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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국내 최신 여론조사] 사형제 폐지 ‘반대한다’ 76.3% vs ‘찬성한다’ 18.7%

  • 2023.03.02
포르모사 링크
타이완 국내 연도별 사형집행 및 미집행 사형수 현황. [통계자료 출처= 중화민국 법무부통계사이트 ]

지난 한 주 타이완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최신 IT, 과학, 바이오, 의료 기술 그리고 주요 법률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정리해 알려드리는 목요일 포르모사링크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포르모사링크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올 초부터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LA총기 난사사건과 같은 충격적인 흉악범죄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매번 고개를 드는 논쟁거리가 있습니다.  무고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흉악범에 대해 정의의 실현 나아가 사회로부터 영원한 격리 등을 목적으로 이들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에 대해 사형이 확정되는 시점마다 사형제(死刑制) 폐지에 대한 찬반 논란이 수면 위에 떠오릅니다.

타이완은 사형제도가 엄연히 존재하는 국가입니다. 중화민국 형법, 형사소송법 등 법률에 의거하여 사형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사형 집행을 폐지하는 추세라며 국내 인권단체들과 일부 정치인들이 사면 없는 종신형 등 사형을 대체할 형벌을 내세우며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고 있지만, 흉악범죄나 반인륜범죄를 저질러 사형이 확정된 사형수에 한해서 사형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사형제를 둘러싼 찬반 논란은 어디서나 뜨겁습니다. 사형과 관련된 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타이완에서 지난 2월 13일 타이완 국민 절반이상은 사형 집행을 찬성하며 사형제도 폐지를 반대한다는 최신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립중정대학교 범죄연구센터가 사형제도와 관련된 국민들의 생각을 듣기 위해 직접 전화를 걸어, 전화를 받은 시민 총 1,824명에게 사형제 폐지에 관해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6.3%가 사형제도 유지에 찬성하고 사형을 실제로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습니다 . 또 그동안 인도적인 이유로 상당한 힘이 실려 있던 사형 집행을 반대한다는 여론은 한 풀 꺾이긴 했지만 일부 존재하긴 했습니다. 이번 국립중정대학교 범죄연구센터 전화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18.7%가 사형제 폐지를 찬성하고, 사형 집행을 반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한 주 타이완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최신 IT, 과학, 바이오, 의료 기술 그리고 주요 법률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정리해 알려드리는 매주 목요일, 오늘 포르모사링크에서는 국립중정대학교범죄학과가 설립한 범죄연구센터가 사형제도 존폐에 대한 타이완 국민들의 생각을 듣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실시한 최신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사형 제도에 대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립중정대학교 범죄연구센터가 지난달 2월 발표한 최신 국민인식 조사 결과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에 들어가기 전, ‘현재 타이완 교정시설에 수감된 국내 미집행 사형수는 몇 명이고’, ‘마지막 사형집행은 언제였는지’ 그리고 법률 제정 이래 수십 년간 첨예한 논쟁 대상이 되어 왔던 ‘사형제 존폐’에 대해 알아보고 가기로 하죠!

