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아래의 무지개 공간 - 징징서고

  • 2021.03.24
1999년에 창립된 징징서고(晶晶書庫)는 중화권 지역 최초의 동성애 주제 서점이다. - 사진: 징징서고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캡쳐

타이완에서 여성과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에 최근 20년동안 큰 변화가 일어났는데요. 옛날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없었던 여성이나 동성애자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사람들이 쉽게, 편하게 토론할 수 있는 것이 됐으며,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담은 언론 매체의 보도도 적어졌습니다. 이런 변화의 발생에 타이베이 공관(公館) 지역에 위치한 여서점(女書店)과 징징서고(晶晶書庫)의 공로가 큽니다. 두 서점은 타이완 여성 운동과 동성애 운동 발전에 기여를 많이 했는데요. 그들의 탄생과 사회적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은 타이완 뿐만 아니라 온 중화권에서도 의미 깊은 시도로 보입니다.

여서점은 중화권 지역 최초의 여성주의 전문서점이며, 1994년에 여성 인권 운동가와 양성 평등 이슈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여성에게 대담하게 교류할 수 있고 존중을 받은 편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건립한 서점입니다. 여서점의 여서는 전세게 유일한 여성 전용 중국 문자인데  여성들만 사용하고 어머니가 딸에게만 전수하기 때문에 여서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름처럼 여서점에서는 여자를 위한 책만 판매되는 여성에게 뜻깊은 서점이지만 오랫동안 결손이 나서 2017년에 영업을 종료하게 됐습니다.

1999년에 창립된 징징서고는 중화권 지역 최초의 동성애 주제 서점입니다. 징징의 한자는 맑을 정자를 쓰는데 맑을 정자는 해 일자 3개로 이루어진 글자라서 징징은 6개 해 일자로 볼 수 있지요. 6개 태양이 강렬하게 빛나고 있어 밤에만 활동하는 오명을 가진 동성애자에게 낮에도 열정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6개 해 일자는 또한 동성애의 국제적 상징인 무지개 깃발의 여섯 색깔,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을 뜻합니다.

징징서고의 사장 라이정저(賴正哲) 본인도 동성애자이며, 동성애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는데요. 그는 여서점에 의해 감화를 많이 받고, 1997년 경찰이 동성애자를 몰아내기 위해 동성애자의 집합 장소 ‘228기념공원’에서 야간통행금지를 실시할 뿐만 아니라 공원 근처의 거리 창더(常德)가에서도 대규모 임검을 실시하여 40여 시민들을 경찰청에 데려간 사건과 1998년 영캉(永康)가에 위치한 한 이탈리아 식당은 동성애자 커플의 친밀한 행위에 불만한 고객을 위해 동성애자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표시를 붙인 사건에서 자극을 받아서 동성애자들이 ‘낮에도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생각으로 1999년에 징징서고를 세웠습니다. 동성애자는 언제든 어디든 용감하게, 자기답게 살 수 있는 취지로 징징서고를 세워서 서점의 영업 시간을 밤으로 바꾸라는 의견을 들어도 라이정저는 초심을 잃지 않았습니다.

징징서고은 여서점처럼 여러 사람의 자금을 모아서 설립한 게 아니라 사장 라이정저는 어머니에게 빌린 돈으로 세운 것입니다. 원래 지지하지 않았던 어미니의 인정을 받아서 자신이 동성애 운동에 계속 용감하게 참여할 수 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가 있습니다. 리이정저는 단쟝(淡江)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 출신이라서 공간 배치에 대한 생각이 많습니다. 작지만 아름답고 특별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징징서고는 바로 리이정저의 창의적 산물입니다.

징징서고는 타이완 퀴어 퍼레이드 등 동성애 관련 행사에 장기적으로 참여하고 동성애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애써 왔는데 타이완 동성애 운동의 대표적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점 안에 판매되는 책은 동성애 외에 기타 성소수자 관련 출판물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성애 의미를 담긴 장식품과 동성애자 일상용품도 팔고 있으며, 해외 고객과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독자들을 위해 인터넷 상점도 개설했습니다. 한편, 징징서고는 여러 대학교 근방에 자리잡고 있어서 학생은 전체 소비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징징서고는 동성애자와 대중들의 대화창구로 동성애 관련 서적의 전파, 동성애 운동의 발전과 동성애자 활동 공간의 확장에 이정표적 의미가 있습니다. 다원적 문화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타이완 사회의 유연함을 보여주는 징징서고는 다른 형식의 ‘타이완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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