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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타이완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최신 IT, 과학, 바이오, 의료 기술 그리고 주요 법률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정리해 알려드리는 목요일 포르모사링크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포르모사링크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미국의 유인 달탐사선 아폴로 11호는 인류 문명이 탄생한 이후 최초로 지구인을 달로 인도한 우주선입니다.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은 지구가 아닌 천체에 우리 인류가 최초로 발을 들인 역사적인 사건으로, 과학뿐 아니라 정치, 문화, 사회, 경제 전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달 착륙의 시작을 상징하는 아폴로11호에 실려 달에 다녀온 타이완의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晴天白日滿地紅旗)가 있습니다.
아폴로 계획 이후 지난 수십년간 차갑게 식은 듯했던 인류의 달 탐사 열정은 최근 아르테미스 계획으로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 이름으로, 태양의 신 아폴로의 쌍둥이 남매입니다. 달 표면에 지구인을 보내는 아폴로 계획이 멈춘 지 꼭 55년이 되는 지금, 우리 인류는 아폴로에 이어 누이 아르테미스 계획으로 다시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는 달 탐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나사가 추진 중인 화성과 달 자원 탐사 프로그램을 수행 중인 나사의 에임즈연구센터의 센터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3천명에 달하는 나사 연구원을 이끌어 가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 타이완계 미국인 두롱손(杜龍蓀) 박사 인 것이 알려지며 달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나사 에임즈연구센터의 두롱손(杜龍蓀) 센터장. [사진 두롱손 제공 via CNA DB]
오늘 포로모사링크는 우리가 몰랐던, 흥미로운 아폴로11호를 따라 달에 다녀온 청천백일만지홍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중화민국의 국기는 붉은 바탕으로 하고 왼쪽 위 모서리에 청천백일을 둔다"
중화민국 헌법 제1장 제6조는 타이완인의 한과 기쁨, 희망을 담고 있는 중화민국, 타이완의 상징인 타이완의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교활한 디크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리차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은 아폴로11호를 따라 달에 다녀온 청천백일만지홍기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인물로 타이완과 인연이 각별합니다.
후세에게 닉슨 대통령은 그를 몰락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미국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며 38대 대통령으로 기록되지 못한 비운의 인물로 기억되곤 합니다.
대통령직을 불명예스럽게 떠난 인물로 지금도 회자되곤 하지만 정치 인생 내내 교활한 디크라는 별명답게 닉슨 대통령은 권모술수로 각종 위기를 넘겼고, 특히 헨리 키신저를 이용해 냉전 종식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화려한 외교적 업적을 쌓았습니다. 무엇보다 닉슨 대통령은 1964년 4월 타이완을 공식 방문하며 타이완- 미국 동맹 공조에 공헌한 인물로도 기억되고 있습니다.
달에 인간을 보내는 아폴로 계획은 타이완과 미국 간 우호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공헌한 인물로 평가받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임기 내 주요 성과 중 하나입니다.
달 탐사 계획의 대명사가 된 미국의 아폴로 계획은 2차 세계대전 후 냉전이 깊어가던 1950년대 말 태동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찾아온 냉전, 미국과 소비에트 연방(소련)은 당시 정복하지 못한 우주를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습니다.
우주 전쟁에서 앞서 나간 것은 소련이었습니다. 1957년 10월 4일, 소련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렸고, 미국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소련에 자극 받은 미국이 엄청난 자본을 우주 사업에 투자하며 이후에도 치열한 우주 전쟁은 계속됐지만 대부분의 최초 타이틀은 소련이 차지했습니다. 1차 우주 전쟁은 소련의 우세로 마무리됐고, 미국과 소련의 2차 우주 전쟁은 달 탐사로 이어졌습니다.
다만 2차 우주 전쟁인 달 탐사에서도 초반 경쟁에서는 소련이 앞서 나갔습니다.
하지만 1969년 막중한 임무를 가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선이 달 표면에 내려앉으면서 2차 우주 전쟁의 판도는 뒤바뀌게 됩니다.
10년 넘게 이어진 옛 소련과의 우주 전쟁에서 미국에 승리를 안겨준 아폴로 11호가 달에 가져갔던 각 나라 국기와 함께 닐 암스트롱과 마이클 콜린스, 버즈 올드린이 달에서 수거해온 월석은 닉슨 대통령이 재임 당시 세계 135개국과 미국 50개주, 유엔에 기념선물로 전달했습니다.
타이완은 1970년 달에 가져갔던 청천백일기와와 함께 아폴로 11호가 가져온 쌀알 네 톨 크기의 달 먼지 표본이 아크릴 단추 안에 들어 있는 월석 기념패를 닉슨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았습니다.
" 중화민국 국민에게 드림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Presented to the people of Republic of China by Richard Nixon,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당신 나라의 국기는 아폴로11호에 의해 달에 갔다가 다시 돌아왔으며,
달 표면의 조각은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 승무원에 의해 지구로 가져왔다.
「This Flag of your nation was carried to the Moon and back by Apollo 11 and this fragment of the Moon's surface was brought to earth by the crew of that first manned lunar landing.」"
문구에도 나와 있듯, 월석 기념패와 달에 다녀온 청천백일만지홍기를 닉슨 대통령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대상은 중화민국 타이완 국민들입니다.
청천백일만지홍기와 아폴로 11호 달 표본이 담긴 월석 기념패.[사진 국립자연과학박물관 페이스북 갈무리]
이 귀중한 선물은 국가에 귀속되어 중앙연구원 물리연구소에서 보관했으며, 이후 1994년 국립자연과학박물관(國立自然科學博物館)으로 이관되어 현재까지도 타이중에 소재한 국립자연과학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현재 국립자연과학박물관에서 아폴로11호를 따라 달에 다녀온 청천백일만지홍기를 전시하고 있지 않아 볼 수 없습니다.
국립자연과학박물관측에 아폴로 11호 월석 기념패에 대해 문의한 결과 월석 기념패는 각각 2002년「欲上青天攬明月--月岩」特展과 2011년「啟綻驚 ˙ 華--百件典藏精華」特展, 2018년「早期的地球-前寒武時期」特展을 통해 공개된 적이 있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향후 아폴로11호를 따라 달에 다녀온 청천백일만지홍기와 월석 기념패를 전시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국립자연과학박물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말씀드릴 게 없다”라고 지난 2일 설명했습니다.
오늘 포르모사링크에서는 아폴로11호에 실려 달에 다녀온 타이완의 국기 ‘청천백일만지홍기’에 대한 내용으로 꾸며봤습니다. 오늘도 스마트해 지셨나요? 그럼 다음 주 더 알찬 소식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드리며, 오늘 포르모사링크 시간을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손전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