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의 레트로 감성에 푹 빠져드는 시간! 손전홍의 레트로타이완입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 해외 SNS에 익숙한 요즘 10대~20대 초반 세대들에겐 생소하지만, 타이완의 1980·90년대생은 타이완 국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와 함께 자랐습니다.
90년대 말 타이완에 등장한 우밍샤오쟌과 PTT批踢踢는 대표적인 1세대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한 때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었습니다.
그때 그 시절 몇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타이완 청소년들은 우밍샤오쟌의 사진첩을 꾸몄고, PTT批踢踢로 친구와 수다를 떨었습니다.
일반인은 물론 연예인들까지 우밍샤오쟌의 사진첩을 꾸몄을 정도로 200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뒤가 없이 앞만 질주하던 타이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시초인 우밍샤오쟌은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며 SNS 강자 자리에서 밀려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우밍샤오쟌 대신 스마트 폰에 최적화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스마트폰에 깔았고, 이렇게 인기 절정에 달했던 타이완형 SNS의 원조 우밍샤오쟌은 고유의 경쟁력을 잃어버리며 기존 사용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되었고, 한때 국민 블로그로 불리우며 토종 SNS의 시초 역할 수행했던 우밍샤오쟌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게 시장을 완전히 넘겨주며 결국 2013년 서비스를 정식 종료하며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타이완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문화, 패션 등 타이완의 레트로 감성을 돌아보는 오늘 레트로타이완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그때 그 시절 타이완인들의 추억의 저장소인 우밍샤오쟌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블로그 열풍’을 일으켰던 1세대 국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우밍샤오쟌은 이름 없는 작은 정거장, 무명의 작은 역이라는 의미로, 우밍샤오쟌은 1999년 당시 국립교통대학교 컴퓨터엔지니어링학과 재학 중이던 젠즈위(簡志宇)가 만든 1세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입니다.
우밍샤오쟌의 인기의 시작은 2003년 사진을 실시간 업로드 할 수 있는 ‘사진첩’과 사진을 볼 수 있는 ‘블로그’, 그리고 댓글을 남길 수 있는 ‘댓글’ 기능 서비스를 추가하면서부터 비롯됐습니다.
여타 SNS와는 다른 200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보낸 타이완 토종 SNS 우밍샤오쟌만의 매력을 꼽자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넘치던 그때 그 시절 디지털 카메라나 2G폰으로 찍은 사진을 집에 있는 컴퓨터를 사용해 우밍샤오쟌의 사진첩에 사진을 업데이트하고, 또 그날의 기분에 따라 사진 아래 감성 글을 끄적이던 재미도 쏠쏠했고, 또 친분 없는 사람들이 나만의 공간에 들어와 사진을 보고 마음대로 퍼가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사진마다 걸어 두었던 ‘비밀번호’ 기능도 우밍샤오쟌만의 감성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때 그 시절 사진첩에 올린 사진마다 ‘너와 나만의 비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 같은 중2병 돋는 비밀번호 힌트를 설정하고 연인이나 친구에게만 사진첩 속 게시물을 보는 권한을 부여하며, 댓글을 남기고 또 좋아하는 음악을 우밍샤오쟌의 개인 블로그의 배경음악으로 설정하는 등 다양한 재미와 소통 서비스를 재현하며 우밍샤오쟌은 당시 젊은 사람들의 필수 사이버 공간이 됐습니다.
또 요즘 소위 인스타나 틱톡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이들이 있기 전 , 우밍샤오쟌은 단순히 블로그 등 소통의 공간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잘생긴 남자를 칭하는 ‘싱난型男’과 예쁜 여자를 칭하는 ‘정메이正妹’ 문화를 탄생시켰고, 우밍샤오쟌은 유명 연예인 여럿을 배출해낸 ‘스타 등용문‘으로, 지금 최정상 자리에 오른 몇 명의 타이완 연예인은 데뷔 전 우밍샤오쟌의 싱난, 정메이 스타로 불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2000년대 당시 우밍샤오쟌은 ‘우밍샤오쟌이 선정한 싱난無名精選型男’과 ‘우밍샤오쟌이 선정한 정메이無名精選正妹’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수려한 외모로 이 코너를 장식한 이들은 엄청난 인기와 함께 우밍샤오쟌 ‘싱난’과 ‘정메이’로 이름을 먼저 알리고, 우밍샤오쟌 ‘싱난’과 ‘정메이’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연예계에 진출한 이들도 여럿 있었죠.
1세대 우밍샤오쟌 정메이의 대표적인 인물로 저우샤오한(周曉涵)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데뷔 전 타이중에 있는 펑자대학교 퀸카로도 이미 타이중 지역에서 유명했던 저우샤오한은 아만다(Amanda)라는 아이디로 우밍샤오쟌 블로그를 개설했고, 당시 우밍샤오쟌 블로그에 올린 사진 속 저우샤오한의 패션아이템이나 메이크업, 헤어스타일은 중, 고등학생들이 따라 할 정도로 파급력이 남달랐고, 저우샤오한은 그야말로 여학생들의 워너비로 떠올랐습니다. 2000년대 당시 저우샤오한의 인기는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까지 번지면서 저우샤오한이 재학 중이던 펑자대학교에 저우샤오한 앞으로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선물과 팬레터가 넘쳐났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저우햐오한은 CF, 예능 등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데뷔했고, 우밍샤오쟌 정메이로 유명하던 저우샤오한이 연예인으로 데뷔한다는 소식은 당시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습니다. 우밍샤오쟌 정메이 출신으로 데뷔 이후 1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 저우샤오한은 올해 TVBS인기드라마 중 하나인 슬기로운 학교생활(機智校園生活) 등 인기 드라마 여자주인공으로 사랑받으며 최정상 여배우라는 자리에서 뚜렷한 궤적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해 2006년 야후타이완에서 인수하면서 한때 가입자수가 700만명을 돌파하며 타이완 사람이라면 우밍샤오쟌 블로그는 하나씩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200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비록 2010년 들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페이스북 등 글로벌 SNS 가 등장하면서 1세대 국민 SNS인 우밍샤오쟌은 결국 2013년 12월 26일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그럼에도 타이완의 1980·90년대생의 추억 한가운데에는 여전히 우밍샤오쟌이 있습니다.
타이완형 1세대 SNS 우밍샤오쟌의 블로그 BGM 배경음악 순위는 지금의 음원차트와 같은 역할로서 당시 가요계의 인기 척도를 가늠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레트로타이완 엔딩곡으로 그때 그 시절 우밍샤오쟌을 점령했던 인기 BGM! 우밍샤오쟌 감성의 원조 천팡위(陳芳語)의 널 사랑해(愛你)를 띄어 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손전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