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타이완 전국의 아름다운 장소부터 콘서트, 음악회, 연극, 뮤지컬, 오페라, 전시 등 타이완의 최신 공연 예술 소식을 모아모아 전해드리는 수요산책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수요산책을 진행하는 손전홍입니다.
슬그머니 찾아와 질기게도 떠나지 않으며 전 세계를 혼돈의 빠뜨린 코로나19.
2020년 팬데믹 시대가 도래한 이후 클래식, 뮤지컬 등 공연 예술계는 오랜 ‘위기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공연장이 문을 닫으며 콘서트부터 소규모 공연까지 모두 취소됐고,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면서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와 현존하는 거장 음악가들의 발을 꽁꽁 묶었고 다른 나라로 가고자 했던 최정상 오케스트라와 클래식계 슈퍼스타와 팝스타들의 의지를 막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은 또 타이완을 방문하는 ‘대형 공연’에 의지해 클래식, 뮤지컬, 콘서트로 관객을 유치했던 공연예술기획사의 허점과 민낯을 드러내게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초대형 공연이 공연장 대신 유튜브, 페이스북 등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성공리에 개최되면서, 전 세계 공연예술 시장은 안방에서도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콘서트, 온라인 뮤지컬 등으로 양분화 되었고, ‘대형 공연’에 의지해 클래식, 뮤지컬, 콘서트로 관객을 유치했던 공연예술기획사의 매출은 팬데믹 기간 반토막이 나며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비극적 상황에도 끝은 있는 법. 새해를 한 달 남겨둔 올해는 달랐습니다. ‘엔데믹’과 맞물리며 전 세계 대형 오케스트라와 팝페라, 클래식 거장들이 줄줄이 타이완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해외 공연이 뜸했던 유럽명문 오케스트라 가운데 클래식을 모르더라도 신년음악회하면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코로나19를 뚫고 올해 10월 타이완 팬을 찾아왔습니다.
1842년 창설돼 180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세계 최정상의 오케스트라인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 카를 뵘,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브루노 발터, 구스타프 말러, 한스 리히터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이 빈 필의 포디움에 서 왔습니다.
총 2회 공연으로 타이베이의 대표 복합문화예술공간인 국가음악청(國家音樂廳)에서 올해 10월 27일과 31일 이틀간 열렸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타이완 공연에서는 빈 필의 포디움에 섰었던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제자이자 카라얀 이후 오스트리아 출신 최고 거장으로 꼽히는 프란츠 벨저-뫼스트가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933년 이후 상임 지휘자를 두지 않고, 단원들이 직접 객원 지휘자를 선발하는 시스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타이완 공연을 이끈 마에스트로 프란츠 벨저-뫼스트는 스승인 폰 카라얀 이후 오스트리아 출신으로는 최초로 빈 국립 오페라 음악감독을 맡았고, 빈 필하모닉과 처음 만나게 됩니다. 이후 빈 국립 오페라 음악감독을 맡으며 빈 필과 자주 호흡을 맞추며 환상적인 케미를 보여준 프란츠 벨저-뫼스트는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만이 초청받는다는 빈 필의 신년 음악회를 2011년과 2013년 지휘했고, 내년 2023년 신년 음악회에서도 지휘봉을 잡을 예정입니다.
올해 빈 필의 타이완 공연은 공연 전부터 여러모로 화제 만발이었습니다. 황금 빛 빈 필만의 사운드를 지키기 위해 빈 필에서 19세기부터 지금까지 고수해온 빈 오보에, 욀러 클라리넷, 빈 호른 등 빈에서 개발됐거나 오래도록 쓰인 악기들을 코앞에서 직관 할 수 있고, 여기에 빈 필의 2023년 신년음악회에서 지휘봉을 잡을 예정인 마에스트로 프란츠 벨저-뫼스트가 타이완 공연의 지휘를 맡은 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티켓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빈 필의 신년음악회를 미리 볼 수 있는! 절대 놓쳐서는 안될 공연이라는 점으로 공연전부터 화제 만발이었습니다.
올해 10월 국가음악청에서 열린 올해 빈 필의 공연 프로그램은 협연곡 없이 오직 빈 필의 자존심인 벨벳과도 같은 고혹적인 빈 필 사운드를 뽐낼 수 있는 관현악곡들로 채워졌습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폰 카라얀의 제자로 유명한 마에스트로 프란츠 벨저-뫼스트 외에도 새해를 한 달 남겨둔 12월, 미샤 마이스키와 함께 첼로계 슈퍼스타로 손꼽히는 요요마에 이어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해 젊은 거장이 된 ‘건반의 시인’ 피아니스트 조성진, ‘팝페라의 여왕’ 사라 브라이트만이 줄줄이 타이완을 찾으며, 타이완 음악팬들은 세계 음악 거장들의 공연을 직관하며 연말연시를 보람차게 보내고 있습니다.
클래식계의 아이돌에서 거장 반열에 오른 건반의 시인 조성진은 3년만에 다시 타이완을 찾았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지난 16일 타이난을 시작으로 가오슝, 타이베이 등 3개 도시순회 공연을 가졌습니다.
당초 올해 10월 예정이었다가 코로나로 순연되었던 공연이 이달 12월 정상적으로 다시 열린다는 소식은 타이완의 조성진 마니아들에게 최고의 연말 선물이었습니다.
조성진의 이번 타이완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 마지막 순회공연은 지난 19일 타이베이 국가음악청에서 열렸습니다. BMW타이완에서 후원한 이번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에서 조성진은 브람스의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 Op.24', 헨델 '건반 모음곡 제5번 E장조 중 대장장이 변주곡' 등 헨델 선율을 담은 내년 2월 발매될 예정인 여섯 번째 도이치 그라모폰 정규 앨범에 수록곡과 그동안 공연에서 자주 선보였던 쇼팽의 폴로네이즈 6번 영웅 등을 타이완 청중에게 선사했고, 앵콜곡으로는 헨델의 건반모음곡 B플랫 장조(Suite in B-flat major, HWV434)와 2부 공연에서 선보인 쇼팽의 영웅 폴로네이즈 이 두 곡을 타이완 청중에게 선물했습니다.
5년여 만에 타이완을 찾은 영국 출신의 ‘팝페라의 여왕’ 사라 브라이트만은 경이로운 목소리로 타이완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습니다.
지난 18일 차이잉원 총통의 고향 핑둥에 소재한 핑둥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사라 브라이트만의 타이완 공연 ‘크리스마스 심포니’(A Christmas Symphony):사라 브라이트만’은 크리스마스 심포니라는 제목에 걸맞게 화려한 조명,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따뜻한 연말 분위기를 연출했고, 공연 2시간여동안 클래식 크로스오버 뮤직을 대표하는 사라 브라이트만은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 ‘아이 빌리브 인 파더 크리스마스’ ‘윈터라이트’, ‘캐롤 오브 더 벨스’ 등 크리스마스 캐롤과 ‘Nella Fantasia’ ‘The Phantom of the Opera’ ‘Time to Say Goodbye’ 등 자신의 히트곡을 포함해 20여곡을 불러 때론 따뜻하게 때론 격정적으로 타이완 청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습니다.
오늘 수요산책은 5년여만에 타이완을 찾은 팝페라의 여왕 사라 브라이트만이 타이완 청중에게 선물한 곡! <The Phantom of The Opera 더 팬텀 오브 더 오페라>을 엔딩곡으로 띄어 드리며 수요산책을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방송의 손전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