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면서 웃다 울었어...", 건설노동자의 애환을 묘사하는 드라마 <일하는 사람>

  • 2022.08.11
연예계 소식
부자의 꿈을 안은 3명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묘사하는 드라마《일하는 사람(做工的人) 》 - 사진: '일하는 사람'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최근 몇 년 간 타이완에서 특정 직업의 전문적인 세계를 묘사한 장르의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마취과 의사를 소재로 한 ‘마취폭풍(麻醉風暴)’, 소방대원의 삶을 주제로 다룬 ‘화신의 눈물(火神的眼淚)’, 타이완 언론의 생태를 반영하는 ‘거울의 숲(鏡子森林)’, 장의사 일을 통해 사랑과 죽음의 의미를 다룬 ‘출국사무소(出境事務所)’ 등 특정 직업 드라마들은 모두 흥행 성공을 거두고, 타이완 드라마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2020년 타이완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국산 드라마 하면 무조건 이 드라마가 떠오를 정도로 대중으로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특정 직업 드라마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건설근로자들의 삶과 애환을 묘사하는 《일하는 사람(做工的人) 》이란 드라마입니다. 

《일하는 사람》은 부자 꿈을 꾸는 철공 아치(阿祈, 우)와 거푸집 가공자 아창(阿昌, 중), 그리고 굴삭기 기사 아취안(阿全, 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 사진: 다무 엔터테인먼트(大慕影藝) 제공

《일하는 사람》은 실제 대형 공사 현장에서 촬영된 최초의 타이완 드라마로, 공사감독이자 작가 린리칭(林立青, 필명)의 동명산문집을 각색해서 만든 것입니다. 린리칭은 10여 년 간 공사감독으로서 건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27편의 산문이 들어간 ‘일하는 사람’이란 제목의 산문집을 작성했습니다. 이 산문집은 2017년에 출판됐으며, 신선한 소재와 현실적인 내용으로 출판된 지 1년 6개 월 만에 5만 부가 팔리는 매출량을 기록했습니다.《일하는 사람》은 2019년 방송부터 종영 이후에도 꾸준히 많은 시청자들의 인생 드라마로 회자되고 있는 사회 고발 드라마 《우리와 악의 거리(我們與惡的距離)》의 제작사인 다무 엔터테인먼트(大慕影藝)의 두 번째 작품이며, 2020년 5월 10일 첫 방송됐습니다. 드라마는 첫회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마이비디오(myVideo)’ 에서 1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2020년 상반기 드라마 순위 1위에 오른 것 외에도, 타이완 가장 권위있는 방송시상식인 금종장(金鐘獎) 시상식에서 최우수 미니 시리즈상을 필두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실과 노고를 조명하는 작품이지만, 《일하는 사람》은 인물들 간의 재미있는 대화와 교류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 형식입니다. 드라마는 부자 꿈을 꾸는 철공 아치(阿祈)와 거푸집 가공자 아창(阿昌), 그리고 굴삭기 기사 아취안(阿全)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왜 부자가 되고 싶은 모습에 대한 묘사에 중점을 둔 원인은 감독 정팡팡(鄭芳芳)이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정팡팡은 사회의 ‘작은 인물’들이 대부분 크고 높은 꿈을 꾸지는 않고 돈 벌고 자기와 가족들의 배 채우기에만 바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는 건설노동자 뿐만 아니라, 공사 현장 주변의 편의점의 직원, 빈랑(檳榔)을 파는 여자, 그리고 성매매 여성 등 ‘작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언급했습니다.  

사진: 다무 엔터테인먼트(大慕影藝) 제공

3명 주인공 가운데 철공 아치는 드라마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성격은 매우 낙천적이고 순진하며 하루 종일 부자 생각만 합니다. 이 역할을 맡은 말레이시아 배우 리밍순(李銘順)은 진짜 타이완 건설근로자처럼 타이완어로 순조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몇 달 간의 타이완어 공부 및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철공으로 용접일을 함으로써 용접 불빛에 장시간 노출되어 눈에 화상을 입고 붉은 색이 된 눈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촬영에서 특수 콘택트 렌즈를 끼고 다녀야 하기도 했습니다.

 

철공 아치(阿祈) 역을 맡은 말레이시아 배우 리밍순(李銘順) 사진: 다무 엔터테인먼트(大慕影藝) 제공

또 3인 중의 막내, 활발하고 충동적이고 너무 가난해서 트럭을 집으로 삼는 굴삭기 기사 아취안 역을 연기한 배우는 제가 예전 연예계소식 시간에서 소개해봤던 쉬에스링(薛仕凌)입니다. 그는 배우가 되기 전에 ‘MC 40’이란 예명으로 힙합 그룹 ‘다주이바(大嘴巴 Da Mouth, 뜻:큰 입)에서 래퍼를 담당하며 활동을 했습니다. 2016년 그룹이 해체된 후, 배우의 길로 전향하고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쌓다가 2020년에는 제56회 금종장 시상식에서 《일하는 사람》의 아취안 역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막장드라마 《생생세세(生生世世)》의 게이 화가 위수(玉樹) 역으로 남우주연상의 영예까지 안으며 연기 인생의 첫 번째 정점을 찍었습니다. 

굴삭기 기사 아취안(阿全) 역을 연기한 배우 쉬에스링(薛仕凌) - 사진: 다무 엔터테인먼트(大慕影藝) 제공

실제로 건설 현정에서 일하는 작가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서 《일하는 사람》을 보면서 타이완 건설노동자들의 진정한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쨍쨍한 햇볕 아래 판지로 햇빛을 기리고, 편의점 바닥을 더럽히지 않도록 들어가기 전 먼저 신발을 벗고 문 앞에 두고, 돈을 벌고 싶어서 몸이 아무리 아파도 쉬지도 않고 병원에도 가지 않는 등 장면은 건설업 고위험 작업근로자들의 신산과 어려운 삶 속에도 늘 웃을 수 있는 낙관적 인생관과 강인한 의지를 반영합니다.  

또, 드라마에는 마스코트 같은 게 있습니다. 바로 ‘거거(哥哥, 뜻:오빠)라고 불리는 애기 악어입니다. 굴삭기 기사 아취안이 굴삭 작업 시 이 애기 악어를 발견했으며, 그의 가죽으로 가방을 만들고 팔고 싶어서 3명 주인공은 이 애기 악어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이 악어가 등장하자 큰 화제가 되고, 심지어 악어까지 연기가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감독 정팡팡은 스토리에 악어를 넣기로 한 것은 건설 현장에서 악어를 발견했다는 뉴스가 매우 흥미롭고, 또 악어는 지구에서 치악력(무는 힘)이 가장 강한 동물이라고 해서 어떤 어려움을 겪어도 희망과 꿈을 꽉 물고 놓지 않겠다는 주인공들의 끈기 있는 성격을 비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다무 엔터테인먼트(大慕影藝) 제공

《일하는 사람》에 대한 평론글에서 “보면서 웃고 울었다”라는 문장이 많이 나왔는데 이는 드라마는 건설노동자를 비롯한 작은 인물들이 현실에 부딪히면서 느낀 무력감이나 절망감에 대한 묘사가 너무 현실적이어 보면 볼수록 가슴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중에 커서 그 일을 하지 마라”라고 자녀에게 말하는 부모가 사실은 타이완에서 적지 않은데 하지만 먹고살기 위한 그 모든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드라마 《일하는 사람》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노동자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 그들의 가치를 이해하고 인정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다무 엔터테인먼트(大慕影藝) 제공

 

 

프로그램 진행자

관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