공경하고 아내를 존중하며 아이를 사랑하는 아버지, 남자를 좋아하는 남동생, 과거 이혼 경험이 있는 남자친구… 천자링과 그녀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 자신이나 주변 사람의 이야기 같다고 한번 쯤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속녀양성기》의 줄거리는 매우 현실적이고 쉽게 마음에 와닿는 것입니다.

드라마 속에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가 있는 만큼 현실 사회에도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는데, 하지만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어떤 삶을 살든 꼭 자기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는 《속녀양성기》가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시즌1 최종화에서 천자링은 이런 말을 합니다. “친애하는 천자링, 언제부터 그걸 잊어벼렸어요? 인생은 아주 길고, 길어서 넘어져도 꿈꿔봐도 괜찮다는 걸. 또 언제부터 그걸 잊어버렸어요? 인생은 매우 짧고, 너무 짧아서 스스로에게 강요할 시간도 스스로를 미워할 시간도 없다는 걸”라는 말인데 “지금의 나는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어도 여기저기 부딪히며 열심히 살아왔잖아요. 그러니까 자신을 미워하지 말고 사랑합시다”라는 의미를 담은 말로 제가 이렇게 해석합니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스토리로 《속녀양성기》는 거의 ‘국민드라마’일 정도로 대중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시즌1은 금종장 미니드라마상과 여우조연상, 편집상 등 3관왕을 차지했고, 시즌2는 각본상과 촬영상, 주제가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는데 그중 주제가상은 올해 신설된 부문입니다. 금종장 주제가상 첫 수상작의 영광을 안은 노래는 《蚵仔麵線》이란 곡인데 蚵仔麵線은 굴국수를 뜻하며 타이완의 아주 전통적인 먹거리입니다. 타이완적인 색채가 강한 《속녀양성기》와 찰떡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노래 蚵仔麵線을 마무리곡으로 띄어드리면서 연예계소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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