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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400년 전 네덜란드인들이 세운 요새 '안평고보(安平古堡)'

  • 2022.01.11
레트로 타이완
타이난이 지나온 400년의 역사를 보여주는 안평고보. [사진 = 타이난시정부 관광국 홈페이지 캡처]

레트로타이완시간입니다.

‘평안할 안安, 평평할 평平’ 안평의 사전적 의미는 ‘걱정이나 탈이 없이 평안하다’ 혹은 ‘무사히 잘 있다’ 입니다. 그래서 ‘안평’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도 느긋함, 뭔가 분주한 속세를 벗어난 무릉도원 같은 곳, 속박이라곤 없을 것 같은 고요하고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가 ‘안평’하면 저절로 떠오르는데요.

오늘 레트로타이완시간에서는 타이완과 한국, 한국과 타이완에서 ‘안평’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인물과 대표적인 명소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드려볼까 합니다.

‘안평’하면 청취자님들께서는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우리 주변에는 ‘안평’과 관련된 것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안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입니다.

세종은 소헌왕후 사이에서 문종·수양대군·안평대군·임영대군·광평대군·금성대군·평원대군·영응대군 등 여덟왕자를 두었는데, 그 중 문종·수양대군·안평대군 이 세 사람은 한마디로 넘사벽 천재였습니다.

특히 큰형 문종과 한 살 위인 둘째 형 수양보다 재능이 더 뛰어났던 안평대군 이용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엄마 친구 아들’ ‘엄친아’의 표본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하고 글·글씨·그림에 모두 능하여 당대에 ‘시서화 삼절’이라는 칭호를 받았고, 양사언·김구·한석봉과 함께 조선 전기 4대 명필로 꼽혔으며, 안평대군의 글씨는 활자와 교과서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이처럼 안평하면 떠오르는 인물로는 당연히 세종의 셋째 아들이자 당대 최고의 얘술가인 안평대군이고, 안평하면 생각나는 곳으로는 타이난시 안평구에 위치해 있는 안평고보(安平古堡)있습니다.

현재 타이완의 수도는 북쪽에 자리한 타이베이지만요, 한 세기 전만 해도 타이완의 중심은 안평고보가 위치한 남쪽 타이난(台南)이었습니다. 한국의 경주에 비견될 만큼 유서 깊은 도시인 타이난, 17세기 초 해상왕국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가 타이완에 첫 발을 내디딘 곳 역시 타이난이었습니다.

17세기 초 네덜란드는 타이난을 점령하고 방어 목적으로 1624년부터 질란디아 요새 건설을 시작했고, 장장 10년에 걸쳐 1634년 외부로터 자신들을 지켜줄 질란디아 요새를 완공하였고, 이후 네덜란드는 질란디아 요새를 거점으로 중계무역을 활발하게 벌였습니다.

성을 쌓고 무역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챙긴 네덜란드, 하지만 네덜란드는 타이완 섬 원주민과 한인들을 혹사했고 막대한 세금을 거둬 큰 원성을 샀죠. 다행히 타이완을 수복할 뜻을 품고 있던 정성공에 등장으로 네덜란드의 통치 시대는 끝을 향해 갔습니다.

1661년 3월 정성공은 2만 5000명의 군사를 이끌고 타이완으로 진격했습니다. 치열한 해상 전투에서 정성공 군대에게 참패를 당한 네덜란드는 질란디아 요새 안에서 문을 굳게 잠그고 8개월 동안 저항했지만, 쌔도 너무 쎈 정성공 군대의 맹공격에 견디지 못한 네덜란드는 하는 수 없이 항복했고 해상영웅 정성공에 의해 이로써 38년간의 네덜란드 통치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정성공은 타이완을 수복한 후 38년간 네덜란드가 실시해온 식민체제를 폐지하고 민간무역을 발전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리운 자신의 제2의 고향인 중국 취안저우 안평 지역의 이름을 본떠 네덜란드의 거점이었던 곳을 ‘안평진’으로 바꿨고, 네덜란드가 8개월 동안 버티던 질란디아 요새는 ‘안평진성(安平鎮城)’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후 네덜란드를 몰아낸 민족의 영웅 정성공이 세상을 떠나자 안평진성은 점차 황폐해졌고, 일본 식민지 시기 때 일제에 의해 재건되어 2차 세계대전 후 현재까지 안평의 오래된 성이라는 뜻인 ‘안평고보’로 부르고 있습니다.

침략국인 네덜란드가 방어 용도로 지었고, 오랫동안 학대와 수탈을 당한 시민들을 위해 네덜란드를 쫓아낸 민족의 영웅 정성공이 민간무역 발전을 위한 본거지로 삼았으며, 일제에 의해 재건된 ‘안평고보’는 세상의 풍파를 겪으며 타이난의 지난 400년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2024년 다가오는 안평고보 탄생 400주년을 미리 축하하기 위해 타이난 시정부는 지난달 12월 5일 아주 특별한 공연을 안평고보에서 개최했는데요. 지난달 5일 보기만 해도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안평고보에서는 타이완 색소폰 협회 소속 악단, 타이베이 색소폰 연주단 등 내로라하는 전국 28개 색소폰 합주단 총 700명의 색소폰 연주자가 안평고보에 집결했습니다.

지난달 5일 색소폰 연주자 7백명이 안평고보에 집결했다. [사진 = 타이난시 문화국 홈페이지 캡처]

이날 오후 안평고성에서 펼쳐진 광경은 가히 장관이었습니다. 안평고보 탄생 400주년을 미리 축하하기 위해 색소폰 연주자 7백명이 함께 안평추상곡(《安平追想曲》), 행복한 출범(《快樂的出帆》) 이 두 곡을 한마음으로 연주하는 광경도 입이 떡하고 벌어졌는데 여기에 황웨이저(黃偉哲) 타이난 시장이 직접 지휘자로 나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오늘 엔딩곡으로 등려군의 안평추상곡(安平追想曲)을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레트로타이완시간의 손전홍입니다.

2022-01-10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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