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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뛰어난 목소리 연기를 가진 포대희 장인 - 황원저

  • 2022.06.20
현대 속 전통기예
뛰어난 목소리 연기로 ‘팔음재자(八音才子)’라는 칭호를 받은 타이완 포대희 장인 황원저(黃文擇, 황문택) - 사진: '피리포대희(霹靂布袋戲)'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지난 6월 12일 타이완을 대표하는 포대희(布袋戲) 거장인 황원저(黃文擇, 황문택)가 세상을 떠났고 어제 6월 19일 추모 행사가 열렸습니다. 황원저는 타이완 포대희 역사상 가장 큰 영향력이 있었던 유파인 ‘오주파(五洲派)’의 창시자인 황하이다이(黃海岱, 황해대)의 손자이며, 생전에 타이완 가장 유명한 포대희 브랜드 ‘피리(霹靂, 벽력)’를 창립했고 타이완 포대희를 국제로 알리는 데 크게 이바지를 했습니다. 오늘은 황원저의 생애사적과 황씨 포대희 집안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포대희는 17세기 중국 푸젠(福建) 지역에서 시작되었던 인형극이며, 청나라 시기인 1750년대 많은 중국인들이 타이완으로 이주하면서 유입됐습니다. 나무와 천으로 만들어진 인형 속에 손을 넣어 조종해야 해서 ‘장중희(掌中戲, 손바닥 연극)’로도 불립니다.

타이완 포대희 이야기를 할 때면 황씨 극단은 절대 놓쳐서는 안됩니다. 황씨 극단의 창립자 황하이다이는 일제시기인 1901년 타이완 서남부 윈린(雲林)현에서 태어났으며, 어렸을 때부터 포대희 배우이던 아버지에게 포대희를 배웠고 18살 때부터 독자적으로 인형을 조종할 수 있게 됐습니다. 28살 때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아버지의 극단을 물려받고 극단 이름을 ‘금춘원(錦春園)’에서 ‘오주원(五洲園)’으로 바꿨습니다. 일제시기에는 황민화정책의 시행으로 포대희 공연에 있어 많은 제한을 받고 있었으나 일제 식민지에서 벗어난 뒤 타이완의 전통극들이 다시 유행하여 대량 인력이 필요하게 됐으며 이때 황하이다이는 수많은 제자를 받아들여 그들에게 각종 조종기술과 공연기법 등을 전수했습니다. 제자의 수가 많아지면서 ‘오주파’는 타이완 포대희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계파가 되어 오랜 기간 동안 계속 거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창조한 캐릭터인 ‘운주대유협---사염문(雲州大儒俠---史艷文)’은 1세대 포대희 스타로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황하이다이에게는 8명의 아들과 4명의 딸이 있었는데 그중 차남인 황쥔슝(黃俊雄, 황준웅)은 또한 타이완 포대희의 대표적인 인물이었습니다. 황쥔슝은 1950년대부터 인형의 크기를 늘리고 의상과 무대 세팅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고 음악도 과감하게 유행음악을 사용하기 사작하여 ‘금광(金光)포대희’의 선구자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1970년부터는‘운주대유협---사염문’을 주인공으로 삼은 포대희 드라마 시리즈를 제작하고 텔레비전을 통해 선보였는데 97%라는 최고시청률로 사람들의 출근이나 등교까지 위협하는 수준이라 결국 방송금지를 당했을 정도로 타이완 전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1988년 황쥔슝의 아들 황원저와 황챵화(黃強華, 황강화)가 아버지의 포대희 사업을 물려받고 현재 타이완 포대희를 대표하는 작품인 ‘피리’ 시리즈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황원저와 황챵화는 ‘피리’포대희 시리즈에서 사염문과 같은 옛 캐릭터들의 출현율을 크게 저하시키고 소환진(素還真) 등 새롭게 개발한 캐릭터들을 속속 등장시켰습니다. 소환진은 피리포대희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이며, 정직하고 성실한 사염문에 비해 모략을 잘 꾸미고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캐릭터입니다. 황원저와 황챵화는 처음에는 비디오 시장을 통해 포대희를 선보였고 이후 케이블TV에 진출하여 ‘피리위성방송국을 통해 제작한 영상물을 송출했습니다. 이후 팬클럽 운영과 굿즈 판매 등 방식으로 많은 젊은 시청자들을 이끌어 더욱 든든한 팬덤을 형성했습니다. 2000년에는 포대희를 영화로까지 옮겨 전 세계 최초의 포대희 영화 《성석전설(聖石傳說)》를 상영했습니다.

피리포대희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소환진(素還真) - 사진: 웨이스(威視)제공 via CNA

피리포대희 속의 모든 캐릭터들의 대사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한 사람만이 더빙을 한 것인데 이 더빙을 맡은 사람은 바로 황원저입니다. 이로 인해 황원저는 피리포대희의 모든 캐릭터에게 생명과 영혼을 부여해 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4000개 이상의 캐릭터를 더빙했을 정도로 목소리 연기가 엄청나게 뛰어나서 ‘팔음재자(八音才子)’라는 칭호를 받았습니다. 팔음재자는 피리포대희 속에서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을 완벽하게 모방할 줄 아는 캐릭터인 남궁포인(南宮布仁)의 별명에서 따온 것입니다.

황원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황쥔슝을 따라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포대희 공연을 했으며 32살 때 형인 황챵화와 함께 피리포대회를 창립하여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목소리 연기로 아버지 황쥔슝에 이어 타이완을 대표하는 포대희 배우가 되어 국내외에서 큰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가 10개월을 거쳐 녹음 작업을 힙겹게 완성한 포대희 영화  《소환진》은 올해 1월 말에 개봉했는데 이 영화는 2022년 타이완 가장 권위있는 영화시상식 중의 하나인 타이베이영화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시각효과상, 의상 디자인상, 우수기술상 등 4개 후보에 올랐는데 아쉽게도 그는 6월 12일 병으로 생을 마감해서 이 영화는 그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비록 황원저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세상에 남긴 작품들은 결코 시들지 않고 오래도록 빛날 것이고 그의 목소리도 타이완인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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