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최초의 공영시장 ‘시먼홍러우’

  • 2021.04.20
레트로 타이완
은은한 조명의 비춰진 '시먼홍러우'의 모습. [사진= 교통부관광국 제공]

타이베이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중심지이자 젊은의 거리의 대명사인 시먼딩. 지하철 시먼딩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신호등을 건너고 왼편에 위치한 파출소를 지나서 도보로 30초를 걷다보면 왼편으로… 시먼딩의 현대식 콘크리트와 화려한 네온사인이 가득한 건물들과 대비되는 붉은 벽돌의 건축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시먼딩의 붉은 건물이란 뜻을 가진 ‘시먼홍러우西門紅樓’인데요.

100여년 전인 1908년 일제시기에 완공된 ‘시먼 홍러우’는 시먼의 부흥과 쇠락을 지켜보며 항상 함께했는데요. 오늘 레트로 타이완 시간에서는 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붉은 건축물 ‘시먼홍러우’에 대해 살펴볼까합니다.

어제 월요일 퇴근하고 찾은 시먼딩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인파를 뚫고 오늘의 목적지 ‘시먼홍러우’에 앞에 도착했습니다. 붉은 건물을 바라보면서 문득 시먼딩을 상징하는 ‘시먼홍러우’를 내가 언제 제대로 바라보았었지?...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항상 영화를 보거나 밥을 먹으러 시먼딩 영화거리나 식당 골목을 찾았지, 시먼홍러우를 찬찬히 감상해본적은 없었다는것을 깨달았는데요. 그래서 오랜만에 정문에 들어서기 전 여유롭게 은은한 조명에 비쳐진 적갈색에 시먼홍러우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곤 100여 년전 지어진 ‘시먼홍러우’가 타이완에서 현재까지 가장 온전히 보존된 3급 고적 건축물중 하나였지하고 숨을 들이쉬며 그 멋진 자태에 세삼스레 감탄했는데요.

‘시먼홍러우’는 본디 1908년 일본에서 이주해 온 일본인들을 위해 지어진 공영시장이었습니다. 일본 제국이 청일 전쟁의 대가로 청나라에게서 타이완을 할양받게 되었고, 당시 타이완 총독부 건설과에서 근무하던 젊은 일본인 건축가 곤도주로(近藤十郎)가 ‘시먼홍러우’의 설계를 맡아 1908년  완공하였는데요.

일제 시기 일본인에 의해 지어진 건물들이 그러하듯 ‘시먼홍러우’ 역시 당시 일제 시기 유행하던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입니다. 그러나 ‘시먼홍러우’가 지어진 지 언 100년이 지났지만 젊음의 거리 시먼딩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시먼홍러우’인 이유는 바로 젊은 일본인 건축가 곤도주로가 고정관념을 깨고 팔괘 형태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 ‘시먼 홍러우’를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는데요.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깨는 혁신적인 건축물인 ‘시먼홍러우’는 완공될 당시 팔각형태의 붉은 벽돌 건물을 팔각당八角堂이라 불렀는데요…당시 이 독특한 팔각당은 공영시장에 입구로, 그리고 입구인 팔각당과 이어지는 공영시장에 주건물은 십자十字 형태로 지었죠.

일제시기 당시 공영시장으로 사용된 시먼홍러우의 모습이 담긴 사진. [사진= 시먼홍러우 제공]

타이완 최초의 공영시장이었던 ‘시먼 홍러우’는 일제 시기 타이완으로 이주해온 일본인들이 양산洋傘, 신발, 화장품 등 수입잡화와 양과자,싱싱한 채소와 먹거리를 구입할 수있던 장소였습니다. 그리고 1945년 일본 제국이  패망한 후 경극, 유행음악 등을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으로 쓰였다가… 서양 영화가 타이완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시절인 1960년대에 들어서며 ‘시먼홍러우’는 재개봉 극장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개봉관에서 막 내린 따끈따끈한 영화를 뒤늦게 다시 틀던 ‘시먼홍러우’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당시 청소년이었던 5060세대들에게 세상을 향해 뚫린 창이었습니다.

그리고 1994년 공연 <홍러우멍ž시먼칭>을 무대에 올리며 ‘시먼홍러우’는 극장으로써 화려한 재개를 했습니다. 그러나 1997년 ‘시먼홍러우’는 3급 고적으로 지정됐지만 안타깝게도 같은 해 ‘시먼홍루 극장’은 폐업을 결정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0년 화재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당시 팔각당엔 큰 피해는 없었지만 주건물로 사용되던 십자 형태에 건물은 화재로 소실되었는데요. 그러나 ‘시먼홍러우’는 재건을 거쳐 2002년 즈펑처문교기금회紙風車文教基金會가 홍러우극장고적재건紅樓劇場古蹟再生의 임무를 맡아 시먼홍러우를 경극 등 다양한 예술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화려하게 부활시키게됩니다. 그리고 2007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타이베이시 문화기금회가 즈펑처문교기금회에게 바톤을 이어받아 ‘시먼홍러우’를 타이베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 세계에 알리고 있는데요.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타이완 최초의 공영시장이었던 ‘시먼홍러우’의 입구였던 팔각당에 내부에 들어서자 감추고 꾸민 건물에는 없는, 솔직하고 담백하게 …기능적으로 지은 건물에 저절로 생기는 구조적인 아름다움이 공간을 감쌈니다. 현재 타이완에선 일반적으로 팔각형 건물인 팔강당과 십자형의 주건물 그리고 건물 옆으로 나있는 남북 광장까지 통틀어서 ‘시먼홍루’라 일컫는데요.

붉은 벽돌 건물의 빈티지한 건물 내부는 서양식 커피숍이 아닌 옛감성을 느낄 수 있는 찻집과 이색적인 제품을 판매하는 공방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2층엔 현재까지도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며 공연을 하는 작은 공연장이 자리잡고 있는데요. 그리고 매주 토요일,일요일 시먼 홍러우 앞 광장에선 젊음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플리마켓이 열립니다. 매주 주말 플리마켓에선 타이완 청년사업가들이 직접 만든 나무로 만든 이어폰부터 악기, 공예품 등 참신하며 기발한 핸드메이드 물건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도 이곳을 찾을 때면 항상 뭐에 홀리듯이 핸드메이드 제품 두 세개정도는 꼭 사는데요. 늦은 밤까지 활기가 넘치는 ‘시먼홍러우’는 딱 100주년을 맞이한 지난 2008년 제7회 타이베이 도시 경관대상臺北市都市景觀大獎에서 역사공간 활성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빈티지 감성의 붉은 건물 안팎으로 볼거리가 가득한 ‘시먼홍러우’, 시먼딩에 방문하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꼭 시먼딩의 상징인 ‘시먼홍러우’를 천천히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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