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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을 비추는 희망의 빛, '해바라기 학생운동' 주제가 <섬의 여명>

  • 2022.05.11
멜로디 가든
싱글 앨범〈섬의 여명(島嶼天光Island Sunrise)〉커버 - 사진: KKBOX

오늘은 2014년 3월 18일부터 4월 10일까지 타이완에서 벌어진 학생운동, 해바라기 학생운동(太陽花運動)의 주제가 〈섬의 여명(島嶼天光Island Sunrise)〉과 이 노래의 원창자 ‘소화기 밴드(滅火器樂團, Fire EX.)’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014년 3월 17일 오후 중화민국 입법원 내정회의에서 국민당 소속 입법위원 장칭충(張慶忠)이 30초 만에 타이완과 중국 간 전자거래, 통신, 여행, 의료 등 서비스 산업 분야 시장을 상호 개방하는 ‘양안서비스무역협정(海峽兩岸服務貿易協議, CSSTA)’을 선언하자, 타이완 경제의 중국 종속화에 반대하는 타이완 대학생들과 사회운동세력이 18일 새벽 6시 입법원을 기습 점령하며 24일 간 농성을 벌였습니다. 시위 학생들이 해바라기 꽃 장식의 브로치를 가슴에 착용했다고 해서 '해바라기 학생운동'이라는 명칭이 붙여졌으며, 이 학생운동은 ‘태양화(太陽花) 학생운동, 318학생운동, 국회점령 사건 등으로도 불립니다. 이 사건은 중화민국 역사상 첫 국회점령 사건이자 1980년대 이후 가장 대규모의 ‘시민불복종’ 행동으로, 사건 발생 이후 타이완 국민의 정치참여가 증대됐으며, 기존 국민당과 민진당이 아닌 새로운 제3세력의 정당인 ‘시대역량(時代力量)’ 이 등장했습니다. 더불어 해바라기 학생운동은 이념적, 민족적 유대감을 기반하여 같은 해 9월 27일부터 홍콩에서 벌어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혁명에 영향을 줬습니다.

24일 동안 입법원을 점령하며 시위를 펼친 학생들에게 가장 위로를 많이 준 것은 바로 타이완 록밴드 ‘소화기 밴드’가 이 학생운동을 위해 특별히 만든 주제가 〈섬의 여명>입니다. 소화기 밴드는 2000년 남부 가오슝시에서 구성된 록밴드로, 100% 타이완어(민남어) 가사로 구성된 노래, 혹은 타이완어와 중국어 가사가 섞인 노래가 가장 큰 특징입니다. 2016년 5월에 중화민국 제14대 총통 차이잉원(蔡英文)과 부총통 천지엔런(陳建仁) 취임식 축하 공연을 했고, 9월에 타이완 야구팀 Lamigo(라미고)의 초청을 받아 소속 선수, 국제대회에서 주요한 순간마다 홈런을 기록하여 ‘타이완 대포(台灣巨砲)’라고 불리는 천진펑(陳金鋒) 선수의 은퇴를 기념하는 노래를 만들어 줬습니다. 2020년 타이완 음악대상 제31회 금곡장(金曲獎) 최우수 밴드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렇게 일반 대중은 물론 타이완 유명 인사와 음악 전문가들의 인정을 받을 만큼 소화기 밴드의 노래와 퍼포먼스가 가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정말 대단합니다.

그들은 해바라기 학생운동이 시작된 첫날에 실제로 입법원으로 가서 ‘양안서비스무역협정’ 반대 시위에 동참했는데요. 그들이 주제가 <섬의 여명>을 만들기 전에 학운 현장에서 가장 많이 틀어진 노래는 또한 그들의 노래입니다. 바로 2집 《바다의 사람(海上的人)》에 수록된 〈굿나잇 타이완(晚安台灣)〉이라는 노래입니다. 〈굿나잇 타이완〉은 "많이 힘들고 아파도 희망을 품으며 내일의 태양을 맞이하자” 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노래로, 해바라기 학생운동과 2013년 7월 홍중치우(洪仲丘) 육군 병사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사회운동 등 여러 사회운동의 현장에서 많이 틀어진 노래입니다. 후렴구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어둠은 결국 지나갈 거야(黑暗他總會過去)/해가 뜨면 날이 좋아질 거야(日頭一出來猶原擱是好天氣)/넌 아름다운 이름을 가지고 있어(你有一個美麗的名字)/하나님이 우리를 비호할 거야(天公伯總會保庇)/해가 뜨면 날이 좋아질 거야(日頭一出來猶原擱是好天氣)/평안하길 바란다, 타이완(願你平安 台灣)”입니다.

해바라기 학생운동에 참여하면서 작은 힘이라도 주고 싶었던 소화기 밴드는 국립 타이베이 예술대학교 졸업생의 ‘이 학생운동을 위한 주제가를 함께 만들자’라는 제안을 받아들여 3일 만에 〈섬의 여명〉을 만들어냈고, 이후 국립 타이베이 예술대학교 학생들이 '다큐멘터리 버전'과 ‘애니메이션 버전’ 등 2개 뮤직비디오를 제작했습니다. 이 노래로 폭발적인 주목과 인기를 받은 소화기 밴드는 해바라기 학생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비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섬의 여명〉과 <굿나잇 타이완>의 저작권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섬의 여명〉은 해바라기 학생운동의 주제가로 널리 알려져 중국에서 금지곡으로 지정됐으며, 2014년 12월 30일 싱글로 발매되고 이듬해 제26회 금곡장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했습니다.

노래 일부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친애하는 어머니, 저를 걱정하지 마세요(親愛的媽媽 請你毋通擔心我)/여기를 떠나지 못한 나를 용서해 주세요. 나는 용서할 수 없는 자들과 저항에 나서야 해요.(原諒我 行袂開跤 我欲去對抗袂當原諒的人)/미안해요 내 애인이여, 당신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갈 수 없어서(歹勢啦 愛人啊 袂當陪你去看電影)/여기를 떠나지 못한 나를 용서해 줘요. 나는 우리를 괴롭히는 자들과 저항에 나서야 해요(原諒我 行袂開跤 我欲去對抗欺負咱的人)/하늘이 점차 밝아오는군요(天色漸漸光)/여기 모인 사람들이(遮有一陣人)/우리의 꿈을 지키기 위해(為了守護咱的夢)/더 용감한 사람이 되었어요(成做更加勇敢的人)/하늘이 점차 밝아오는군요(天色漸漸光)/나는 이제 두렵지 않아요(已經不再驚惶)/지금은 바로 그날이에요(現在就是彼一工)/이젠 우리는 당신들을 지켜줄게요(換阮做守護恁的人)입니다.

이 노래는 해바라기 학생운동 기간 동안 타이완 전국민, 특히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정부와 싸우는 학생들에게 위로를 많이 줬던 노래입니다. 게다가 금곡장까지 수상했기 때문에 타이완 민주화 발전서에 매우 의미 깊은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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