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그림자극- 피영희

  • 2021.02.01
타이완 가장 요래된 역사를 지닌 피영희(皮影戲)극단 '동화(東華)피영희극단'의 공연 모습- 사진: 동화피영희극단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캡쳐

오늘은 타이완의 전통 그림자극 ‘피영희(皮影戲)’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피영희는 전통 악기의 소리로 이루어진 배경 음악에 맞춰 연행자는 줄거리를 노래하면서 막대기로 인형을 조종하는데 이때 인형의 뒤에서 조명을 비추면 관객들이 흰 천이나 종이로 만들어진 스크린에 투사된 인형의 그림자로 진행되는 연극을 볼 수 있는 겁니다. 한편, 인형 그림자의 외형과 동작은 원숭이의 형상과 비슷해서 피영희는 타이완에서 ‘피후희(皮猴戲)’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피영희는 청나라 시대에 중국에서 타이완으로 전해졌는데요. 중국 피영희의 유래에 대한 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나라 시대 강력한 황제 중심의 중앙 집권 체제를 완성한 황제로 여겨진 한무제로 인해 시작되었다는 의견이 가장 알려진 것 같습니다.

당시 황무제는 매우 총애한 왕비의 죽음으로 너무 슬퍼해서 밥을 잘 챙기지 않고 정사에도 무관심하게 된 바가 있다고 하는데요. 한무제의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고 대신들이 기술을 부리는 술사를 청래하여 죽은 왕비의 혼을 불러와 달라고 했습니다. 술사는 왕비의 모양을 흉내낸 인형을 움직여 그림자를 만들고, 한무제에게 그 그림자는 죽은 왕비의 왕혼이며 밤이 되자 왕비가 돌아올 때 가까이 보면 말고, 멀리 바라보기만 하라고 했습니다. 한무제는 이에 위로를 받았고 다시 기운을 냈는데요. 이것은 피영희의 기원으로 회자됩니다.

피영희가 청나라 시대에 타이완 남부 지역만이라도 100개 이상의 피영희극단이 있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당시 대부분의 피영희극단은 정식 이름이 없으며, 그저 지명이나 극단 중심 인물의 이름으로 서로 구별이 됐는데 일치 시대 타이완 각지의 피영희극단들은 이름을 짓기 시작했으나, 중일전쟁의 발생으로 피영희는 기타 연극처럼 공연 금지되었다가 타이완이 일본 제국의 식민지 통치 시대를 벗어나 중화민국에 반환된 후 비로소 다시 활약하게 되며, 종교 행사와 극장에서 연출되면서 다시 온 사회를 풍미했습니다.

1960년대 중반부터 피영희는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생존을 위협 받고 되면서 극장 시장에서 퇴출했을 뿐만 아니라 피영희극단들도 연달아 해체되고 전업했으며, 현재 타이완에서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피영희극단은 4개 밖에 없습니다.

피영희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인형’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인형들은 옛날에 주로 종이로 제작되었는데 지금 소의 가죽으로 제작된 경우가 많습니다. 인형에는 12개~24개의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 있고, 3개 이상의 막대기로 인형의 움직임을 조종하는데 막대기가 2개밖에 없어서 직진이나 후퇴 동작만 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 뒤돌아서는 동작도 가능하게 됐다고 합니다.

인물 인형은 기본적으로 머리, 팔, 몸, 다리 이 4가지 부분으로 구성되고 있으며, 연행자는 인형 머리를 바꿈으로써 인형을 다른 인물로 변하게 만듭니다. 인물 인형 외에 동물 인형도 있는데요. 피영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 인형은 용, 호랑이 , 소, 돼지 등이 있습니다.

한편, 탁자, 의자, 무기 등 소품,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을 표현하는 산, 가옥, 바닷가 등은 또한 다양한 크기나 종류의 인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조명은 옛날에 유등을 사용했는데 유등 불은 자꾸 흔들려서 투사 효과가 좋지 않았으며, 나중에 전등이 발명되자 안정적으로 빛을 발하는 전구로 바꿨습니다. 현재는 오채찬란색 전구를 통해 화려한 빛을 만들고 연출 효과를 높입니다.

피영희 대본은 전해 내려온 선인들이 손수 쓴 대본이 다수를 차지하는데요. 대본 내용은 대부분 역사적인 사건과 민간 전설 등 전통적인 소재를 다뤘으며, 연출 형식에 따라 ‘문희(文戲)’와 ‘무희(武戲)’로 나눠 있습니다. 문희는 전체  리듬이 느리고 우아한 대사와 노래 곡조, 그리고 복잡한 줄거리를 특색으로 삼으며, 무희는 치밀한 구성과 인형의 활기찬 동작으로 문희에 비해 훨씬 오락성이 짙고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타이완 피영희는 인민의 생활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타이완의 종교 신앙과 절기 변화, 예의 풍속을 반영합니다. 피영희는 대부분 신에게 감사하거나 신의 탄신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에서 공연되며, 이외에 결혼식, 돌찬치, 집들이 등 특별한 행사에서도 피영희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활동하고 있는 4개 피영희극단은 각지 마을과 학교에서 공연함으로써 피영희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노력과 민중들이 전통 예술을 더욱 중요시하는 경향으로 인해 피영희 관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타이완 중요 전통 예술 중의 하나로서 피영희는 계속 전승되어 지속가능한 문화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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