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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타이완 가장 위대한 영화인’ - 허우샤오시엔

  • 2022.06.16
연예계 소식
타이완 유명 감독 허우샤오시엔(侯孝賢)이 2020년 제57회 금마장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 사진: 금마장 집행위원회 제공

타이완을 대표하는 감독 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사람 중 하나는 허우샤오시엔(侯孝賢)입니다. ‘타이완 가장 위대한 영화인’으로 평가받은 허우샤오시엔은 칸 영화제 등 수많은 수상경력으로 타이완 내외에서 그 실력을 입증받았으며, 그 특유의 동양적 영화미학은 한국 이창동,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중국 쟈장커(賈樟柯) 등 국내외 동시대와 후배 감독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작품 중 히트작이 너무 많아 모두 소개하지 못하지만 비교적 큰 의미를 가진 작품을 골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허우샤오시엔은 1947년 중국 본토 광둥성 메이현(梅縣)의 하카계 가정에서 태어나 이듬해 타이완 가오슝 펑산(鳳山)으로 이주했습니다. 1972년 국립예술전문학교(현 국립타이완예술대학교) 영화연극학과를 졸업한 후 ‘타이완 영화의 대부’라고 불렸던 리싱(李行) 감독 밑에서 영화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7년 동안 스크립터(scripter), 시나리오 작가, 조감독 등으로 일하면서 현장 경험을 쌓다 1980년 직접 각본을 쓴 <귀여운 여인(就是溜溜的她)>으로 감독 데뷔했습니다. 처음에는 수익을 목적으로 한 상업 영화를 주로 만들었으나 1982년부터 동세대 영화인들과 함께 타이완 영화의 뉴웨이브 운동을 이끌면서 영화 스타일이 사회현실을 지적하고, 역사문화에 대해 반성을 표현하는 사실주의 스타일로 변화했습니다. 그중 1983년에 개봉한 영화 <아들의 인형(兒子的大玩偶, (한국인에게는 ‘샌드위치 맨’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고 함.)>은 타이완 뉴웨이브의 첫 물결을 가져온 작품으로 타이완 뉴웨이브 영화 발전에 중대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들의 인형>은 ‘아들의 인형’, ‘사과의 맛(蘋果的滋味)’. ‘샤오치의 모자(小琪的那頂帽子)’등 3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타이완 향토문학 대가로 여겨진 황춘밍(黃春明) 작가의 동명 소설을 각색해서 만든 것입니다. 3개 단편의 감독이 모두 다른데, 허우샤오시엔이 연출을 맡은 것은 <아들의 인형>입니다. 주인공 쿤수(坤樹)는 아내와 갓 태어난 아이를 위해 매일매일 피에로 분장을 하고 영화 소식이 쓰여진 판자를 몸 앞뒤에 둘러메고 길거리에서 극장 홍보를 합니다. 나중에 극장의 홍보 방식이 바뀌어서 쿤수는 더 이상 피에로로 분장할 필요가 없지만 아이가 화장을 하지 않는 쿤수를 알아보지 못해서 쿤수는 화장품을 다시 꺼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1960년대 경제적 구조 변화에 직면하게 된 타이완 저소득계층 사람의 여러운 삶을 드러내면서도 ‘작은 인물’들의 근면하고 성실한 태도와 끈기 있는 성격을 반영하며 시대에 상관없이 누구나 봐도 감동받을 수 있는 영화입니다.

허우샤오시엔을 국제적 명성을 얻게 해준 작품은 ‘비정(悲情) 3부작’입니다. 비정 3부작은 <비정성시(悲情城市)>, <희몽인생(戲夢人生)>, <호남호녀(好男好女)> 등 3편 영화로 이루어집니다. 제1부 <비정성시>는 228사건을 다룬 것으로 1989년에 개봉했습니다. 228사건은 1947년 불법담배매매 검거사태를 발단으로 폭발한 반정부 봉기와, 이에 대응해 국민정부에서 비무장 반정부 시민들을 학살한 사건으로, 아직 완전히 민주화되지 않은 당시의 타이완 사회에서 꺼내서는 안 되는 금기 화제였습니다. 이로 인해 <비정성시>는 개봉되기 전부터 크게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 영화는 ‘중화권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제26회 타이완 영화대상 금마장(金馬獎) 감독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타이완 뉴웨이브 영화’를 전 세계적으로 알렸습니다. 이는 이 영화가 정부에 금지품으로 지정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라고 믿어집니다. <비정성시> 이전의 작품들은 모두 허우샤오시엔이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소재로 만든 것인데 ‘비정성시’는 그가 처음으로 ‘나’가 아닌 ‘타이완 역사’를 중심으로 제작한 영화로 허우샤오시엔 영화 세계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2부 <희몽인생>은 타이완 포대희(布袋戲) 거장 리티엔루(李天祿)를 소재로 한 영화이며 제4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일제시기에 포대희를 포함한 전통희곡이 금지되어서 포대희 배우들이 생계를 유지위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형에 일본군복을 입히고 일본어만으로 공연하게 된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제3부 <호남호녀>는 타이완 백색테러 피해자 중하오둥(鍾浩東)과 그의 아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타이완 하카 작가 란보저우(藍博洲)의 소설 <황마창의 노래(幌馬車之歌)>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며 제32회 금마장 감독상, 각색상, 녹음상 등 3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비정 3부작' 이후에도 허우샤오시엔은 지속적으로 좋은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2015년에 개봉한 무협영화 <자객 섭은낭(刺客聶隱娘)>으로 또 한번 커리어 하이를 찍었습니다. <자객 섭은낭>은 중국 당나라 시대의 작가 배형(裴鉶)이 쓴 고전 소설집 <배형전기>(裴鉶傳奇)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을 원작으로 하며, 어린 시절부터 암살자로 훈련받은 섭은낭은 스승으로부터 위박 지역의 절도사이자 과거의 정혼자였던 전계안(田季安)을 죽이라는 명을 받고 명령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허우샤오시엔은 이 영화로 제52회 금마장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등 5관왕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제68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여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타이완인으로서는 양더창(楊德昌) 감독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비록 최근 몇 년 간 제작한 영화의 수량이 크제 줄어들면서 허우샤오시엔은 예전과 같은 수준의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국내 영화 인재를 육성하는 데 힘을 기울이면서 여전히 타이완 영화계 발전에 큰 이바지를 했기 때문에 제57회 금마장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그리고 수상 소감에서 “저는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를 찍습니다. 이것은 바로 저의 신념입니다.’라고 말했는데 이렇게 영화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허우샤오시엔은 계속해서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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