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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매출 2위를 기록한 바 있는 네이후 코스트코(好市多内湖店)

  • 2023.11.08
어반 스케쳐스 타이베이
늦은 밤에도 환하게 빛나는 네이후(内湖) 코스트코의 전경 - 사진: Tzou Brad (구글맵)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기 전 날인 일요일 저녁 9시.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타이베이 네이후에 위치한 코스트코는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코스트코 전용 카트를 끌고 장을 보는 사람부터 계산대에에서 계산하는 사람, 그 앞 작은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 등 네이후 코스트코의 밤은 여전히 잠들지 않습니다. 

코스트코 홀세일 코퍼레이션(Costco Wholesale Corporation, 코스트코)은 미국 최대의 소매 체인이자 회원제 창고형 대형 할인마트입니다. 월마트에 이어 시가총액과 규모 면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종합 소매업체이죠. 가장 먼저 1983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설립된 코스트코는 2023년 9월 기준 캐나다, 멕시코, 일본, 영국, 한국, 호주, 대만, 중국, 스페인, 프랑스 등 전 세계에 861개의 지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 되었습니다. 코스트코 자체 브랜드인 ‘커크랜드(Kirkland Signature)’는 품질이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으로 승부를 본다는 코스트코의 경영 철학을 잘 반영하는 브랜드입니다. 게다가 쇼핑 후 맛보는 코스트코 전용 핫도그는 늘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죠. 

한국에서도 코스트코는 소비자의 외면으로 한국에서 철수한 까르푸, 월마트와 달리 외국계 할인마트 중 유일하게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매장인데요. 1994년 서울 영등포구 양평에 첫 매장을 개장한 이래, 서울 강남에 소재한 양재점은 한때 전세계 코스트코 지점 중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죠. 

한편, 타이완의 첫 코스트코 매장은 사실 타이베이가 아닌 남부의 가오슝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말단 직원으로 일있던 자오젠화 현 타이완 코스트코 사장은  "가오슝점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대만에서는 아직 코스트코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유료 회원권 발급도 잘 받지 못했다"면서 경영의 어려움을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1997년 가오슝 중화루에서 오픈한 타이완의 첫 코스트코 매장은 비록 상품 수가 다른 타이완의 기존 마트에 비해 뛰어나게 많지는 않았지만, 미국 직수입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데서 당시 가오슝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가오슝에 이은 두 번째 타이완 코스트코는 바로 네이후에 개장했습니다. 1968년부터 타이베이시로 편입된 네이후(內湖)는 타이베이시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스린취와 난강취 사이에 있습니다. 그 면적은 타이베이에서 세 번째로 큰 곳인데요. 네이후는 타이베이시의 다른 구와 달리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먼저, 2022년 통계에 따르면 가구당 인구는 약 2.479명으로 타이베이시에서 가구당 인구수가 가장 높은 행정구역입니다. 네이후는 산과 강을 모두 끼고 있어 살기좋은 교외 지역의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둘째, 최근 몇 년 사이 타이베이시의 과학 기술 단지 및 관련 회사들이 네이후에 조성되면서 다른 행정구역과 달리 세련되고 미래도시적인 건물이 밀집해 있습니다. 한국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회사들도 이곳 네이후에 많이 진출해있고요. 타이베이에 막 편입된 1970년대까지만 해도 네이후는 농업이나 벽돌업, 탄광업을 중심으로 한 전통산업지구였기 때문에 이 주변에는 불법적인 소규모 공장들이 많았죠. 그런데 2000년 이후 민간투자 유치를 활성화 하고 정부의 산업진입 완화로 발전한 타이완 최초의 지식형 과학단지가 조성되면서 지금의 네이후의 모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네이후의 코스트코 매장은 밀레니엄을 눈앞에 둔 1999년에 개장했습니다. 가오슝 지점이 오픈한지 2년만인데요. 네이후는 타이완 코스트코 중 매출이 가장 높은 매장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2016년에는 80억 뉴타이완달러(한화 약 3,252억원)의 소비실적을 기록해 서울 양재점에 이어 전세계 매장 중 매출 2위를 찍기도 했습니다. 대단한 소비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7년 매출 1위의 주인은 타이베이시 네이후점에서 타이중점으로 대체되었고, 타이중점은 무려 100억 뉴타이완달러를 돌파했다는군요. 네이후점 이후 타이베이시에는 16년만에 베이터우취(北投區)에 추가 매장을 두 곳 개장했습니다. 그렇게 2023년 현재 타이완에는 총 14개의 매장이 있습니다.  

타이베이 네이후, 베이터우 1호점, 베이터우 2호점 

신베이 시즈(汐止), 중허(中和), 신좡(新莊)

타오위안 중리(中壢), 난칸(南崁)

타이중 1호점, 타이중 2호점

타이난

자이

가오슝 구산(鼓山), 첸전(前鎮)

가장 마지막에 개장된 타이중 제2호점으로 지금까지 총 열네 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타이완 코스트코는 최근 자이와 신좡에 코스트코 주유소를 지어 할인된 가격의 기름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인 일본과 한국의 코스트코 매장의 매출도 좋고 그 매장 수도 많아 일본, 한국, 타이완 상품을 서로 교류해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전자상거래가 유행하고 있는 요즘에도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을 고집하고 있는 코스트코는 전 세계 어느 매장을 가더라도 유사한 분위기와 냄새를 자아내는 특징을 갖고 있죠. 오늘 <어반스케처스 타이베이> 시간에서는 타이베이 1호인 네이후점을 중심으로 타이완 코스트코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계속 이야기하다보니 이곳만의 특징을 자랑하는 저렴한 핫도그 한 입 크게 베어물고 싶어지네요! 

일요일 밤 9시. 매장 문을 닫는 시간이 30분도 채 남지 않았건만, 코스트코 네이후점을 방문한 사람들의 쇼핑 열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코스트코라는 미국 기업을 매개로 타이완과 한국의 도시 사람들이 공감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일은 글로벌 사회를 살고 있는 2023년, 우리에게 그리 생소한 일만은 아니겠지요? 

엔딩곡으로는 타이완 가수 샤오징텅(蕭敬騰)과 중국 가수 황치산(黃綺珊)이 함께 부른 ‘우리가 같은 세상에 있을 때(當我們在同一個世界)’를 들려드립니다. 

서승임 徐承任 ([email protected])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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