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16개 원주민족 중의 하나인 카나카나푸(卡那卡那富)족은 타이완 남부 가오슝(高雄)시 나마샤(那瑪夏)구 난즈셴(楠梓仙)계천 유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현재 인구수는 약 400명입니다. 원래 저우(鄒)족으로 분류되었으나 양족의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카나카나푸족은 정명운동을 시작하고 2014년 정부의 승인을 받아 16번째로 독립적인 원주민족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당시 카나카나푸족은 자신 문화를 되찾기 위해 카나카나푸족 문교산업발전촉진회를 비롯한 족인에 힘입어 오래 개최하지 않은 전통 축제를 열고 전통 집회소와 가옥을 건설하는 동시에 언어와 문화 보존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심지어 타이베이에 있는 역사박물관을 방문해 전통 복장 양식을 알아보고 나서 그 양식에 따라 부족 복장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회응집력이 진정으로 다시 형성된 계기는 2009년에 발생한 모라꼿 태풍재해입니다. 2009년 8월 6~10일 4일간 태풍 '모라꼿'(Morakot)이 타이완을 강타하면서 가오슝 나마샤구를 포함하여 타이완 중남부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당시 외부로 연결하는 도로 중단으로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카나카나푸족은 나마샤구를 떠나면 언어와 문화가 더욱 빠르게 사라질까 봐 걱정해서 정명운동을 더욱 열심히 진행하고 2014년 6월 26일 독립적인 원주민족으로 인정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카나카나푸족은 농업, 사냥, 가축 사육 등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합니다. 이외에 그들은 또한 물고기 잡기를 잘하는데 물고기를 편리하게 잡기 위해 계천가에서 가옥을 세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카나카나푸족은 또한 성별직무분리 현성이 뚜렷한 사회이며 정치, 제사, 군사 활동, 사냥 등 일은 남자가 담당하고 육아, 편직, 주방일은 여자가 담당합니다. 그러나 농사는 남녀가 공동으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카나카나푸족의 명명원칙은 남녀 상관없이 첫아이가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이름으로 명명되고 다른 아이는 삼촌이나 큰아버지, 고모 등의 이름으로 명명돼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름을 명명할 때 이름이 순서대로 쓰여 있는 책에 의거하여 이름을 지어야 되는데 대부분 이름은 카나카나푸족만 사용하는 이름이라 부족과 신분을 식별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카나카나푸족은 세상에 사람들이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영체들이 가득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영체는 생령(生靈)과 사령(死靈)으로 나뉘는데 생령은 사람이 살아 있을 때 사람 몸 안에서 선과 악적인 생각을 컨트롤하는 영체이고 사령은 신, 조상 영혼, 대자연 사물의 영혼을 포함합니다. 카나카나푸족은 신들이 사람의 생명, 성장, 전쟁, 식량 생산, 토지 등을 주관한다고 생각해서 신을 위한 축제가 대부분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땅의 신을 주요 제사대상을 하는 미공 축제(米貢祭, mikong)입니다. 전통적인 미공 축제는 연말 좁쌀수확기 후에 개최돼서 1년을 마무리하는 축제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에 한 카나카나푸족 남자는 음식을 찾기 위해 땅을 파고 있다가 큰 동굴을 발견합니다. 이 남자는 동굴에 들어가서 땅의 신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 좁쌀로 만든 과자를 받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남자는 땅의 신에게 좁쌀 씨를 달라고 하는데 땅의 신은 망설임 없이 동의하고 남자에게 다양한 씨를 주고 “이제부터 좁쌀 관련 축제를 진행할 때 땅의 신의 이름을 부르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라”고 합니다. 그날로부터 카나카나푸족은 매년 미공 축제를 개최하고 땅의 신과 하늘의 신을 제사하게 됩니다. 한편, 카나카나푸족 신앙에서 하늘의 신은 세상을 지배하고 사람에게 상벌을 주는 최고신입니다.
미공 축제의 개최날은 매년 8월에서 10월 사이의 어느 날입니다. 정확한 날짜는 족장과 각 가족 장로들은 수확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입니다. 날짜가 확정된 후 환경 정리, 작물 수확, 제물 제조 등 준비 활동을 해야 합니다. 축제 개최 당일 축제를 시작하기 전 부녀들이 영혼들에게 “여기는 곧 축제를 진행할 거니까 들어와서 방해하지 말라주세요.”라고 전달하기 위해 부락 출입문에 신선한 억새를 묶습니다.
축제를 시작하자마자 족장과 장로들은 좋은 꿈을 꾼 남자를 구합니다. 그 남자는 남자집회소에 올라가서 불을 피우며 축제의 서막을 엽니다. 그 다음에 떡, 생선, 술 등으로 가족 스스로의 제사를 진행하고 나서 제물을 가지고 공공회소에 가서 한 가족씩으로 제물을 바칩니다. 이후 장로는 제문을 읽으며 땅의 신의 보우를 기원하는 제사 의식을 진행합니다. 다 끝나고 나서 남자들은 각각 작은 떡 한 덩어리를 만지적거리고 공공회소 기둥에 붙히며 땅의 신에게 족인의 평안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그 다음에 여자와 아이들이 장로의 허럭을 받고 회소에 들어가서 남자와 함께 회소 앞의 불더미를 둘러싸고 노래하며 춤추는 동시에 한명씩으로 대마로프를 잡으며 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제물을 가지고 서로 집을 방문하고 함께 술을 마시며 노래에 춤을 추면서 축제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