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타이완 주요 이슈
-2022.12.31.-주간시사평론(마지막회)-
2022년 마지막날, 한 해를 마무리할 때 보통 다사다난했다는 말을 많이 쓰는데, 타이완에게 있어서 올해도 여지없이 다사다난했다.
우선 전 세계가 다 그렇겠지만 코로나 19의 여파는 진행형이며 변이 바이러스가 더 강력하게 인간에게 다가오며 이제는 더 이상 제로코로나를 기대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도달했다.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는 올해 1월26일 타이완에 유입되며 확진사례와 사망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건강 보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하였다. 타이완은 올해 4월15일 신규 확진사례가 대폭발하였다. 이날 처음으로 하루 신규 확진사례가 1천 명을 넘어선 1,209명이었고, 겨우 2주 후인 4월28일, 신규 확진사례 11,353명이 추가되어 2020년1월 이래 처음으로 1만 명이라는 선을 무너트렸다. 연중 최고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날에는 무려 9만 명을 웃돈 적도 있었다.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입하여 서방세계와 러시아 간의 대립이 확고해지는 판을 세운 듯했다. 유럽에 불어닥친 악재와 비교해 타이완은 지리적으로 멀어 괜찮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우크라 전쟁이 터지면서 국제사회는 타이완해협의 현황과 미래 변화에 더 깊은 관심을 보이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오늘의 우크라이나, 내일의 타이완’이라는 용어가 한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출현하였다. 타이완에서는 전국민국방의 중요성이 다시 부활되며 병역제도에 대한 검토가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개인 신분으로 우크라를 지원해 전쟁에서 사망한 타이완인도 있었다. 우리는 정부차원 외에도 민간에서 우크라를 돕는 기부활동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비록 서방세계와 같은 군사적인 도움을 줄 형편은 못 되지만 전쟁으로 피폐해진 우크라 국민에게 물심 양면으로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올해 8월 만큼 타이완이 국제사회의 초점이 되었던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 연방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가 8월4일 밤 타이베이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미.중 관계의 긴장, 타이완해협 양안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펠로시 의장이 출국한 다음날부터 중국의 타이완을 겨냥한 해상과 공중 군사훈련이 대대적으로 진행되었고, 훈련 첫날인 8월7일 하루 사이에 중국인민해방군 군용기는 66회차에 걸쳐 도발하였고, 22대의 중공 군용기는 타이완해협 중간선을 넘어왔었고, 무인항공기 드론을 띄워 현재 중화민국 관할 영토 최전선 군사기지 상공을 자주 넘나들며 도발했다. 양안간이 당장 군사적 충돌은 없으나 이러한 상황이 ‘뉴노멀’로 변신한다면 방어망이 후퇴하게 되고 안보에도 큰 위협이 된다.
사회 사건으로 언제부터인가 사기범죄가 특정 몇 명에게만 피해를 가하는 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너무나도 큰 충격을 가져다 주었는데, 고약한 보이스 피싱 범들의 기지가 해외로 이전한 후 범죄자 검거가 더 어려워졌는데, 올해에는 캄보디아 취업 사기가 그 무엇보다 무서웠던 사기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타이완인을 상대로 취업을 빌미로 캄보디아로 유인한 후 인신매매, 학대, 장기 적출 등등 공포영화에서나 나올 만한 사건들이 폭로되었다.
사회 사건 가운데 올해 8월22일 타이난시 경찰 두 명이 차량 절도범을 추적하던 중 습격을 당해 순직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월1일 국회에서는 경찰 직무 무기 사용 개정법안을 통과하며 앞으로 무기 사용 시기에 관한 4개 상황을 확정하였다. 경찰을 살해한 범인이 검거되어 시월7일 재판을 하였는데 타이완은 인권 존중이라는 이름 아래 이미 수십 년 이래 사형을 선고하지 않고 있다. 이날 유가족들은 사형폐지를 주장하는 단체들을 비난하며 피고인에 대해 사형을 선고해야한다며 법정에서 오열했다.
올해 두드러진 정치 이슈가 꽤 많다. 그중 가장 ‘정상적이고 정면적인’ 것이 있다면 지방선거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원하는 인재를 뽑는 선거제도이기 때문이다. 11월26일 토요일에 9가지 종목의 지방공직자를 선출하는 투표가 진행되었는데, 집권당의 참패로 끝났다. 비록 지방선거 결과가 오는 2024년 총통 대선과 입법위원 총선과 직결되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으나 최소한 집정자의 느낌과 국민의 체감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는 걸 여지없이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정치인의 학력 위조, 논문 표절 그리고 불량배 조직과의 연계 등 문제가 뜨겁게 달아올라 검토의 대상이 되었던 건 이번 선거가 준 적극적인 면의 교훈이라고 본다.
문화 소식으로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 소장품 가운데 명대와 청대 도자기 몇 점이 파손되었다는 소식이 폭로되면서 박물관 소장품, 국가 보물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시월28일 고궁 원장이 직접 나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해명에 나섰는데 해당 사건은 당일 취재를 하여 이튿날 주간시사평론에서 보도한 바도 있다.
어린이들의 사랑을 듬뿍받고 자란 타이베이시립동물원 판다 ‘퇀퇀’이 11월에 뇌종양으로 죽었다. 동물 한 마리 죽은 것 가지고 뭐 그리 요란을 피우냐는 사람도 있으나 판다 퇀퇀의 경우는 좀 특별하다. 멸종위기동물이라서 뿐만 아니라 타이완해협 양안관계의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퇀퇀의 죽음을 목격하며 양안관계의 금비석비(今非昔比), 즉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처지를 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판다 퇀퇀에 관한 영상물을 11월에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던 것이다. -白兆美
원고.보도: 백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