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원주민족의 날 유래와 의미

8월 1일은 타이완 ‘원주민족의 날’이다. 타이완에 현재 16개의 법정 원주민족이 있으며, 이곳에서 가장 먼저 정착했던 사람이 바로 원주민족이다. ‘원주민족의 날’은 언제 어떻게 제정되었을까? 유래와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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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16개 법정 원주민족 이미지. -사진: 원주민족위원회 제공

‘번’에서 ‘고사’에서 ‘산지동포’에서 ‘원주민족’이라는 명칭의 변화:

원주민족은 오래 전에 이미 타이완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4백여 년 전 외래 정권이 이곳에 들어와 번갈아가며 통치를 하면서 원주민족을 부르는 이름이 달랐다. 예컨대 청대(1644-1911년)에는 원주민족을 ‘번(番)’이라 했는데, 이중에 정부 통치로 동화된 원주민은 ‘숙번(熟番)’이라 했고, 통치가 안 되고 동화도 되지 않은 원주민을 ‘생번(生番)’이라 불렀다. 일제시대 때 원주민을 ‘번(蕃)’ 또는 ‘고사(高砂)’라 불렀고, 난징(南京) 국민정부가 내전에서 패해 타이베이로 옮겨온 후에는 원주민은 ‘산포(산지동포, 山地同胞)’라 불렀다. 이상의 명칭을 보면 사실 원주민족을 비하한 차별대우가 역력하다. 게다가 원주민족의 명칭은 통치자가 결정한 것이지 원주민족은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붙일 권리마저 없었다.

1984년의 일이다. 당시 ‘산지동포’라는 명칭을 바로잡자고 하며 그들을 ‘원주민족’이라 부를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같은 해 12월 29일, 원주민족의 지식인들은 ‘원주민족 권리 촉진회’라는 이름을 내건 첫 번째 항쟁단체를 발족했다. 그들은 원주민 이름의 자결권을 통해 정체성을 확실시 하며 비하와 차별적인 이름을 씻어내는 첫걸음으로 하자는 것 외에도 이 사회는 원주민족이야말로 이 땅의 주인이라는 것을 수긍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아울러 더 이상 식민 통치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후 1987년에 ‘타이완원주민족권리선언’을 채택하고 원주민족의 지위와 권리에 관해 선언했다.

이름 바로잡기 운동은 원주민족 내부에서 깊은 공감의식과 응집력을 끌어냈다. 또한 원주민족헌법운동의 핵심 의제로 작용했다. 1991년 4월 15일, 국민대표대회(현재 폐지된, 당시 양원제 국회의 상원에 해당함)에서 진행된 1차 개헌 당시, 원주민족은 처음으로 ‘이름 바로잡기 항쟁운동’을 발동하며 원주민족의 ‘이름 바로잡기’는 ‘원주민족이 타이완의 주인’이라는 걸 강력하게 주장하는 집단적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그때 개헌에서도 ‘산포-산지 동포’라는 명칭을 계속 채택하기로 하여, 원주민족의 이름 바로잡기 운동은 성공하지 못했다. 1992년 5월 2차 개헌 때 원주민족은 다시금 항쟁했으나 여전히 성과를 얻지 못했다.

타이완 16개 법정 원주민족 이미지. -사진: 원주민족위원회 제공

‘원주민족’이라는 명칭 변경에 성공한 날짜를 원주민족의 날로 제정:

원주민족 이름 바로잡기 운동은 원주민족의 강렬한 자아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끌어내어 주었다. 1994년 3월 8일 민주진보당 개헌소조는 ‘원주민족 이름바로잡기와 자치’를 개헌 의제에 삽입하기로 결의했고, 4월 10일 리덩후이(李登輝) 당시 총통이 문화건설위원회(현 문화부) 주최로 핑둥(屏東)에서 거행하는 ‘원주민 문화회의’에 참석해, 국가원수의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원주민’이라는 칭호를 사용했다. 리덩후이 전 총통의 이러한 행동은 중국국민당 개헌 정책기획소조로 하여금 4월 14일을 ‘산포(산지 동포)를 원주민으로 이름 바로잡기’ 안건을 개헌 조문 초안에 삽입하기로 결정했다. 6월 23일, 23개 단체 앞장서 타이완지역 원주민 대표와 각계 성원 시민 3천여 명을 인솔하여 ‘정명권(이름 바로잡는 권리), 토지권, 자치권’의 입헌을 촉구하는 가두 시위에 나섰다. 7월 1일, 리덩후이 당시 총통은 주동적으로 타이완 원주민족 헌법운동 연합 대표를 접견하고 헌법 중의 ‘산포(산지 동포)’를 ‘원주민’으로 개정할 것임을 약속했다.   

