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주 타이완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최신 IT, 의료, 과학 기술, 정치 그리고 주요 법률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정리해 알려드리는 매주 목요일 포르모사링크입니다. 안녕하세요 포르모사링크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여신의 수는 남신에 비해 턱 없이 적습니다. 하지만 성평등 인식 수준이 높아 다른 나라보다 성차별이 적은 타이완의 사정은 조금 달라요. 타이완에서 약 1600만 신도를 거느리고 있는 마주(媽祖)는 이름에서 보듯 여신입니다.
어부들의 수호신에서 출발해 출산•취업•질병•결혼의 신으로 발전에 발전을 이루며 ‘천상성모(天上聖母)’라는 이름으로 통하는 만능 신이기도 한 마주 여신은 2009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지정됐죠.
도교의 3대 신 중 하나인 ‘마주’는 나머지 신들을 조연으로 만들어버리고 타이완 국내 도교 사원 한가운데에 들어선 경우가 많아요. 숭배하는 신조차 남녀 차별이 없이 평등한 나라가 타이완입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타이완 사회만큼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거의 없는 나라도 드물어요.
‘남성은 생계를 책임지고, 여성은 자녀 양육을 맡는다’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거의 없는 상태인 타이완! 따뜻하고 화창한 평일 오전 동네 놀이터나 타이베이시 도심 공원에서 엄마 없이 아빠 혼자 어린아이를 유모차나 자전거에 태우고 나와 산책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타이완 사회에서 '공동육아'는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필수! 가사분담을 공평하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적인 타이완의 높은 성평등 의식은 각종 수치로 확인됩니다.
자녀의 맞돌봄 문화가 보편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타이완은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비율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요.
자녀가 있는 근로자가 그 자녀 양육을 위해 사업주에 신청하는 휴직을 육아휴직이라 합니다. 타이완 국내는 남녀고용평등법 제 16조에 따라 한 직장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하였고, 자녀가 만 3살 이하인 경우 무급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고요. 만 3세 이하의 자녀를 가진 근로자는 자녀 양육을 위해 최대 2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육아휴직은 어떻게 신청할까요?
육아휴직을 신청하려는 근로자는 육아휴직시행방법 제2조에 따라 육아휴직 개시 예정일의 10일 전까지 사업주에게 육아휴직 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후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육아휴직을 부여합니다.
중화민국 행정원 성별평등처가 지난달 1월 29일 공개한 '2024년 젠더 이미지' 통계 자료를 보면 타이완의 육아휴직 사용자는 2012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육아휴직은 무급이기 때문에 육아휴직 기간 동안에는 직장에서 급여를 주지 않습니다. 육아휴직을 썼을 때 부딪혀야 하는 육아양육비의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대신 타이완은 정부가 육아휴직급여를 지원하고 있죠.
행정원 성별평등처는 육아 휴직을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2009년 도입한 육아휴직수당 등 각종 정책으로 인해 타이완의 육아휴직 사용자들은 육아휴직 기간에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느끼지 않고, 육아에 전념할 수 있게 된 만큼 아빠들의 육아휴직이 늘고 있다는 것이 타이완 정부의 해석입니다.
중화민국 행정원 성별평등처가 공개한 '2024년 젠더 이미지'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육아휴직 사용자들 중 육아휴직수당을 신청한 여성은 74.4%(7만4천건)이고 남성은 25.2%(2만 5천건)를 차지합니다. 육아휴직수당을 신청한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2020년에 18%대였으나, 2022년에는 25%대로 증가 한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추이를 보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이 내년에는 30%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행정원 성별평등처는 2009년 5월부터 시작된 ‘육아휴직수당’ 등의 영향으로 2012년에 15%대에 그쳤던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비율이 불과 10년만에, 2022년에는 25%대까지 상승했다고 풀이했습니다.]
양성평등은 국가의 역량과 직결됩니다. 현재 타이완에서 다양한 정책으로 여성이 일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있는 이유 역시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독려해 노동시장을 확대하고 경제활동을 넘어 모든 영역에서 남녀의 균형 있는 참여를 보장하여 국가의 역량과 직격되는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육아휴직자 4명 중 1명은 엄마가 아닌 아빠인 타이완! 육아휴직자 비율에서 남녀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타이완은 월평균 임금에서는 어떨까요? 남녀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을까요? 아니면 남녀 격차가 변함없이 그대로일까요?
행정원 성별평등처가 공개한 '2024년 젠더 이미지' 자료를 살펴보면, 2022년 기준 노동시장(경제활동) 참여 비율은 남성이 67.1%, 여성이 51.6%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기준 노동시장(경제활동) 참여 비율은 남성이 67.1%, 여성이 51.6%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 행정원 성별평등처가 발표한2024년 젠더이미지 발췌]
경제활동참가율은 2021년 여성 51.6% 남성 66.9%에서 2022년에는 여성 51.6% 남성 67.1%로 남녀 모두 증가했지만, 남성의 비율이 더 높은 것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특히 타이완 남성과 여성의 2022년 경제활동 참가율의 성별 격차가 1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를 보면 2012년 16.6%에서 2022년에 15%대로 축소되며 타이완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타이완 여성, 남성 보다 연봉 500만원이나 덜 받는다?
행정원 성별평등처가 공개한 '2024년 젠더 이미지'를 보면 타이완 여성의 평균 임금(한화 약 218만원)이 남성에 비해 월 평균 한국으로 49만원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타이완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남성이 뉴타이완달러 63,219원(한화 약 267만원. 2024년 2월 8일 기준), 여성이 뉴타이완달러 51,636원(한화 약 218만원)으로 남성의 평균 임금(한화 약 267만원)의 84.2%에 불과한 임금입니다.
시간당 평균임금도 남성이 여성보다 한국 돈으로 약 2500원 더 많이 받았습니다. 여성이 시간당 평균 뉴타이완달러 314원 한국돈으로 1만 3천 3백원을 받았지만, 남성은 뉴타이완달러 373원 한국돈으로 1만 5천 8백원을 받았습니다.
다만 여성이 초과·당직·교대 근무 등을 남성보다 덜 하기 때문에 생기는 임금 격차일 수 있습니다. 월 평균 근무시간을 보면 여성은 164.6시간, 남성은 169.7시간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3.1시간 더 긴 근로시간을 보입니다.
행정원 성별평등처의 '2024년 젠더 이미지' 통계는 남성의 가사․육아참여율이 높다는 점은 확인시켜주며 타이완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 간 일과 생활의 균형이 평등하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포르모사링크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오늘도 스마트해지셨나요? 다음주 목요일 새로운 타이완 IT, 과학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손전홍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