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해 춤추다' - 운문무집

  • 2020.12.30
운문무집(雲門舞集)이 타이완 쌀 생산지인 츠상(池上)향에서 ‘도화(稻禾) 야외공연을 펼친 모습 – 사진:운문무집 페이스북 홈페이지 제공

오늘 문화 산책 시간에 저는 타이완 세계적 현대무용단 클라우드게이트’ 한자로 ‘운문무집(雲門舞集)’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운문’은 중국 전설에 나오는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만 전해지는 춤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운문무집은 1973년도에 창립되어 타이완 최초 또한 중화권 최초의 현대무용단으로서 타이완과 아시아의 역사 및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독창적인 작품을 많이 선보였는데요.

약 200장의 옛날 사진으로 타이완 다양한 민족들의 생활 및 228사건 피해자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가족합창(家族合唱)’ , 타이완섬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표현하는 ‘섬에 관하여(關於島嶼)’ 그리고 타이완의 유명한 쌀 생산지인 츠상(池上)향에서 받은 영감들을 담아낸 ‘도화(稻禾)’ 등 작품을 통해 관중들이 운문무집의 타이완땅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운문무집은 ‘모두를 위해 춤추다’는 이념으로 타이베이시 국가희극원(國家戲劇院)을 비롯해 각 도시의 문화센터, 체육관, 학교 오디토리엄에서 정기적 공연을 하며 수만 명 사람들이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야외공연도 매년 펼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운문무집은 또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전역에서 초청 받아 공연하며 투어를 통해 해외 관중들과 만났습니다.  

수백 개 무대에서 공연을 1000번 이상 해본 운문무집은 뛰어난 창의력과 무용 실력으로 국내외 관중들과 무용평론가에게 칭찬을 많이 받았습니다. 영국 런던의 <더 타임즈(The Times)>는 ‘아시아 현대 최고의 무용단’으로 평가, 독일의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FAZ>은 ‘세계 일류 현대무용단’이라고 운문무집을 평가했습니다.

운문무집의 창립자인 린화이민(林懷民)은 안무 외에도 무용가이자 작가인데요. 1973년 운문무집을 세우고 동양 철학적, 미학적인 무용으로 세계 관중들과 성공적으로 소통하면서 세계 예술계를 이끌어간 인물로 평가 받게 되었습니다.

린화이민은 2013년, ‘현대무용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미국무용축제(American Dance Festival Award)’ 평생공로상을 수상하며 동년 4월에도 유네스코(UNESCO)의 초청을 받아 ‘세계 춤의 날’ 의 홍보 대사로서 파리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그의 우수한 작품들도 세계 중요 언론들에게 최고의 무용 작품으로 선정되었는데요. 특히 그가 1978년 처음으로 내놓은 장편 무용극 ‘신전(薪傳)’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국내외에서 여러번 연출되었습니다.

'신전’은 최초로 타이완 역사를 주제로 하는 무용극입니다. ‘신전’의 뜻을 직역하면 불길이 계속 전해 이어진다는 뜻인데요. 운문무집 무용가들이 ‘신전’에서 감정이 가득찬 격렬한 몸짓으로 선인들이 물살이 세차게 흐르는 위험한 ‘검은 물길(黑水溝)’ 타이완해협을 건너 타이완에서 정착하여 땅을 개간하며 생명을 잇는 모습을 생생하게 관중들에거 보여줍니다.

‘신전’은 1978년에 타이완 중남부에 위치한 자이(嘉義)현에서 처음으로 공연되었는데요. 린화이민이 자이현을 첫 공연지로 선정한 이유는 300여년전 자이현에서 분항 10채(笨港十寨)를 설치해 타이완을 최초로 개척한 선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겁니다. 마침 분항의 역사 문화를 계승한 오늘날의 자이현 신강향은 린화이민의 고향이라 당시 미국에서 무용을 공부하고 있었던 린화이민은 아파트에서 어렸을 때 들었던 선인들의 이야기를 기초로 ‘신전’을 구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용가들이 객석에서 무대에 올라가면서 공연의 막을 엽니다. 그들은 향 한 대를 피운 후 입고 있던 현대의상을 벗어 안에 파란색이나 검은색 타이완 하카(客家)족의 전통의상을 입은 채 선인으로 변신해 그 당시의 역사를 무용으로 표현하고 관중에게 보여줍니다. 

아무 장치도 없는 무대에서 무용가들이 그저 천을 이용해 이야기를 서술합니다. 긴 막대 하얀 천은 고향을 떠나 타이완을 향한 배의 돛이자 동반자의 목숨을 빼은 거친 바다이자 죽은 사람의 몸을 싼 천이고, 빨간천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 및 역경을 이겨낸 선인들의 끈기를 상징합니다.

한편, 대만 유명한 민속 가수였던 천다(陳達)가 선인들이 타이완에서 생활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노래 ‘사샹키(思想起)’ 한국어로 ‘생각나’가 배경음악으로 나오자마자 천다의 거친 목소리가 항상 관중으로 하여금 눈물을 흐르게 합니다.

여기서 ‘사샹키’를 한번 들어보시지요.

‘신전’ 첫 공연날은 마침 미국과 타이완 양국이 단교된 날이었는데요. 이런 힘든 시기에 ‘신전’은 타이완인을 위로해준 더욱 의미 깊은 작품이 된 것 같습니다.

1979년부터 운문무집이 세계 각지에서 ‘신전’을 공연하면서 엄청난 호평를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운문무집이 창립된 지 30주년을 맞이했을 때도 ‘신전’ 투어공연을 다시 펼친 바가 있었는데요. 이 정도면 ‘신전’은 정말 운문무집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타이완에 대한 사랑을 무용작품에 담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준 타이완 대표적 작가, 안무가, 무용가인 린화이민은 2019년에 은퇴했지만 그가 배육한 무용가들이 운문무집을 계속 운영하며 타이완 무용 예술을 전파할 거라고 믿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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