비단 타이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사형제 존폐를 두고 뜨거운 논쟁을 벌입니다. 타이완 국내에서 사형제 폐지를 반대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선 사형을 집행하도록 하는 것은 사회를 안전하게 하고 여성, 아동, 청소년, 노인 등 취약계층을 보호하며 나아가 국가의 질서유지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형벌 제도라고 주장하고 있고, 그런가하면 나머지 한쪽에선 범죄자의 생명권 보장과 함께 사형 방법이 비인도적이며 범죄자에게 잔인한 처벌이라면서 사형제 폐지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입장이 확연하게 갈리고 있는 사형제도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법적 제도에 속합니다. 법적 제도가 마련된 곳에선 자연스레 늘 ‘눈에는 눈 이에는 이’,즉 동태복수법(同態復讐法)을 기반으로 한 사형제도가 공존해왔습니다. 그러다 18세기 근대 형법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형법학자 체자레 베카리아가 그의 저서 ‘범죄와 형벌’(1764)에서 인류 최초로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면서부터 사형제도를 두고 세계 법학과 범죄학계는 치열한 찬반 논쟁을 전개해 왔습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2월을 기준으로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사형존치국은 55개국! 또 범죄 예방과 사회 질서 유지, 악인을 격리 및 교화하는 목적으로 최근 5년 내 사형 집행이 있었던 나라는 미국, 타이완, 일본, 중국 등을 포함한 11개 국가가 있습니다.인권국가를 자처하는 미국부터 타이완, 일본 등 선진국에서 여전히 사형이 집행되고 사형제도가 유지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회적 현실과 국민의 법감정 때문입니다. 범죄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은 트라우마로 인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기 마련입니다. 사형은 권선징악을 화끈하게 시현함으써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나아가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복수를 공권력이 대신해줌으로서 ‘사람을 죽인 자는 죽음으로서 죄를 갚는다’ 라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원시적인 측면도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사형은 중화민국 형법 33조에 명시돼 있는 법정 최고형입니다. 더불어 중화민국 형사소송법 제 462조에 따르면 사형은 교정시설의 사형장에서 집행하고 제 463조 1항에 따르면 사형의 집행에는 검사와 검찰청서기관이 참여하여야 하고, 제 464조 1항에 따르면 사형집행조서는 집행에 참여한 검찰청 서기관이 작성해여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중화민국 법무부의 최신 법무통계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월 기준 사형 확정판결을 받고 교정시설에 복역 중인 국내 미집행 사형수는 총 38명입니다. 현재 타이완 국내 교정시설에 수용된 미집행 사형수 가운데에는 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존속살해범도 있고, 또 여성과 청소년을 납치한 뒤 잔혹한 수법으로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 그리고 경찰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어 사형을 선고받은 사형수 왕신푸(王信福), 샤오신차이(蕭新財),왕보잉(王柏英) 등 이들 3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1990년 타이완 중서부 자이에서 일어난 경찰관피살사건에서 공범 천롱제(陳榮傑)에게 순찰을 돌던 경찰관을 총으로 쏴 살해하게  시킨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 받은 미집행 사형수 왕싱푸는 교정시설에 수감된 지 4,500일을 훌쩍 넘겼고, 여든을 바라보고 있는 현재 국내 교정시설에 가장 나이가 많은 미집행 사형수입니다.

방송 말머리에서 설명드렸듯 국립중정대학교 범죄연구센터가 최근 발표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0% 이상이 사형제도를 존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타이완 국민을 공분케 한 살인사건 가운데 특히 경찰관을 살해한 흉악범의 사형 집행에 대해서 사형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90.5%가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들 응답자 대부분은 경찰관의 목숨을 앗아간 이들 경찰살해범의 죗값을 사형으로 톡톡히 치러야 한다며 경찰살해범의 사형집행을 찬성했습니다.

한편, 타이완에서 가장 최근 사형 집행이 실시된 날짜는 2020년 4월 1일입니다. 3년 전 사형 집행은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2016년 이후 실시된 두 번째 사형집행이고, 총살형에 처해진 사형수 옹런시엔(翁仁賢)은 타이완을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었던 패륜 방화사건을 일으킨 최악의 살인마로, 2015년 2월 부모 집에 불을 질러 부모와 조카 등 6명을 숨지게하고 4명을 다치게 해 방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되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타이완은 현행법상 사형폐지국이 아닙니다. 한쪽에선 사형수의 인권 존중이 먼저라며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립중정대학교 범죄연구센터가 발표한 최신 국민인식 조사 결과에서 여론이 사형제 유지 쪽으로 기우는 걸 보면 사형제는 정의를 지켜주는 정당한 제도로 여전히 많은 타이완인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타이완 국내 미집행 사형수는 38명. 사형 선고를 확정 받은 사형수는 언제라도 사형이 집행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스마트해 지셨나요? 그럼 다음 주 더 알찬 소식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 드리며, 오늘 포르모사링크 시간을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손전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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