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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슈퍼스타’ 요요마, 37년지기 캐서린 스톳과 2년만에 타이완에서 듀오 리사이틀

  • 2022.12.14
수요 산책
지난 9일 오후 타이베이 국가음악청에서 '요요마&캐서린 스톳' 듀요 리사이틀이 열린 가운데 팬들이 입장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Rti한국어 방송 손전홍]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타이완 전국의 아름다운 장소부터 콘서트, 음악회, 연극, 뮤지컬, 오페라, 전시 등 타이완의 최신 공연 예술 소식을 모아모아 전해드리는 수요산책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수요산책을 진행하는 손전홍입니다.

일반인들이 어려워한다는 오페라와 클래식에도 유독 인기가 많은 슈퍼스타가 있습니다. 오페라의 황제로 불리는 플라시도 도밍고부터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곡 해석으로 첼로의 음유시인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한국의 첼리스트 장한나의 스승으로도 잘 알려진 미샤 마이스키, 또 소아마비를 딛고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된 이차크 펄만 그리고 이 두 클래식 음악의 거장이 그렇습니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해 젊은 거장이 된 ‘건반의 시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그러하고, 또 데뷔이래 소니 클래식의 전속아티스트로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며 미샤 마이스키와 함께 첼로계 슈퍼스타로 손꼽히는 요요마가 그러하죠.

조성진과 요요마의 연주 선율을 단 한 개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조성진이 온다”, “요요마가 왔다!”하면 지구 반대편이든 그 어느 곳이든 구름 떼 같은 관중이 몰립니다.

비단 클래식 공연장뿐만 아니라 탁 트인 광장 심지어 골목거리까지 조성진과 요요마가 등장했다 하면 장소를 불문하고 구름 인파가 몰려듭니다.

현존하는 클래식 음악가 중 각각 피아노와 첼로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이 있는 연주자라고 할 수 있는 조성진과 요요마가 잇따라 타이완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클래식 음악전문매체 유디스커버뮤직(Udiscover Music)이 선정한 세계인이 선호하는 클래식 아티스트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조성진과 요요마가 지난주부터 이번주까지 일주일 간격으로 타이베이의 대표 복합문화예술공간인 국가음악청(國家音樂廳) 무대에 올라, 반세기 이상 클래식 음악에 헌신해온 현(絃)의 거장은 그간 코로나19로 문화 생활이 간절했던 타이완 청중에게 사랑 가득한 연말을 선사했고, 또 이번주 금요일(16일) 한국을 빛낸 건반의 거장은 12월의 추위를 녹일 따뜻한 선율로 타이완 관객들의 연말을 아름답게 수놓을 예정입니다.

어느덧 2022년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12월, 사랑하는 가족, 소중한 사람들과 연말연시에 꼭 봐야 하는 공연으로 타이완 관객들에게 손꼽힌 지난 9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요요마 첼로 리사이틀 현장 소식을 오늘 수요산책에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주 타이완을 찾은 클래식계 슈퍼스타는 첼로 거장 요요마는 워낙 활발한 활동하고 있는 첼리스트인만큼 프랑스에서 태어난 타이완계 미국인인 요요마가 반세기 넘게 쌓아온 스펙을 한 줄로 정리해서 설명해드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한번 받기도 어렵다는 그래미 상을 무려 19번이나 받으며 클래식 음악가 중에서 가장 많은 그래미상을 수상한 연주자라는 영광스런 타이틀과 동양인 연주자란 선입견을 깨고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 자유의 메달과 예술공로 훈장을 수여 받고 지금까지 모두 8명의 미국 대통령에게 초청 받아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연주를 맡은 바 있으며,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는 백악관 초청 연주를 전담하다시피 했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라든가 세계적인 거장처럼 수많은 영예로운 수식어가 익숙한 최고의 첼리스트임에도 요요마가 비단 천재성만으로 클래식계의 슈퍼스타가 된 것은 아닙니다.

요요마가 클래식 음악계에서 다른 연주자들보다 월등히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화려한 스펙에 어울리지 않은 친절함과 겸손함 때문일 것입니다.

“음악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서든 연주한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요요마가 한 이 말처럼, 요요마는 2019년 내한 당시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열린 평화음악회에 참석해 음악을 연주했고, 또 같은 해(2019년) 미국이 멕시코 접경에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밝히자,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달려가 연주를 했습니다. 

의미가 있는 장소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첼로의 거장 요요마는 세계 분쟁 주요 지역뿐만 아니라 코로나 백신 접종 현장에서도 첼로를 꺼내 들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장에서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요요마는 이상이 없는지 기다리는 동안 대기자와 의료진에게 바흐의 무반주 모음곡 1번과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선사했습니다. 15분의 첼로 연주는 마법과도 같았습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 현장은 근사한 즉석 콘서트장으로 변했고, 연주가 끝나자 접종 대기자들의 박수 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지긋지긋한 팬데믹 시대에 이런 인간미 넘치는 첼로의 거장이 선사한 마법의 순간이 없었다면 얼마나 더 고단했을까요?

지난 9일 밤 타이베이 국가음악청 콘서트홀에서 2년만에 리사이틀을 연 요요마는  1부 중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코로나19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견뎌낸 이 자리에 여러분 모두 존경합니다”. 타이완 관객들에게 전한 위로와 격려의 말이었습니다.

이날 국가음악청 콘서트 홀 무대는 요요마가 ‘가장 편안한 파트너’라고 말하는 37년 지기 죽마고우이자 실내악 파트너인 영국 피아니스트 캐서린 스톳과 함께 꾸몄습니다.

요요마는 오랜 벗인 캐서린 스톳과 함께 이날 1부에서는 멘델스존의 ‘무언가’를 시작으로 장 시벨리우스의 ‘Was it a dream’, 블로흐의 ‘유대인의 생애’, 드보르자크의 ‘네 개의 낭만적 소품’으로 1부를 마무리 지었고, 2부에서는 케사 카마르고 마리아노의 ‘크리스탈’, 비올레타 파라의 ‘삶의 감사해요’를 들려준 후 ‘탱고의 황제’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르베르탱고’를 그리고 이날 2부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피아졸라가 로스트로포비치를 위해 작곡한 ‘그랜드 탱고’로 관객의 마음을 매료시켰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비롯해서 재즈, 탱고, 전통음악에 이르기까지 사색적이면서도 달콤한 분위기를 연출한 이날 공연 내내 요요마가 지어보인 미소는 그의 첼로 선율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어 타이완 청중에게 음악 그 이상의 따뜻함과 행복감을 선사했습니다.

지난 9일 오후 열린 '요요마&캐서린 스톳' 듀요 리사이틀에서 요요마가 타이완 청중에게 선물한 앵콜곡들.[사진= Rti 한국어방송 손전홍]

2부 공연 끝에 요요마의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와 함께 카메라 플래시를 쏟아냈습니다. 요요마와 캐서린 스톳이 무대를 떠나고 난 뒤에도 관객들은 현장을 떠나지 않고, 박수 소리는 이어졌습니다. 객석을 가득 메운 타이완 청중들로부터 끝없는 앵콜과 박수갈채를 받은 요요마와 캐서린 스톳은 객석의 뜨거운 커튼콜에 영화 음악 ‘오버 더 레인보우’와 베라 린의 ‘We'll Meet Again’으로 화답하며 타이완 청중의 마음을 녹였습니다.

오늘 수요산책 엔딩곡은 타이완 청중과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요요마가 앵콜 곡으로 선택한 일 디보(Il Divo)버전의 ‘오버 더 레인 보우’를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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