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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전통기예4] '손맛'이 살아있는 화등... 화등 수예가 샤오자이간(蕭在淦)

  • 2022.08.29
현대 속 전통기예
타이완 국보급 화등(花燈) 수예가 샤오자이간(蕭在淦) - 사진: 중화문화총회(中華文化總會) 사이트 페이지 캡쳐

타이완 중요한 전통 명절 중 하나는 음력 1월 15일의 원소절(元宵節)입니다. 원소절, 즉 정월대보름은 새해의 첫 보름달을 기리는 명절로, 타이완인들은 설날 이후의 첫 번째 절기인 이 날을 경축해왔습니다. 이 날이 되면 타이완 전국 곳곳에서 축해 행사를 개최하며, 집집마다 탕위안(湯圓, 찹쌀 가루로 경단을 만들어 속을 넣고 끓여 먹는 음식)을 끓여 먹습니다. 탕위안 먹기 외에도, 원소절에는 남녀노소 기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색깔이 알룩달룩하고 다양한 형태의 아름다운 화등(花燈)을 구경하러 가는 풍습이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현재 원소절 화등 축제에서 볼 수 있는 화등의 모양과 기능은 부단히 다양해지고 있으며,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기술을 운용해 만든 ‘하이테크 화등’까지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화등의 출현과 발전으로 인해, 철사 골격 제작부터 천 붙이기까지 모두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작 화등이 점차 없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을 가진 화등 수예가도 많이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타이완에서 얼마 남지 않은 국보급 화등 수예가 중 하나인 올해 96세인 샤오자이간(蕭在淦) 사부 생각에는 “수작의 가치는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샤오자이간(蕭在淦) 사부가 만든 화등(花燈) 작품들 - 사진: 중화문화총회(中華文化總會) 사이트 페이지 캡쳐

어렸을 때부터 각종 장난감을 만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던 샤오자이간 사부는 어린 시절 이웃 사람이 손으로 화등을 만드는 것을 보고 화등 제작에 대한 관심이 생겨 화등 제작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으며, 17살 때 일본군에 징집되어 3년 동안 일본 가나가와, 나라 등 공군 기지에서 비행기 정비 훈련을 받고 있었을 때도 향후 본격적인 화등 제작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여가 시간을 활용해 관련 공예기술을 습득했습니다. 타이완에 돌아온 후에도 상점을 운영하는 것 외에도 여가 시간에 장례나 제사 때 태우는 지전·종이 인형·모형 집 따위의 물건을 만드는 연습을 했습니다. 이렇게 샤오자이간 사부는 10여 년에 걸쳐 화등 제작에 필요한 기술을 다 습득했으며, 이후 80여 년이나 화등 수예가로 활동해 왔습니다.  

샤오자이간 사부는 수 십 년동안 화등 제작을 해오면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바로 “등롱(燈籠)과 화등의 차이점음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인데, 샤오자이간 사부는 과거 등롱은 단순적으로 손전등처럼 빛을 내어 어둠을 밝히는 것으로 이용됐었고, 반면에 화등은 하나의 예술이며, 열두띠, 기린과 같은 상서로운 동물, 꽃 등 다양한 모양이 있고, 어떤 일이 발생했으면 그것까지 영감으로 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따라서 샤오자이간 사부는 동물, 식물 뿐만 아니라 ‘사회 사건’과 ‘정치’를 주제로 한 화등도 즐겨 만듭니다. 예를 들면 샤오자이간 사부는 2014년 타이완에서 벌어진 학생운동인 해바라기 학생운동(太陽花運動)에서 영감을 얻어 화등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샤오자이간 사부 작품 중 가장 어렵고 제작하기에 가장 많은 심력과 시간이 소모되는 부분은 나무나 철사로 화등 골격을 짜 맞추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골격이 일체로 형성돼야 천이 잘 붙을 수 있는데 이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또 동물 모양 화등의 경우에는 골격만 봐도 무슨 동물인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샤오자이간 사부는 밝혔습니다.  

샤오 사부는 1990년부터 자신의 이름으로 신주 도성황묘(新竹都城隍廟)가 개최한 화등 대회에 출전했고 3년 연속 1등상을 수상하며 ‘금문보장(金門保障)’이라고 새겨진 금으로 만든 작은 상패를 수여됐습니다. 신주 도성황묘는 타이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성황야(城隍爺)묘로 1748년에 창건됐습니다. 과거에는 주첸(竹塹, 신주의 옛 지명) 지역의 종교적이고, 사회적, 문화적인 중심으로 숭고한 역사적 지위를 갖추고 있습니다. 사당에서 매년 다양한 행사를 여는데, 그 중 1932년부터 매년 한번씩 개최되는 원소절 화등 대회는 타이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화등 대회로,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을 거두게 되면 도성황묘가 가진 ‘금문보장’ 현판의 축소판, ‘금문보장’이 새겨진 금패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이 ‘금문보장’ 현판은 청나라 시대인 1887년, 신주 지역에 가뭄이 들었는데 당시 신주의 지현(知縣, 명청 시대의 현의 일급 행정 수장)이 도성황묘 성황야에게 기우제를 지냈고, 그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도성황묘에서 광서 황제로부터 이 형판을 받은 것입니다. 현재 이 현판은 정전 높은 곳에 걸려 있으며, 비를 바랐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샤오자이간 사부에게는 화등은 그저 원소절이면 만드는 것일 뿐의 존재가 아닌 제작자만의 미학과 기술을 보인 예술품이자 역사와 삶이 담겨진 기록물이기도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화등을 제작하는 데 더 편리하고 탄력적인 건 맞긴 맞지만 전통방식으로 만들어져 수예가의 손맛이 살아있는 수작 화등은 훨씬 더 정감이 깊고 제작자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중화문화총회(中華文化總會) 사이트 페이지 캡쳐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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