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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타이완 최초의 증기기관차 ‘등운호騰雲號’

  • 2021.12.21
레트로 타이완
타이완의 산업화를 일구었고 근대의 표상이었던 증기기관차 등운호는 현재 국립타이완박물관과 228평화공원 사이 시민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거리에 전시 중이다.[사진= 구글맵 캡처]

레트로타이완시간입니다.

1980-90년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정거장엔 햇빛이 쏟아지네~’라는 멜로디를 듣자마자 은하계를 횡단하는 ‘은하철도 999’를 떠올릴 것입니다.그때 그 시절 많은 이들이 김국환이 부른 ‘은하철도 999’의 주제가를 따라 부르며 날렵한 우주선 대신 하얀 수증기를 뿜어내는 기차를 타고 은하계를 횡단하는 꿈을 꾸었죠, 이로 인해 디젤 기관차와 전기 기관차에 밀려난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기차라고 하면 ‘은하철도 999’의 영향으로 하얀 연기와 ‘칙칙폭폭’ 소리를 내는 증기기관차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은하철도999’ 이후 1990~2000년 사이에 태어나 해리포터 시리즈와 함께 성장한 이른바 해리포터 세대에게도 기차하면 의외로 기계식 기차 대신 해리포터 마법 세계 속 매년 9월 1일 런던 킹스크로스역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호그와트 학생들을 학교까지 데려다 주는 특별한 호그와트행 급행 증기기관차로 인해 연기와 증기를 '칙칙 폭폭' 뿜어 달리는 원시적인 기차를 먼저 떠올립니다.

연기를 뿜어내는 증기기괸차는 세대를 초월해 누구에게나 향수를 자극하는 대상입니다. 아마 우리 가슴 저 언저리에 깔린 추억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영화 해리포터 속 등장하는 호그와트행 특급열차. [사진 = 유튜브 캡처]

그래서 오늘 레트로타이완에서는 칙칙 폭폭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증기기관차에 탄생 역사와 함께 타이완 최초의 증기기관차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18세기 영국에서는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증기기관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룹니다. 1870년대 영국의 기술자 제임스 와트는 기존의 증기기관을 효율적으로 개량하면서 거의 모든 기계가 인간·동물이 가진 힘을 뛰어넘는 거대한 동력을 갖추기 시작했고 이는 곧 교통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석탄 등 무거운 원료뿐 아니라 대량의 완제품까지 빠르게 목적지에 운반할 수 있는 교통수단인 증기기관차에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그러다 영국인 리처드 트레비식이 와트의 증기기관에 있던 응축기를 없애고 대신 보일러에서 발생하는 증기로 움직이는 ‘트레비식 고압 증기기관’을 제작해 증기기관차를 처음으로 시험 운전하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이후 이 트레비식의 기관차를 발전시켜 본격적인 ‘철도의 시대’를 연 사람이 바로 철도의 아버지 조지 스티븐슨이었습니다.엔지니어 출신인 스티븐슨은 트레비식 고압 증기기관과 달리 실린더를 수직으로 장착하고 보일러 등을 개량했고, 이를 통해 시속 20km를 낼 수 있는 증기기관차인 ‘로코모션(Locomotion)’을 개발해 최초의 석탄 수송 철도 노선인 영국 ‘스톡턴’과 ‘달링턴’구간에 투입했습니다.

‘여행’이란 뜻을 가진 세계 최초의 증기기관차 ‘로코모션’호는 지금의 고속열차와 비교하면 기어가는 수준이지만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스톡턴과 달링턴 사이에 철도가 개통되고 그 위에 조지 스티븐슨이 만든 증기기관차 로커모션호가 달린 1825년 당시로서는 마차보다 성능이 우수함을 입증하는 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기차의 빠른 속도는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고, 1830년이 넘어서면서 증기기관차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장거리 운송의 주요한 수단으로 채택되고, 세계 어디서나 칙칙 폭폭 연기를 뿜으며 힘차게 달리는 증기기관차를 볼 수 있게 되었죠.

여기서 잠깐!! 타이완은 언제 처음 증기기관차가 도입됐을까요?

참고로 한국에서는 1899년 미국의 브룩스社에서 제작이 이루어진 모걸(Mogull)형 탱크기관차가 경인선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타이완은 한국보다 11년 앞선 1888년 처음으로 증기기관차를 도입했습니다. 격동의 청나라 말 타이완의 행정장관 격인 타이완순무(臺灣巡撫)로 파견된 류밍촨(劉銘傳)은 청 조정에 철도 건설을 건의했고, 1888년 타이완 최초의 철로를 건설하며 독일의 호엔촐레른(Hohenzollern)사로부터 2대에 증기기관차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는 각각 비바람이 지나가는 것처럼 빠르다라는 뜻에 등운호(騰雲號)와 바람을 다스리다를 뜻하는 어풍호(御風號)라 이름을 지었습니다.

도입 초기에는 등운호 홀로 시커우(錫口)와 다다오청(大稻埕) 구간에서 운행됐고, 1891년 타이베이 교외선인 타이베이-지룽 철로가 완공되며 어풍호가 본격적으로 투입됐습니다. 또한 초기에는 주로 사람을 실고 달리는 객차용도보단 등운호와 어풍호는 다다오청에서 들여오던 화물의 운송이나, 철도 건설 등에 쓰였고, 특히 은하철도 999 속 검정색 열차를 닮은 등운호는 사륜형 증기기관차로 무게는 16톤에 달하고, 2,300kg 무게의 열차 칸을 끌고 시속 35km/h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19세기 말부터 디젤기관차 등 증기기관차보다 편리한 기술이 적용된 기차들이 줄줄이 나타나며 등운호의 입지는 점점 약해져 1924년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다만 타이완 철도 건설과 물자운송 등 청나라 말부터 타이완의 근대화에 크나큰 공헌을 한 등운호는 이후 현재 국립타이완박물관에 전신인 타이완 총독부 박물관으로 옮겨져 보관되며 전시되어 오다, 지난 1987년 1차 복원 과정을 거치쳤고, 또한 최초에 존재했을 당시 등운호 원형의 가장 가까운 색과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해 1999년 타이완철로관리국은 독일 현지로 복원전문가를 파견해 표면에 칠해진 페인트 성분 등 색상 고증과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2차 복구 과정을 통해 100여 년 전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복원해 냈습니다.

흑백사진 속 타이완 최초의 증기기관차 등운호. [사진= 타이완철로관리국 페이스북 캡처]

다시 돌아와 타이완의 산업화를 일구었고 근대의 표상이었던 증기기관차 등운호는 현재 국립타이완박물관과 228평화공원 사이 시민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거리에 전시 중입니다. 박물관과 공원 사이를 걷다 보면 타이완철도의 역사를 한 타이완 철도의 산증인인 등운호를 언제든지 만나실 수 있습니다.오늘 엔딩곡으로 예자셔우(葉佳修)의 시간열차(時光列車)를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레트로타이완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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