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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혼자 있어서 외로운 게 아니라 혼자 있지 못해서 외로운 것이다...<혼자라면>

  • 2022.05.12
연예계 소식
2021년 타이완어로 제작된 타이완 드라마 공식 포스터 - 사진: '若是一個人'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오늘은 2021년 타이완어(민남어)로 제작된 타이완 드라마 <혼자라면(若是一個人, I, Myself)>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타이완에서 크게 2가지 언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륙에서 타이완으로 철수한 국민당 정부가 사용하도록 강요한 북경어를 기초로 한 ‘국어’와 기존 타이완 한족들이 주로 사용했던 ‘타이완어’입니다. 그러나 당시 국민당이 펼친 강력한 국어 보급 정책으로 인해 타이완어를 비롯한 방언과 소수언어가 억압되고 심지어 소멸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2020년 중화민국 교육부가 발표한 '타이완 본토언어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986년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타이완인 가운데 타이완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22.3%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비록 현재 타이완어를 쓰는 사람이 예전보다 훨씬 많이 적어졌으나 타이완어 드라마를 즐겨보는 젊은이들이 생각보가 많습니다.

타이완에는 ‘八點檔(바디엔당)’이라고 불리는 드라마 장르가 있습니다. 직역하자면 ‘8시 드라마’로 타이완어로 된 막장 드라마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한국의 '아내의 유혹'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극 중에 아무런 복선도 없는 상황에서 '알고 보니 불치병'이라든가, 주인공이 교통사고로 기억을 싱실하든가, 심지어 ‘화루쉐이(花露水)’라는 타이완 전통 향수를 맡고 갑자기 회춘하든가와 같은 비현실적이고 개연성이 떨어진 소재와 설정이 많습니다. 또 타이완 바디엔당의 큰 특색 중 하나는 바로 요즘 가장 핫한 이슈를 바탕으로 스토리나 대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최근 몇 년 간 ‘귀멸의 칼날’이란 일본 애니메이션은 타이완에서 굉장히 유명한데 타이완 바디엔당 <다정한 도시(多情城市)>의 작가도 이 트렌드에 뒤떨어지지 않고‘귀멸의 칼날’의 주인공 ‘카마도 탄지로’의 기술을 대사에 집어넣었습니다. 또 2016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 <부산행>이‘좀비’ 열풍을 일으킨 당시 방송 중이었던 바디엔당 <인생의 맛(甘味人生)>에서는 등장인물이 좀비로 변하여 사람을 무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이 외에, 이슈가 된 정치인물의 말을 드립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극 중에서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한 전개가 종종 펼쳐지지만 너무 웃겨 보면은 스트레이스가 풀려서 어르신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의 마음도 사로잡아 트렌드 드라마보다 훨씬 높은 토론도와 시청률을 창출했습니다. 하지만 바디엔당 때문에 ‘타이완어 드라마=촌스럽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3년 간 이런 인식을 타파한 타이완어 드라마가 속속 등장했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려고 하는 <혼자라면>은 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드라마는 타이완 방송 시상식 제56회 금종장(金鐘獎)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혼자라면>은 약 6년 전부터 인터넷에서 열렬한 토론을 불러일으킨 ‘국제 고독 등급표(國際孤獨等級表)’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것입니다. ‘국제 고독 등급표’에서 사람의 외로움 정도는 1급부터 10급까지 10단계로 분류돼 있습니다. 외로움 정도 크기에 따라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혼자 슈퍼마켓 가기’, ‘혼자 식당에서 식사하기’, ‘혼자 카페 가기’, ‘혼자 극장에서 영화 보기’, ‘혼자 훠궈 먹기’, ‘혼자 노래방 가기’, ‘혼자 바다를 보러 가기’, ‘혼자 놀이동산 가기, 마지막은 ‘혼자 수술을 받으러 가기’등 10등급으로 나뉩니다. <혼자라면>은 이를 바탕으로 10부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각 편마다“당신이 혼자서 000를/을 해도 괜찮아요?”라는 질문을 던지는데요. 예를 들면 제1화는 “당신이 혼자서 마라궈(麻辣鍋)를 먹어도 괜찮아요?”이고, 제2화는 “당신이 혼자서 전 애인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가도 괜찮아요?”이고, 제3화는 “당신이 혼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도 괜찮아요?”입니다.

<혼자라면>에서 여주인공 팡쟈잉(方佳瑩)은 3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다시 혼자가 됩니다. 그녀는 항상 혼자서도 좋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매우 외롭습니다. 출장 겸 힐링 여행을 갔다가 '사람은 다 외롭다'고 확고히 믿는 남자 주인공 딩즈밍(丁志明)을 만나게 됩니다. 딩즈밍은 아버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며 그의 어머니는 그가 10살 때 재혼하기로 하고, 이후 딩즈밍은 삼촌 집에서 자라게 됩니다.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하는 팡쟈잉과 “사랑은 끝이 있다”고 생각해서 혼자인 걸 택하는 딩즈밍…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서로 이해해가면서 외로움에 대한 생각을 재정의하고 재구성합니다.

남녀 주인공을 비롯한 주역을 맡은 연기자들이 대부분 신세대 배우들이지만 경력이 많은 배우도 여러 명 있습니다. 극 중에서 신세대 배우들이 연기하면서 말투가 조금 자연스럽지 않거나 ‘국어’를 섞여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현재 타이완 젊은이들의 타이완어로 얘기할 때의 모습을 더 생생하게 재현하여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타이완어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힐링을 선사하는 대사와 스토리는 또한 <혼자라면>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이 세상 안에 너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반드시 있을 거야.” “운이 나빠서 만나지 못한다면?” “그럼 평생 휴가 중이라고 생각하면 돼”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외롭다는 건 아무것도 아니니까 외로움을 두려워 하지 마 ’라는 핵심 메시지를 따뜻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전하는 것은 <혼자라면>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레고리 파이스트(Gregory Feist) 미국 심리학자는 “외로움이 무엇인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은 매우 위험하다”며 “혼자 있지 못하면 자아성찰을 할 수 없고 완전한 릴렉스도 취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는데 혼자인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니까 혼자 있어도 불안해하지 말고, 그리고 혼자 있는 상황도 피하지 말고 고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오늘은 타이완어 드라마 <혼자라면>에 대해서 소개해 봤는데요. 즐겁게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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