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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여신 축제에서 들리는 악기의 소리 - 초각(哨角)

  • 2022.09.19
현대 속 전통기예
마주(媽祖) 여신 축제에서 필수의 악기로 사용되는 ‘초각(哨角)’을 직접 손으로 만든 장인 웨이요우쳰(魏幼謙) - 사진: '중화문화총회(中華文化總會)'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타이완은 중화민국헌법상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으며, 도교, 불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등 20여 개의 종교 신앙이 공존하는 다원적 양상을 띠고 있습디다. 특히 타이완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바다에 기대 살아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바다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종교 신앙인 마주(媽祖) 여신은 타이완 사회에서 가장 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신앙이며, 매년 음력 3월 때 쯤 전국 곳곳에서 개최되는 마주 여신의 탄신일을 축하하는 행사들만큼 성대하고 참여자가 많은 종교적 활동이 없습니다. 마주 여신 축제에서 항상 북, 징, 소르나이 등 다양한 악기의 소리가 하늘을 찌르는 듯 커다랗게 울려 퍼지는 데, 오늘 현대속전통기예 시간에서는 마주 여신 관련 행사에서 필수의 악기로 사용되는 ‘초각(哨角)’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초각은 황동으로 만든 금관악기로 길이가 120여 센치미터이며 휴대가 용이하도록 반으로 접어질 수 있습니다. 초각의 모양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스트레이트형으로 소르나이와 비슷하게 보이며, 크기가 큰 것이 있고 작은 것이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L자 모양으로 색소폰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이 두 가지 모양의 초각은 모두 마주 여신 순례행사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베이강 차오티엔궁(北港朝天宮), 루강 티엔허우궁(鹿港天后宮), 다쟈 전란궁(大甲鎮瀾宮) 등 타이완의 몇 개의 유명한 마주 사당들에서 모두 스스로의 초각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각의 소리는 낮고 위엄넘쳐서 악귀가 마주 여신의 순찰에 방해하지 못하도록 경고하는 작용이 있다고 하고, 또 행사에서는 초각단은 항상 마주 가마 앞에 있어 초각을 불고 있기 때문에 마주 여신을 위해 길을 열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그럼 초각의 유래는 어떻게 되나요? 전설에 따르면 초각은 중국의 신화에 등장하는 제왕(帝王)인 황제 헌원씨(黃帝軒轅氏)에 의해 탄생한 악기라고 합니다. 원래는 군대 행진이나 왕 또는 귀인의 행차에서 연주하던 악기였으며, 백성들이 초각 소리가 몇 번 울리는지에 따라 지금 행차하고 있는 관원의 계급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청나라 시대에는 황제가 마주가 천후(天后), 천비낭낭(天妃娘娘), 천상성모(天上聖母) 등으로도 불리는 만큼 하늘에서 황제, 황후와 같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생각해서 백성들에게 마주 여신 탄신일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초각을 부는 것을 허락해 줬으며, 그때부터는 초각은 마주 여신 행사의 필수 악기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타이완에서 거의 반 이상의 수작 초각은 이 장인의 손에서 탄생했다고 하는데 이 장인은 웨이요우쳰(魏幼謙, 위유겸)이라고 합니다. 웨이요우쳰은 1925년 타이완 남서부 위치한 윈린현(雲林縣) 베이강(北港)진에서 태어났으며, 2021년 2월 28일 향년 96세로 타계했습니다. 베이강진에는 타이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있는 마주묘인 베이강 차오티엔궁이 자리잡고 있으며, 마주 문화 추진팀을 지닐 정도로 마주 신앙이 굉장히 강하고 활발한 지역입니다.

집이 바로 베이강 차오티엔궁 뒤쪽이 있던 웨이요우쳰은 12살 때부터 지붕 판금 기술을 배웠으며, 20살 때는 차오티엔궁의 초각단인 진위단(震威團)에 가입했습니다. 어느날 그는 초각단이 청나라 시기 중국 취안저우(泉州)에서 구입해들였던 초각 가운데 이미 여러 개가 낡고 손상된 것을 발견했고, 판금 기술을 활용해 파손된 부분을 수리했고, 이 외에도 단점을 개선하여 소리의 공명을 강화시키도 했습니다. 이후 그는 기능 및 음질이 더 나은 초각을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초각은 황동을 열에 가하여 녹인 후에 거푸집 속에 부어 냉각시킨 다음 응고시키는 방법으로 만들었는데, 웨이요우쳰은 3년 동안 모색한 끝에 새로운 제작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그는 황동을 액체로 녹이지는 않고 직접 고체인 채 그대로 가공했으며,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초각은 소리가 훨씬 우렁차고, 무게가 가볍며 연주하기에 용이해지고, 연주 가능한 음도 많아졌습니다. 웨이요우쳰은 생전에 항상 매년 초에 여러 초각들을 먼저 만들어 놓고 음력 3월 때 쯤 각 마주묘가 잇따라 축제 준비에 들어가면서 초각이 필요하게 되면 바로 쓸 수 있도록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축제가 다 끝난 후에는 수리 및 유지 보수 작업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유일무이한 제작 기술을 발명하고 직접 손으로 초각을 만드는 타이완 최초의 수작 초각 장인으로서 웨이요우쳰은 생전에 윈린현으로부터 전통기술보존자로 인정받았습니다. 비록 그는 작년 2021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공헌은 영원히 기억될 것임을 믿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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