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블랙홀 촬영한 ‘거대 망원경’ 제작 타이완 연구진도 힘 보탰다

  •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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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과학사 최초로 관측된 ‘실제 블랙홀’의 모습. [사진=중앙연구원 제공]

블랙홀은 그다지 검지 않다 Black Holes Ain’t So Black”.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30년 전 펴낸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과학 고전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에서 자신의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인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를 설명하면서 쓴 말입니다.

“블랙홀은 그다지 검지 않다”라고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이 검지 않다고 말은 했지만… 아인슈타인에 이은 천재적인 물리학자로 평가받은 스티븐 호킹은 사실 지난 2018년 타계할 때까지도 블랙홀을 직접 눈으로 본 적은 없습니다.

지난 2018년 타계한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사진= 뉴욕타이즈 제공]

블랙홀이란  질량에 의한 중력이 너무 커서 빛조차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천체를 의미합니다. 영국의 천문학자이자 철학자였던 존 미첼은 1784년 영국의 화학자 헨리 캐번디시에게 보낸 편지에서 “태양의 밀도와 비슷하며 크기가 작은 ‘무엇인가’가 우주에 존재한다면 그 빛은 우리에게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존 미첼은 우주에 존재하며 강한 중력을 가진 천체인 ‘블랙홀’에 대한 개념을 처음 생각해냈죠.

존 미첼에 이어 18세기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이던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가 저술한 <우주체계 해설>에는 이 미지의 블랙홀에 대한 설명이 더욱 구체적이게 담겨있는데요. 1796년 간행된 <우주체계 해설>에서 라플라스는 “밀도가 지구와 같고 지름이 태양의 250배인 별에서 나온 광선은 그 중력이 끌어당기는 힘 때문에 우리에게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우주에서 가장 크고 밝게 빛나는 이 천체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우주체계 해설>에 실린 일명 ‘라플라스 판 블랙홀’를 제기한 라플라스, 또 블랙홀을 처음 생각해낸 존 미첼 등 천문학자나 수학자들이 블랙홀을 생각해 낸건 맞지만 블랙홀은 그저 오랫동안 이론으로만 존재했습니다.

상대성이론을 탄생시킨 아인슈타인. [사진=과학저널 Nature 제공]

그 뒤 블랙홀은 거의 150년이 지나서야 과학계에서 화두로 떠오르게 됩니다. 설명하기에도 기묘한 블랙홀은 1915년 아인슈타인이 중력을 시공간의 휘어짐으로 설명하는 ‘상대성이론’을 발표하며 블랙홀의 존재를 예언합니다.  그리고 ‘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이듬해인 1916년 물리학자 칼 슈바르츠쉴트가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해를 구함으로서 블랙홀의 존재함이 이론적으로 입증됐죠. 비록 아인슈타인과 슈바르츠쉴트가 이론적으론 입증은 했지만 아직 큰 문제가 남았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 저 너머에 존재하는 블랙홀은 그 누구도 실제로 본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블랙홀의 실재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는데요.

그저 우주 저너머 검은 별이나 얼어붙은 별 등으로 이름 조차 없던 이 물체는 1960년에 들어서며 이론 물리학자 존 휠러가 최초로 ‘블랙홀’이라는 용어를 만들며 비로서 블랙홀이라 불리게 되었고, 그러다 우리 지구로부터 6100광년 떨어진 백조자리에 있는 ‘시그너스 X-1’이라는 블랙홀이 발견 됩니다…뭐 실제로 빛조차도 흡수해버리 눈에 볼 수 없는 이 ‘시그너스 X-1’의 뚜렷한 사진 조차 촬영할 수 없었지만…적어도 ‘시그너스 X-1’이 방출하는 X선을 관측하게되면서  ‘아~정말 블랙홀이란게 존재하긴 했구나’하고 알게되었죠.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백조자리 부근의 블랙홀 ‘시그너스 X-1’을 두고서 ‘블랙홀이다’, ‘아니다’ 내기를 했던 천재들도 있습니다. 바로 스티븐 호킹 킵 손인데요, 이 두사람의 내기는 결국 ‘시그너스 X-1’이 블랙홀이라 관측하게 되면서, ‘블랙홀이 아니다’에 걸었던 호킹은 1990년 킵 손에게 패배를 인정합니다.

