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臺금종장 남우주연상 최초 女수상자 - 천야란

  • 2022.10.31
현대 속 전통기예
가자희 배우 천야란(陳亞蘭)은 10월 22일 타이베이 국부기념관에서 열린 제57회 금종장(金鐘獎-골든벨 어워즈)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 사진: CNA

지난 10월 21일부터 22일까지 타이완 방송시상식 금종장(金鐘獎-골든벨 어워즈-Golden Bell Awards, GBA)이 개최됐습니다. 올해 금종장 시상식에서는 남우주연상 최초의 생물학적 여성 수상자가 탄생됐는데 이 영광을 안게 된 배우는 타이완에서 시작된 유일한 전통희극 가자희(歌仔戲)의 배우인 천야란(陳亞蘭)입니다. 그녀는 TV가자희 《가경군의 타이완 여행(嘉慶君遊台灣)》으로 올해 금종장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가자희 배우 천야란(陳亞蘭)은 TV가자희 《가경군의 타이완 여행(嘉慶君遊台灣)》에서 남자주인공 ‘가경군’ 역을 연기하며 제57회 금종장(金鐘獎-골든벨 어워즈) 남우주연상 최초의 생물학적 여성 수상자가 됐다. – 사진: ‘천야란가자희-가경군의 타이완 여행(陳亞蘭歌仔戲-嘉慶君遊臺灣)’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천야란은 1965년 11월 8일 타이완 외딴섬 펑후(澎湖)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천신티엔(陳欣湉)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모두 가자희 배우인 천야란은 3살 때 가자희 무대에 처음 섰고, 18살 때 아버지의 가자희 극단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3년 후인 1984년 가자희계의 거장인 양리화(楊麗花)에게 발탁되어 양리화가자희단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녀의 예명인 야란은 바로 스승인 양리화가 천야란이 존경하는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Alain Delon, 亞蘭德倫)의 이름을 따서 지어준 것입니다. 꾸준한 연습과 풍부한 무대 경력으로 가자희 모든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지만 천야란은 ‘소생(小生)’ 역을 연기하는 것으로 유난히 유명합니다. 가자희의 배역은 남녀노소와 신분, 성격에 따라 크게 생(生·남자 역), 단(旦·여자 역), 정(淨·분장한 배역), 추(丑·어릿광대 역)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고 또 그중 생은 나이에 따라 동생(童生), 소생, 노생(老生)으로 나뉘는데 소생은 젊은 남자 역을 가리킵니다.

가자희 배우일 뿐만 아니라, 천야란은 타이완 막장 드라마 배우이자 예능프로 MC이기도 하고 금종장 최우수 여우주연상과 최우수 예능프로그램 진행자상 부문 후보에 오른 바 있습니다. 또한 천야란은 타이완어 가수로 1991년부터 현재까지 3장의 앨범과 10곡의 싱글, 10곡의 듀엣 싱글 등 작품을 발표했으며, 그중 첫 앨범 《정 없는 인간, 정 있는 하늘(無情人有情天)》로는 1994년 타이완 최대 음악시상식 제6회 금곡장(金曲獎) 최우수 신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습니다.

이렇게 연기, 가수,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두 상당한 성적을 거뒀으나 천야란은 “가자희 배우 할 때는 가장 행복하고 뿌듯하며 가자희를 전승하는 것은 자신의 최대의 사명”이라며, “가자희는 타이완에서 시작되고 발전하는 타이완 특유의 문화로, 이 문화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쇠퇴하여 결국 다큐멘터리나 사진을 통해서만 가자희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날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쇠퇴해가는 가자희 문화를 전승•발양하기 위해 천야란은 2011년 천야란가자희단을 창립했고, 2017년 타이베이시 가자희홍보협회를 설립하여 가자희를 직접 가르칠 뿐만 아니라 가자희와 타이완어 속담 관련 서적들을 보존•관리하기 위해 타이베이시정부 문화국과 협력하여 가자희 도서관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천야란을 비롯한 가자희 종사자들의 노력과 땀으로 2019년 천야란이 스승 양리화와 함께 제작한 가자희 《충효절의(忠孝節義)》가 타이완 텔레비전 공사(台視 TTV) 채널의 8시 황금시간대에 방영될 수 있었는데, 이는 TV가자희가 16년 만에 다시 8시 황금시간대에 방영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3년 후인 2022년 천야란은 가자희 사극 《가경군의 타이완 여행(嘉慶君遊台灣)》을 선보였는데, 이 TV가자희는 총 30부작으로 누적 시청자수가 1천 5 백만을 기록했습니다.

《가경군의 타이완 여행》은 타이완의 민간전설로 청나라 견륭제 시대에 아직 황태자로 책봉되지 않은 가경제가 미복차림으로 타이완에 와서 민정을 살피며 여행하는 이야기로,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타이완어 드라마, 가자희, 포대희(布袋戲), 가요 등 각색작품이 많습니다. 타이완에서 매우 유명한 민담이지만, 역사자료에 따르면 가경제가 평생 타이완에 온 적이 없습니다. 그럼 이러한 민담이 왜 전해져 내려오고, 또 민담의 주인공은 왜 가경제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역사학자들이 “가경제가 강희제, 옹정제, 견륭제보다 타이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타이완 출신 무장인 왕득록(王得祿)을 중용했을 뿐만 수년 동안 타이완을 위협했던 해적 차이쳰(蔡牽)을 토벌하기도 해서 당시 타이완인들이 가경제에 대한 인상이 좋아 가경제 관련 전설을 많이 탄생시켰다고 추측했습니다.

가자희 전승에는 혁신적인 요소와의 결합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천야란은 《가경군의 타이완 여행》을 만들었을 때 가자희의 기본적인 규칙을 지키면서도 컴퓨터 에니메이션 기술을 이용하며 만화가 샤오나오나오(小峱峱),패션 디자이너 왕옌시(王彥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하여 전통 가자희에 새로움과 신선함을 더했을 뿐만 아니라, 팟캐스트와 NFT에 콘텐츠를 업로드함으로써 국내 수출 판로를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기술을 활용했으니까 《가경군의 타이완 여행》의 총 제작비는 뉴타이완달러 1억 원(한화 약 44억, 2022.10.31.기준)을 넘어섰고, 중화민국 문화부와 민간기업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자금이 턱없이 부족해서 천야란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가지고 있었던 부동상 3곳마저 매각했습니다.

 “삶을 위해 연기하고, 전승을 위해 공연하”는 천야란은 《가경군의 타이완 여행》에서 성별을 초월한 뛰어난 연기력을 발휘하여 생물학적 여성 배우 처음으로 금종장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수상까지 이뤄낸 쾌거를 거두면서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또 천야란을 시작으로 더 많은 영역의 더 다양한 성질의 배우들이 금종장에서 빛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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