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는 무슨, 난 의리 밖에 몰라’ - 망가

  • 2021.03.18
연예계 소식
'망가(艋舺)'는 1980년대 망가 지역 조폭들의 대립과 ‘타이즈방(太子幫)’ 조직원 5명 건달 소년의 우정을 그리는 영화이다. - 사진: '망가'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캡쳐

‘망가(艋舺)’는 2010년 2월에 상영되며, 타이완 영화 시상식인 금마장(金馬獎) 남우주연상과 음향효과상을 수상한 조폭 영화입니다. 우선 망가는 타이완말인데 중국어로 멍쟈라고 하며, 현재 완화(萬華) 지역의 옛 명칭입니다. 멍쟈는 타이베이시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구역이자 당시 타이완 원주민의 무역 지역입니다. 그때 핑푸족(平埔族)은 통나무배로 농산품을 실어 한족과 무역했는데 배는 핑푸족 언어로 방카(Báng-kah) 라고 하며 멍쟈의 타이완말 발음인 망가와 비슷해서 멍쟈라는 지명이 생겼습니다. 또 망가는 완화의 일본어 발음과 비슷해서 일제 시기에 완화라는 지명으로 바뀌었습니다.

멍쟈는 타이베이 최초의 항구로 일찍이 타이완 북부의 경제와 문화의 중심으로 상업이 발달하고 인문이 모여 있는 곳이며, 청나라 통치 시대에 타이완 3대 도시로 여겨졌습니다. 현재 완화로 지명이 바뀌었지만 ‘망가’나 ‘멍쟈’라고 부르는 사람이 여전히 있습니다. 지금의 완화는 사원 문화와 전통 먹거리, 편리한 교통편으로 번영하며 크게 발전하고 있어서 외국 여행객이 자주 방문하는 곳입니다. 타이완의 명동, 홍대라고 불리는 젊음의 거리 시멍딩(西門町)과 '타이완 최고의 사찰' 중 하나로 여겨진 롱산쓰(龍山寺)는 바로 완화구에 있습니다.

영화 '망가'는 1980년대 멍쟈(망가) 조폭들의 대립과 ‘타이즈방(太子幫)’ 조직원5명 건달 소년의 우정을 그리는 작품이며, 주인공은 2명이 있습니다. 허티앤유(何天佑)는 화상(和尚)이라는 별명이 있는데요. 화상이 나중에 커서 조폭으로 살 것이라는 점쟁이의 말을 들은 화상의 아버지는 화상을 어렸을 때부터 조폭 관련 사무를 배우게 합니다. 똑똑하고 조용하고 차분한 화상은 타이즈방 우두머리를 보좌하는 사람이라고 알리지만 사실은 실질적인 권력을 가지고 타이즈방을 이끄는 인물이며, 그의 재능이 기타 조폭 세력의 눈에 띄어서 음모의 소용돌이 속에 말려듭니다. 화상은 실제로 존재했던 멍쟈 조폭 ‘팡밍관(芳明館)’의 살수를 원형으로 만들어진 역할입니다.

또 다른 남자주인공 모기(蚊子)라는 별명이 있는 쪼우이운(周以文)은 미용실을 운영하는 어머니가 남편 없이 혼자 키우는 외아들입니다. 모기는 어릴 때부터 괴팍하고 열등감을 가지고 있어서 친구가 별로 없으며, 평소에 남들 눈에 보이지 않게 조용히, 그리고 얌전하게 살지만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나 사물이 위협을 받게 되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고 끝까지 지켜주는 사람입니다.

어머니를 따라  멍쟈로 이사하면서 새 학교로 전학해 온 모기는 첫날에 가장 좋아하는 도시락 반찬인 닭다리를 빼앗겨서 같은 반의 불량소년들과 충돌을 벌이는데 모기의 모습을 지켜보는 화상 등 4명의 소년들이 모기에게 친구가 될 것을 제안합니다. 다음날 모기는 ‘그들을 죽이지 않으면 어느날 너는 죽을 것이다’라는 화상의 말을 듣고 잡힌 불량소년들에게 인생 첫 주먹을 날립니다. 이후 5명 소년은 의형제를 맺고 타이즈방의 조직 이름으로 건달의 길을 걷게 됩니다.

모기는 화상에게 멍쟈의 유래와 현지의 조폭 세력에 대한 소개를 들으면서 타이완 조폭의 진실한 모습을 알게 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릴 때 가족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한 모기는 타이즈방에 대한 소속감이 생기며, 타이즈방 친구를 형제처럼, 타이즈방 우두머리의 아버지를 친아버지처럼 대해줍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의 한 불량소년은 타이즈방에게 불만이 있어서 타이즈방 우두머리의 여자친구에게 성폭행을 저지르는데, 타이즈방은 불량소년을 잡고 때리는 과정에서 그를 의도하지 않게 죽이게 됩니다. 혈기가 왕성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소년들이 살인 죄책감을 시달리는 가운데 멍쟈 조폭들의 세력 범위 쟁탈전에 밀려듭니다…

'Tonight Tonight’는 남자주인공 화상과 모기를 담당한 배우 롼징톈(阮經天)과 자오유팅(趙又廷)이 함께 부른 노래이며, 타이즈방 5명 소년 간의 우정을 묘술하는 곡입니다.

사실은 저는 ‘망가’는 조폭 영화보다 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청춘 영화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데요. 영화 속에서  모기는 다른 불량배와 싸우는 과정에서 타이즈방 친구에게 ‘이렇게 싸우고 또 싸우는 날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물어볼 때 친구는 ‘의미는 무슨, 난 의리 밖에 몰라’라고 대답하는 것처럼 의미있는 인생이 무엇인지 답을 찾고 있는 어리석고 단순한 소년들의 모습은 제가 보기에는 더 재미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우리의 청춘기 모습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착한 학생이든 선생님의 말을 잘 듣지 않는 학생이든 모두 공부의 의미와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시 왜 그랬는지, 당시 왜 그렇게 해야 됐는지, 그 의미는 어른이가 돼서야 알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관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