과학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그동안 블랙홀을 직접 본 과학자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블랙홀이 빛조차 흡수해 버려 직접 그 형태를 관측할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영상이나 논문에서 봤던 블랙홀의 이미지는 모두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블랙홀이었죠.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묘사된 블랙홀의 모습. [사진= 영화 인터스텔라 캡쳐]

무수한 이론과 간접 증거로만 존재했던 블랙홀, 특히 2014년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 속에서 묘사된 블랙홀은 제가 상상하던 모습 그대로 였습니다. 또한 <인터스텔라> 속 블랙홀은 호킹 박사와 내기에서 이긴 저명한 천체물리학자인 킵 손 교수가 만든 수식을 바탕으로 재현해낸 영상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었는데요.

영화 <인터스텔라>의 배급사 워너 브라더즈가 배포한 영화 속 블랙홀 가르강튀아의 설정자료. [사진= Warner Bros. 제공]

우주 저너머 빛나는 은하수 어딘가에 존재할…우리 눈엔 담지 못할 블랙홀을 상상하면 때때로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9년 4월 10일 사건지평선 망원경EHT 프로젝트 국제공동연구진이 은하단 중심부에 있는 메시에87(M87)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사진으로 처음 발표했습니다.

EHT프로젝트는 타이완 과학자들을 포함한 전 세계 13개 천문학 연구기관 약 2백여 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거대한 프로젝트인데요. 또한 국제공동연구진은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진 메시에87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의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6개 대륙에서 8개 망원경을 연결해 지구 지름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만들었는데요.

2019년 4월 세계 관심 속에 6개 국가에서 동시 생중계로 최초로 공개된 블랙홀의 사진… 당시 6개 국가 가운데 타이완도 포함되있어 저도 집에서 뉴스를 통해 생중계로 볼 수 있었습니다. 최초로 공개된 블랙홀의 모습은 검은 우주를 배경으로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황금 반지 혹은 붉은 빛에 도넛 모양이었습니다. 중간에 검은 구멍이 뻥 뚫린 모습은 상상하던 그대로 였죠. 또한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통해 중력이 주변의 시공간을 휘게 한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100여년 만에 입증했습니다.

지난 2019년 4월 10일 첫 관측된 블랙홀 모습을 공개하는 자리서 EHT프로젝트에 참여한 타이완 과학자들의 모습.  모두 손으로 관측된 블랙홀의 둥그런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Rti 취재팀]

한편 블랙홀 관측에 사용된 ‘초장기선 전파 간섭계(VLBI)’기술은 6개 대륙의 8개 전파망원경을 사용한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절반 가량의 전파망원경의 제작과 운영의 타이완 중앙연구원이 참여했다고해서 화제를 모았었는데요.

타이완 중앙연구원은 칠레에 위치한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 그리고 각각 미국 하와이에 위치한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과  서브밀리미터 집합체(SMA)의 제작과 설계에 참여했으며, 또한 2018년부터 프로젝트에 추가로 참여한 그린란드 망원경(GLT) 역시 타이완 중앙연구원이 제작 등에 참여했는데요.

칠레에 위치한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의 모습.  연구개발과 제작에 타이완 연구진이 참여했다. [사진= 중앙연구원 천문 및 천문물리 연구소 제공]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블랙홀의 실체를 찾아낸 타이완과 전 세계 과학자님들, 오늘 밤에도 남극, 칠레 등 세계 각국 천문대에서 블랙홀을 관측하고 계실 EHT연구팀을 응원하며, 주걸륜이 부른 <天臺的月光> 옥상 달빛을 들으며 포모사링크시간 마치겠습니다. Rti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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