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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색의 음악 세계... 타이완 싱어송라이터 '안푸'

  • 2023.10.27
멜로디 가든
타이완 싱어송라이터 안푸(安溥) - 사진: 샤오르즈(小日子) 제공

오늘은 지난 7월 타이베이아레나에서 열린 타이완 최고의 음악상 제34회 금곡장(金曲獎) 시상식에서 <가장 좋았던 시간(最好的時光)>이란 노래로 저우제룬(주걸륜)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올해의 노래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싱어송라이터 안푸(安溥, 1981.05.31-)에 대해서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안푸의 본명은 쟈오안푸(焦安溥)이며, 과거에는 장쉬안(張懸)이란 예명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안푸의 음악 작품은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적이고 의미심장한 가사가 가장 큰 특징이며, 일부 작품에는 사회 문제에 대한 그녀의 각별한 관심과 비판 의식이 담겨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기타를 치며 여유롭게 노래를 부르고 중간 휴식 시간에 맥주를 마시면서 관객들과 수달을 떨고 농담을 하는 솔직한 성격과 강한 라이브 실력으로 데뷔 전부터 이미 인디씬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가정 교육으로 어릴 때부터 수많은 고대시와 현대시를 읽으며 문학에 큰 관심을 보인 안푸는 13살 때부터 작사를 시작하고 학생 시절에 가사를 무려 수 백 편을 썼다고 합니다. 25살 때이던 2006년에 중학교 시절 시를 투고하기 위해 사용한 필명인 장쉬안으로 1집 《My Life Will...》를 발매하며 가단에 데뷔했고 이 앨범으로 금곡장 만다린어앨범상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 앨범에 수록된 11곡 중에서 10곡은 13살 때부터 19살 때 사이 만든 노래이며, 그중 <귀염둥이(寶貝)>라는 수록곡은 13살 때의 안푸가 어머니와 싸우고 찬 바람을 맞으며 강둑을 따라 걸을 때 흥얼거린 노래로,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을 갈망하던 그녀의 심정을 담습니다. 

이 곡은 “나의 귀염둥이 귀염둥이(我的寶貝寶貝)/ 네게 달콤한 걸 좀 줄게(給你一點甜甜)/ 네가 오늘 밤 푹 잠들 수 있도록(讓你今夜都好眠)/ 나의 꼬맹이 꼬맹이(我的小鬼小鬼)/ 너랑 놀아주고 웃게 해줄게(逗逗你的眉眼)/ 네가 이 세상을 좋아하게 되도록(讓你喜歡這世界)/와라라라라라 나의 귀염둥이(哇啦啦啦啦啦 我的寶貝)/ 졸릴 때 네 옆에 있을게(倦的時候有個人陪)/아야야야야야 나의 귀염둥이(哎呀呀呀呀呀 我的寶貝)/ 네가 제일 예쁘다는 걸 알게 해줄게(要你知道你最美)”라는 내용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가사와 편안하게 들리는 멜로디로 큰 사랑을 받으며 금곡장 올해의 노래상과 작곡상, 작사상 등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습니다.  

안푸는 단순한 음악 창작자가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활용해 대중들과 사회 이슈를 소통하는 ‘소셜테어너(socialtainer)’입니다. 그녀는 동성결혼 합법화 여부에 대한 논의가 가장 뜨거울 때 입법원이 주최한 동성결혼 합법화 공청회에 참가한 데 이어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여러 번 대중들과 결혼평등 등 이슈에 대해 직접 대화하고 교류하기도 했습니다.  

안푸(장쉬안) <귀염둥이>

2012년, 안푸는 사회 변혁에 나선 사회운동가를 응원하며 청년세대의 시민의식을 촉진하는 취지의 노래 <장미색의 너(玫瑰色的你)>를 4집 《신의 게임(神的遊戲)》에 수록시켜 발표했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에는 ‘장미색의 안경’이란 단어가 나왔는데, ‘장미색의 안경’은 영어 표현인 ‘rose-colored glasses’를 직역한 것으로 “상황을 유쾌하고 또는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장미색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세상이 아름다운 장미색으로 물든 것처럼 보이겠죠? 따라서 이 표현은 현실을 무시할 정도로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만 취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노래에서는 ‘장미색의 안경’은 정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거나 심지어 목숨까지 바치는 사회운동가의 용감함과 진솔함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됐습니다.  

“넌 내 인생에서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기억이야(你是我生命中最壯麗的記憶)/ 난 네가 이 시대에 한 일을 다 기억할 거야(我會記得這年代裡你做的事情)/ 그때의 너는 단지 너 자신이 아니었지(你在曾經不僅是你自己)/ 네 인생에 심어진 수천 송이의 꽃들은(你栽出千萬花的一生)/ 사계절에 피고 또 시들어가네(逕自盛放也凋零)/ 넌 수천 명 군중을 떠나(你走出千萬人群獨行)/ 미지의 곳으로 홀로 걸어가네(往柳暗花明山窮水盡去)” 등 감성적인 가사가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감동시켜 큰 반향을 이끌어내며 2013년 제24회 금곡장 시상식에서 작사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곡은 2014년 해바리기 학생운동에서 참여 학생들이 서로를 격려하는 곡으로 불려지며 더욱 널리 알려졌습니다.  

안푸(장쉬안) <장미색의 너>

장쉬안이란 예명으로 활약했던 9년 동안 높은 인기와 인지도를 누렸으나 더 자기다운 모습으로 노래하고 살아가고 싶어해서 안푸는 35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페이스북 팬페이지를 폐쇄하고 음악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다가 3년 후인 2018년에 본명 ‘안푸’라는 이름으로 콘서트를 개최하며 가단에 복귀했습니다. 이 콘서트에서는 안푸는 자기의 노래를 부르지 않고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던 노래 22곡을 커버하는 전례없는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작년 2022년, 안푸는 5번째 앨범 《9522》를 발행했습니다. 2012년 《신의 게임)》 이후 10년 만인 이 앨범은 안푸가 14살 때부터 17살 때 사이 만든 노래 16곡을 더욱 완숙시켜서 내놓은 앨범으로 ‘소녀’에서 ‘여자’로 변한 안푸의 성장 궤적을 담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앨범의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수록곡 <가장 좋았던 시간(最好的時光)>은 금년 금곡장의 올해의 노래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이 노래에 대해서 저는 지난 7월 6일의 연예계소식 방송에서 더욱 자세하게 소개한 적이 있는데, 관심이 있으시면 한번 들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항상 마음에 충실하고 원하는 노래만 노래하며 음악을 통해 가장 진실한 감정을 털어놓거나 사회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싱어송라이터 안푸에 대해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엔딩곡으로 안푸의 <장미색의 너>를 들려드리면서 방송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입니다.  

안푸 <가장 좋았던 시간>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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