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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카바란족 전통 공예 이어가는 ‘인간국보’ 옌위잉 선생

  • 2021.11.16
레트로 타이완
카바란족 전통 공예 바나나 섬유짜기 기술 보유자 옌위잉 선생. [사진= 중화민국 문화부 제공]

레트로타이완시간입니다.

예전에는 온 동네마다 이집 저집에서 직접 옷을 짜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재직 방식으로 옷감을 짜는 일은 무척 고된데다 많은 시간과 공이 들어가 19세기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석유화학 기술로 탄생한 값싸고 손질이 쉬운 인공섬유의 등장으로 전통 옷감은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조선 최고의 풍속화가로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그리고 기산 김준근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기산 김준근의 ‘방직하는 모습’ 풍속도는 당시 옷감 짜는 과정과 그 일의 고담함을 그대로 잘 묘사한 작품입니다.

기산의 ‘방직하는 모습’ 풍속도 속 실을 뽑고 천을 짜고 물을 들이는 방직일을 하는 여인 6명의 모습과 그들의 눈빛은 일관되게 한결같이 무표정입니다.

왼쪽 아래의 흰 치마저고리를 입고 있는 여인은 씨아를 돌리면서 면화의 씨를 빼내고 있고, 그 왼쪽 옆의 초록색 저고리를 입고 있는 여인은 대나무로 솜을 두드려서 잠재우고 있습니다.

또 그 왼쪽으로 흰색 두건을 쓰고 보라색 저고리를 입은 여인은 잠재운 솜을 부풀리고 티를 제거하고 있고, 옆의 남색 저고리를 입고 있는 여인은 가늘고 긴 대에다 솜을 길고 둥글게 말아서 고치를 만들고 있는 것이 보이고, 분홍저고리의 여인은 물레로 실톳을 짓고 있고, 마지막으로 흰색 저고리의 노랑치마를 입고 있는 여성이 실꾸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타이완, 어느 국가에서든지 그 나라 고유에 전통 직물에 따라 생산과정은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대에서 현대까지 기산의 ‘방직하는 모습’ 속 여인들처럼 여러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고유의 고운 전통옷감이 완성됩니다.

타이완 선인들 역시 살림에 쓰는 물건들을 전부 직접 만들어 썼습니다. 그리고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천연섬유로 옷을 지어 입곤 했는데요.

천연섬유를 활용해 만든 타이완의 대표적인 전통 옷감하면 카발란족(噶瑪蘭族, 카바란족은 거마란족 등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고유의 바나나 섬유와 바나나 섬유 짜기 전통 공예 기술이 있습니다.

현재 타이완에는 16개의 법정 원주민족이 있습니다. 카발란족은 지난 2002년 타이완 정부로터 열 한번째로 공식 인정 받은 원주민족으로, 카발란족의 바나나 섬유 짜기 전통 공예 기술은 16개 법정 원주민족 가운데 오직 카발란족만이 보유하고 있으며 계승하고 있는 카발란족 고유의 전통 공예 기술입니다.

카발란족만의 멋과 슬기로움이 가득담겨 있는 우아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바나나 섬유 제품들은 전국에서 오직 단 한 곳!!! 카발란 부족의 주요 거주지인 타이완 동부 화롄(花蓮) 신셔(新社)에 소재한 바나나 섬유 짜기 공예방인 “신셔바나나섬유공방(香蕉絲工坊)”에서 카발란족 출신 장인들이 만든 오리지널 바나나 섬유 제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2002년 정부로부터 법정 원주민족으로 인정 받은 카발란족의 부족 전통 공예 기술인 바나나 섬유 짜기는 전통과 문화를 지키려는 부족의 노력으로 화롄현문화국문화자산심의위원회에 의해 현정부 중요문화재로 지정됐고, 나아가 카발란부족 고유의 전통 공예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교육 및 기술 전수 목적으로 2005년 전국 유일 단 하나뿐인 바나나 섬유 짜기 공예방인 “신셔바나나섬유공방(香蕉絲工坊)”을 설립하게 됩니다.

카발란족의 바나나 섬유 짜기 역사를 돌아보면 바나나 섬유로 짠 옷은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다 정교한 기술로 인하여 다량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그 가치가 높아 과거 카발란부족에서는 높은 직위에 속한 왕족과 귀족 가문만 바나나 섬유로 짠 옷을 입을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고합니다. 보편적으로 카발란족 일반 서민층에서는 바나나 섬유로 만든 옷대신 저마(苧麻 =모시)로 옷을 지어입었다고 합니다.

과거 높은 직위에 속한 카바란부족 내 왕족과 귀족만을 위한 옷감이었던 바나나 섬유. 이 귀하디 귀했던 바나나 섬유의 원료가 되는 것은 바나나 나무의 줄기입니다. 카발란족의 바나나섬유는 바나나 잎을 훑어내고 얻어 낸 바나나 줄기를 물에 담가 두었다가 햇볕에 말려 물기와 불순물을 제거하고 다시 한 차례 물로 세척한 뒤 햇볕에 바짝 말려줍니다.

그리고 이 바나나 줄기를 한 올 한 올씩 쪼개는 과정을 거친 다음 마지막으로 실처럼 얇은 바나나 줄기 섬유를 전통 베틀을 이용해 바나나 옷감을 짭니다. 바나나 섬유를 전통 베틀에 고정시키고 좌우로 엮으다 쫙 펼친 다리가 후들거릴 때쯤 오직 카발란족만 계승해오고 있는 카발란족 고유의 섬세한 바나나 옷감이 완성됩니다.

현재 카발란족 바나나 섬유 짜기 전통 공예는 올해 2021년 중화민국 문화부가 인간국보로 선정한 83세 옌위잉(嚴玉英) 어르신을 중심으로 기술 전승이 이뤄지고 있고, 또한 전국 유일 단 하나뿐인 바나나 섬유 짜기 공예방인 “신셔바나나섬유공방(香蕉絲工坊)”에서는 바나나 섬유 짜기의 보급과 홍보에 나서는 등 카발란족의 전통공예가 후대에 전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처음으로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옛 것, 예전부터 잘 알려졌던 것, 누구나 볼 수 있었던 것이나 무심히 흘려 보냈던 것을 새 것 처럼 찾아내는 것이 진짜 독창적인 것이다”라고 니체는 말한 적이 있습니다.

새로운 소재 개발에 힘쓰는 것보단 니체가 남긴 명언 처럼 우리는 우리의 선조가 남긴 전통 옷감 옛 것을 소중히하고 재활용해 우리 고유의 전통이 담긴 독창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혁신이 아닐까 생각해보면서, 오늘 엔딩곡으로 리즈팅(李芷婷)의 옛 세계의 아름다움(美麗舊世界)을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레트로타이완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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