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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i 중앙방송국Rti 중앙방송국[인터뷰] 전통 직조 공예 커스(緙絲) 기술자와의 만남

  • 2022.06.06
현대 속 전통기예
전통 직조 공예 커스(緙絲)를 하는 여우수한(游述涵) 선생님 - 사진: 진옥순

지난 5월 25일과 26일에 저와 손전홍 아나운서님은 타이완 북부 이란(宜蘭)에 위치한 이란 전통예술센터(宜蘭傳藝中心)를 다녀왔습니다. 청취자분이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예전에 ‘꽃보다 타이완 시간’에서 이란 전통예술센터에 대해서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저는 손전홍 아나운서님과 함께 직접 거기로 가서 구경도 해보고, 여러 전통기예도 체험해 봤는데 그중 하나가 커스(緙絲, 격사)라는 직조 공예입니다. 커스는 타이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공예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할 줄 아는 사람은 더 드뭅니다. 저도 예전에 커스라는 걸 한번도 들은 적이 없고, 이번 기회를 통해 커스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됐는데요. 그래서 커스에 대해서 좀 더 알기 위해, 또 청취분께 커스가 무엇인지를 소개해드리고 싶기도 해서 거기의 커스 선생님인 여우수한(游述涵)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해봤습니다. 여우수한 선생님은 인간국보(人間國寶) 황란예(黃蘭葉) 선생님의 학생입니다. 오늘 현대속전통기예 시간에서여우수한 선생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타이완에서의 커스 발전 상황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타이완 커스(緙絲) 분야의 인간국보(人間國寶) 황란예(黃蘭葉) 선생님 - 사진: '황란예 커스 공예관(黃蘭葉緙絲工藝館)'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우선, 커스란 무엇일까요?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사극, 특히 궁궐을 배경으로 한 중국 사극을 볼 때 갖가지 무늬와 문양이 아주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왕실 의물, 예를 들면 임금이 입는 곤룡포가 눈에 매우 띄죠. 사실은 옛날 중국 임금이 입었던 곤룡포와 제후들이 입었던 의상들이 바로 커스로 만든 것입니다. 커스 직물은 자수(刺繡) 직물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기존의 바탕천에 문양을 수놓아 장식하는 자수와 달리 커스는 실을 씨와 날로 얽어서 베틀로 짠 직조 기술입니다. 그래서 자수는 ‘금상첨화(錦上添花, 아름다움에 또 아름다움을 더하다)’의 기법이라고 한다면 커스는 ‘무중생유(無中生有,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무언가를 창조하다)의 기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커스 기술이 훨씬 더 정교하고 복잡해 하나를 완성하려면 몇 달 또는 몇 년이 필요합니다. 이로 인해 예부터 커스는 ‘직중지성(織中之聖, 직물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고 ‘커스 1치는 금 1치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우 희귀했습니다. 커스는 2009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커스는 4000년 전 고대 이집트의 커마오(緙毛, 격모)라는 공예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나라 때 비단길 또는 실크로드(Silk road)를 통해 중국에 전해졌습니다. 당·송 시대에 중국인이 커마오 기술을 생사 직물 제조에 응용하게 되면서 기술 명칭이 커마오에서 '커스’로 바뀌었으며, 이때부터 커스는 황실 의복 제조에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커스는 일본으로 전해졌고 일치시대에는 타이완으로 유입됐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타이완에서 싹트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가 되어서였습니다. 황란예 선생님은 가장 일찍 커스 기술에 접하게 된 타이완인 중 한 명으로 열심히 커스를 배우고, 나아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술을 창조하기도 했으며, 2020년 중화민국 문화부로부터 무형문화재 보존자로 인정받으셨습니다. 황란예 선생님은 최근 몇 년간 커스 인재 육성에 힘을 많이 기울이고 계시는데 제가 그날에 인터뷰한 여우수한 선생님은 바로 그 중 한 명입니다.

여우수한 선생님은 황란예 선생님의 학생일 뿐만 아니라 문화부 문화자산국에서 뽑힌 재직 예생이기도 합니다. 예생은 해당 기예의 후계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4년에서 6년 사이 해당 기예 보존자 밑에서 배우고 학습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말하자면 여우수한 선생님은 황란예 선생님의 제자이십니다. 그럼 여우수한 선생님이 커스를 처음 접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일까요? 또 예생이 되고 싶어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우수한(游述涵) 선생님이 만든 커스(緙絲) 작품 - 사진:진옥순

여우수한 선생님은 어느날 이란의 뤄둥 동네 대학교(羅東社區大學)에 커스 수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커스가 무엇인지 궁긍하셔서 그 수업을 들어보셨는데 거기서 황란예 선생님을 만나게 되셨습니다. 커스가 너무 재밌어서 여우수한 선생님은 2번째 만남에서 황란예 선생님께 황 선생님의 팀에 가입하고 싶다고 하셨고, 이후 직장까지 그만두고 커스에 집중하게 되셨습니다. 그리고 약 1년 뒤 여우수한 선생님은 예생 선발 시험이 곧 진행된다는 소식을 알게 되고 도전을 해보기로 하셨습니다. 그 시험은 대학원 면접 시험과 비슷한대요. 교수들이 지원자가 해당 공예를 충분히 이해하고 사랑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여러 질문을 던졌습니다. 최종학격자는 2명 밖에 없었는데 여우수한 선생님은 바로 그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최소 4년 동안 황란예 선생님 밑에서 커스를 배우고 졸업한 후 여우수한 선생님은 정부가 졸업 예생을 위해 마련한 프로젝트, 예를 들면 학교에서 수업하거나 이란 전통예술센터에서 인턴하거나 등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계속 커스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황란예 선생님은 뤄둥 동네 대학교에서 수업하는 것 외에도, 작품전시와 강좌를 통해 커스를 전파하고 계십니다. 예를 들면 최근에 황란예 선생님은 국립고궁박물원의 요청을 받아 커스를 테마로 한 전시회에 참여하셨습니다. 황 선생님은 다른 커스 선생님과 협력하여 중국 송나라 때의 커스 명작 신선들이 산다는 산 속 누각-仙山樓閣(선산누각)의 일부를 재현하셨는데 크기가 크진 않지만 하루에 14시간씩 일해 한 달 여가 걸려서 완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또, 지금 코로나19 로 인해 하지는 못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전에는 많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이 수학여행에서 황란예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체험 교실에 가서 커스DIY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여우수한 선생님은 커스 기술이 매우 복잡해서 기초를 제대로 다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현재 황란예 선생님의 도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해낼 수 있는 제자가 많지 않아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커스를 전파할 수 없지만 나중에 인력이 충분해지면 더욱 적극적으로 커스를 알릴 예정이라고 하셨습니다.

한편, 황란예 선생님은 한 다도 선생님과 협력하여 타오위안 국제 공항의 제1여객터미널에서 커스로 만든 가방이나 장식품들을 판매하고 계시는데요. 커스로 만든 제품이 어떻게 생기는지, 또 만질 때의 촉감이 어떤지 궁금하신 청취분께서 나중에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오시게 되면 그 가게를 한번 찾아보세요. 그리고 좋아하시면 선물이나 기념품으로 하나 구입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란 전통예술센터 황란예 커스 문예관에서 일하시는 여우수한 선생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유해봤는데요. 재밌게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우수한游述涵(중) 선생님과 함께한 진옥순(좌), 손전홍(우). - 사진: RTI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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