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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가장 오래된 사당이자 최초의 마주여신 사당 - 펑후 천후궁

  • 2022.05.09
현대 속 전통기예
타이완에서 가장 오래된 사당이자 최초의 마주(媽祖)여신 사당 펑후(澎湖) 천후궁(天后宮, 티엔허우궁) - 사진: '타이완 종교 명승지 100곳' 사이트 페이지 캡쳐

오늘은 타이완에서 가장 오래된 사당이자 최초의 마주(媽祖)여신 사당, 외딴섬 펑후(澎湖)에 위치한 천후궁(天后宮, 티엔허우궁)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펑후는 타이완섬에서 서쪽으로 약 50km 떨어져 있는 타이완 해협 상의 군도입니다. 사방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 예전부터 변화무쌍한 바다에 의존해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해서 바다의 수호신인 마주여신을 수백 년 동안 숭배해 왔습니다.  

중국 역사서에 따르면 한족들이 남송(1127년~1279년) 시대부터 펑후로 이민을 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펑후 천후궁은 한족 사람들이 타이완 지역에 와 개간을 시작하면서 건설한 첫 번째 사당으로, 그 역사는 명나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400년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사료는 명나라 시기 1604년에 중국 도사(都司, 무관 정4품으로 직무는 참장, 유격과 유사하였음) 심유용(沈有容)이 천후궁에서, 중국과 무역을 꾀해 펑후를 점거한 네덜란드동인도회사(VOC) 비브란트 반 바르비크(Wybrand van Warwijk, 중국명 위마랑韋麻郎) 일행을 물리쳤다는 기록으로, 이를 증명하는 비석인 ‘심유용 유퇴 홍모번 위마랑(沈有容諭退紅毛番韋麻郎)’ 비석이 아직 증거로 천후궁에 보존되고 있습니다. 1623년 네덜란드 사람이 그린 펑후 지도에서도 ‘중국 사당(Sineesche Tempel)’이라는 표시를 볼 수 있는데 이 ‘중국 사당’은 바로 펑후 천후궁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펑후 천후궁(澎湖天后宮)의 옛 명칭은 천비궁(天妃宮), 마랑궁(媽娘宮), 낭마궁(娘媽宮), 마궁(媽宮) 등으로 사당의 이름이 곧 당시 평후의 지명이기도 했습니다. 1683년, 중국 푸젠(福建)의 수사제독(水師提督)이었던 시랑(施琅)이 타이완섬과 펑후섬을 대륙의 일부로 생각한 강희제의 명령을 받아 타이완과 펑후를 수복하려고 군대를 이끌고 펑후로 먼저 내려와 정(鄭)씨 세력과 싸운 끝에 승리를 거뒀는데, 시랑은 이는 모두 마주여신의 비호 덕분이라고 생각하여 강희제에게 마주를 천후로 봉할 것을 주청드렸으며, 따라서 사당의 이름이 현재의 ‘천후궁’으로 바뀌게 됐습니다.  

일제시대였던 1919년, 당시 펑후에 있었던 타이완•샤먼(廈門) 상업조합의 회원들이 여러 명 푸젠 목공장인을 초빙하여 사당을 재건하도록 했습니다. 이번 재건 작업에서 사당 후전의(後殿) ‘청풍각(清風閣)’을 증축하며 현재와 같은 우뚝 솟은 사당의 모습을 갖추게 됐을 뿐만 아니라 ‘심유용 유퇴 홍모번 위마랑’을 발견하자 펑후 천후궁이 ‘타이완 최초의 사당’이란 역사적 위상이 확립되기도 했습니다. 1983년, 펑후 천후궁은 국가 지정 유적지로 등록됐습니다. 2011년에는 일 년 내내 이어진 비바람으로 인해 사당의 주 건물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청풍각도 붕괴 위험에 처하게 되어서 다시 수리를 시작하였고 3년의 시간을 거쳐 2014년에 완료됐습니다. 

펑후 천후궁은 삼천전(三川殿), 정전(正殿) 및 후전의 청풍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건물의 바깥 담은 펑후 특유의 산호 석회암으로 만든 것이 큰 특징입니다. 공선루(公善樓, 궁산루)라고도 불리는 청풍각은 당시 문인들의 모임 장소였습니다. 일제시대 천후궁의 재건을 거치며 증축된 건물로,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높은 건물이라는 뜻의 ‘청풍각’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니다. 청풍각 내부에는 주로 펑후 천후궁의 역사 유물과 옛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중에는 ‘심유용 유퇴 홍모번 위마랑’ 석비와 네덜란드 사람이 그린 ‘펑후 항구 지도’, 천후궁 재건비 탁본, 옛날 천후궁의 수리 기록 및 도해, 천후궁 재건시에 해체된 옛 부재 등이 있습니다. 

건축물 자체는 물론 천후궁은 유명 장인의 손을 거친 진귀한 예술 작품을 많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정전 감실의 좌우 양쪽에는 ‘뇌금화(擂金畫)’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뇌금화는 채색화 기술 중 하나로 금박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흑칠 바탕이 아직 마르지 않았을 때 그 위에 금박가루로 그림을 그리는 기법으로,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지만 화려하고 고귀한 시각적 효과를 줍니다. 뇌금화는 타이완 본섬에서 쉽게 볼 수 없으며, 펑후에서도 천후궁에서만 여러 폭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어서 이 진귀한 뇌금화 작품들이 손상을 입지 않도록 현재 유리관을 씌워 보호하고 있습니다. 또, 천후궁의 착화(鑿花) 작품은 또한 유명합니다. 착화는 뚫을 착에 꽃 화자를 쓰며, 목조 재료를 뚫고 문양을 새기는 나무 조각 기술 중 하나입니다. 소재는 역사적 이야기, 꽃과 새 등이 있으며 천후궁의 장식 예술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타이완 전국 사당 중 가장 우수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한편, 펑후 천후궁은 음력 정월 15일 정월대보름날에 올해의 평안을 기원하기 위한 행사인 ‘걸귀(乞龜)’ 행사를 개최합니다. 정월대보름은 펑후 사람에게 설날보다 더 중요한 명절일 만큰 여러 축하 행사를 열어 성대하게 보내는데 그중 ‘걸귀’는 가장 특별한 행사로 꼽힙니다. ‘걸귀’는 빌 걸에 거북 귀자를 쓰며, ‘걸귀’ 행사는 평안을 준다고 하는, 찹쌀가루나 과자 등 재료로 만든 ‘거북이’를 얻기 위한 행사입니다. 행사 당일 사당에서는 많은 ‘거북이’를 준비해 놓으며, 참배자가 반달 형의 두 개의 교를 던져서 볼록한 면과 평평한 면이 나오면 거북이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거북이를 얻는 데 성공한 참배자가 다음 정월대보름날에 똑같은 재료로 거북이를 하나 만들고 사당으로 가지고 와서 감사의 참배를 드려야 합니다. 옛날 거북이는 주로 찹쌀가루에 설탕을 넣어 만든 것이었는데 현재는 케이크나 과자, 라면, 사탕, 심지어 황금으로 만든 것도 있는데 굉장히 재밌고 독특한 정월대보름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원고 일부 내용은 내정부   '타이완 종교 명승지 100곳'  을 참조하였습니다. 내정부의 자료 제공에 감사를 드립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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