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위 최초 독립서점-'바다 저편에'

  • 2020.12.23
컨테이너 하우스로 만들어진 란위 최초 독립서점 '바다 저편에'-사진:루어쇼윈(羅秀芸)서점 사장 제공

상업성이 짙은 대형서점이 지겹고 사람 냄새와 작은 공간이 주는 아늑함이 그리우신가요? 단순히 돈을 지불해 책을 구매하는 경험을 넘어 서점에서 읽기의 깊이를 느끼고 싶으신가요? 치열한 일상 속에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는 공간를 찾고 있으신가요? 그럼 골목골목에서 따스한 감성을 드러내는 독립서점을 한번 방문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독립서점이란 기존의 거대자본을 기반으로 한 대형서점의 유통 방식에서 벗어나 주인의 취향대로 꾸미며, 모은 책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책방을 말합니다. 획일적인 분위기의 대형서점과 달리 독립서점은 주인의 개성 및 운영 이념, 서점 공간 인테리어, 선정하는 책, 그리고 개최하는 행사 등에 따라 색다른 감성과 매력을 선사하는데요.

예컨대, 책을 선별해 배치·판매할 때 고객의 취향보다 주인의 안목으로 골라낸 특색 있는 책들에 중점을 두고 있는 독립서점이 있습니다. 또 어떤 독립서점은 정기적으로 강좌나 독서회를 개최함으로써 독서 문화를 형성하기도 하고, 어떤 독립서점은 책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음식물을 엄격히 금지하던 과거와는 다르게 음식물을 함께 판매하며 하나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독립서점은 독서 자체에 국한됐던 책에 대한 경험을 끊임없이 확장시키며 나아가 독자와의 감정적 연결을 구축합니다. 독자들도 기존 대형서점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경험해서 독립서점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게 되는 겁니다.

독립서점은 대형서점에 비해 공간이 작아서 책을 많이 보유하지 못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책을 선별해 판매하면서 대형서점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줍니다.

독립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책들은 대부분 독립출판물들인데요. 독립출판물이 무엇이냐면  출판물의 기획, 편집, 인쇄, 제본 등 것은 개인이나 그룹이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전부 책임지기 때문에 독자들의 수요나 책의 판매량에 신경 많이 쓰지 않아도 돼서 작가의 개성이 가득 담긴 출판물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주제를 다루는 독립출판물을 읽으려고 하면 독립서점을 찾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독립서점은 위기를 맞게 됐는데요. 소비자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도서를 주문하면 며칠 뒤 바로 집 근처의 편리점이나 집에서 주문도서를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형성으로 인해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들이 판매통로를 신속적으로 확대시키며 충성고객도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들이 출판사로부터 책을 구매할 때  자신에게 유리한 가격 협상 공간을 창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면, 독자와의 친밀성을 중요시하는 독립서점에는 이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지요.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의 성장 외에 오프라인 유통의 어려움과 전자책의 흥행도 부족한 자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독립서점의 생존 공간이 더욱 위축해지는 주요 요인인데요.  그러나 이런 힘든 상황에 타이완 동남쪽에 위치한 작은 섬 란위섬 최초의 독립서점이 생겼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전에 음악을 들으시면서 잠시 쉬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방금 들으신 노래는 대만 원주민 가수 천지엔니엔(陳建年)가 부른 란위칭거(蘭嶼情歌)인데요. 독서할 때 듣기 좋은 음악인 것 같지요? 그럼 이어서 란위 최초 독립서점 '바다 저편에'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바다 저편에(在海一方)'는 9개월의 준비 시간을 거쳐 올해 2020년 10월 25일 정식적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서점을 운영하는 루어쇼윈(羅秀芸)사장은 서점 이름을 ‘바다 저편에’라고 지은 이유는 그의 아명인 ‘와와(WaWa)’가 다우족(達悟族) 언어로 ‘바다’를 의미하며, 그리고 성정 과정에서 자주 이사하고 표박하기 때문입니다.

 루어 사장은 타이베이시에서 도시 생활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어서  2017년 기분 전환을 하려고 란위로 이사가게 됐다고 하며, 나중에 어떤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독립서점을 여는 꿈을 실천하기로 결심했다고 했습니다.  

또한 최초에 타이둥을 서점 건설지로 선택했지만 란위에 계속 살고 싶어해서 란위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며 정착할 인생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서점은 컨테이너 하우스 2개를 개조해 만들어졌는데요. 하나는 서점으로, 다른 하나는 거주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나무 책장과 심플키친 등 가구 제작 및 인테리어 디자인은 루어 사장이 스스로 기술을 습득하여 만들었습니다.

유명한 란위 다우족 작가인 시아만・란포안(夏曼・藍波安)은 란위섬 최초의 독립서점이 생긴 것에 대해 반갑다고 했는데요. 그는 페이스북 포스팅에서 ‘바다 저편에’를 독서인의 명등으로 비유하며, 우수한 여행자가 이 서점에서 책을 읽으면서 쉴 수 있는 것이 참 아름다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서점에 란위 지역에 관한 연구 자료을 포함하여 다양한 종류의 책 약 1000권이 배치되어 있는데 그중 700여 권은 새롭게 구입한 책이고,  나머지 200여 권은 루어 사장의 개인 소장 도서입니다. 서점 공간이 널찍한 편이 아니지만 루어 시장은 서점을 통해 독서를 진흥하며 란위 다우족의 문화를 널리 알리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란위 문화에 대한 관심이 있으신 청취자분이 나중에 란위에 놀러 가시면 ‘바다 저편에’를 한번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다 저편에’ 외에도 다르 분위기를 선사하는 독립서점들이 타이완 각 도시에 자리잡고 있으니까 한번 방문하셔서 타이완의 독립서점 문화를 경험해 보세요.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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