원주민족 헌법운동 항쟁과 각계의 성원으로 국민대표대회는 1994년 7월 28일 중화민국헌법 신설 및 개정 조문을 전체 회의에서 통과했다. 신설 및 개정 조문 제9조 제7항에서는 ‘국가는 자유지역 원주민의 지위와 정치 참여에 대해 보장해 줘야 한다. 교육문화, 사회복리 및 경제사업에 대해 협력하며 그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협조한다.’라고 규정했다. 신설 및 개정 조문은 1994년 8월 1일에 총통령으로 공포 실시되어 원주민족이 10년 이래 촉구해온 사안에 대해 호응하고, 40여 년 동안 사용해왔던 ‘산포’라는 명칭을 ‘원주민’으로 개명했다. 그후 1997년 4차 개헌 때 집단권 속성의 ‘원주민족’을 헌법에 삽입했다.   

이러한 과정을 기념하기 위해 행정원은 2005년 6월 15일에 제2944차 원회를 소개한 자리에서 ‘기념일 및 명절 실시조례’초안을 통과하고 매년 8월 1일을 ‘원주민족의 날’로 정했으며, 2005년 7월 31일 신좡(新莊)체육관에서 처음으로 원주민족의 날 대회를 열었다. 천수이볜(陳水扁) 당시 총통은 대회 치사에서 8월 1일을 원주민족의 날로 제정했다고 공식 선포하고 ‘산포를 원주민이라고 이름을 바로잡는 것은 이 토지의 주민들이 원주민이 타이완 역사에서의 정확한 지위를 직시하고, 원주민족이 누려야할 존엄을 돌려주는 것’이라며, ‘기념일과 명절은 민속의 계승, 국가역사발전의 장엄한 의의를 담고 있으며, 8월 1일을 원주민족의 날로 제정한 것은 우리는 원주민족의 이름을 바로잡는 것이 국가의 정상적인 발전에 중대한 의의를 지니고 있음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타이완 16개 법정 원주민족 이미지. -사진: 원주민족위원회 제공

원주민족의 날의 의미:

원주민의 입헌 일을 원주민족의 날로 정한 데에는 3가지 중요한 의의가 있다. 우선 ‘원주민족’은 자신이 결정한 칭호이지 타자가 부여한 게 아니다. 자아 결정 명칭을 사용한다는 것은 민족 집단 주체의식의 건립이며 자존의 재건을 상징하고 사회 정당 지위를 추구하고 식민통치를 뿌리친다는 굳건한 의지력을 상징한다. 또한 ‘원주민족’이라는 칭호가 강조하는 것은 타이완이 비롯된 최초와의 연결이며, 원주민족은 본디 타이완의 주인이라는 것을 부각하고 원주민족이 타이완에서 누려야 하는 특수한 지위를 의미한다. 

둘째, 이름 바로잡기 운동의 과정을 보면 원주민족이 쟁취하려는 것은 단지 ‘명칭’의 자결권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자치권과 토지권 등 핵심적인 고유 권리도 포함되어 있다. 요점을 말한다면 원주민족은 외래인들과 접촉하기 전에 각자의 풍습과 규범에 따라 그들이 생존 영역에 대해 치리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해 원주민족은 그들의 생활 영역에 고유의 주권을 소유한다는 것인데, 이 주권의 표현은 원주민족이 그들 생활영역 내의 사람, 일, 사물에 총체적, 배타적, 타율의 통치권력을 받지 않는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외래인들과 접촉한 후 원주민족은 주권자에서 객체에 의해 간섭 받는 사람이 되었다. 객체라는 의미는 타인에 의해 묘사되고 결정되며 함부로 통치받아야 하는 대상이 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원주민족은 그들을 발견한 객체에 의해 역사 무대에 올려지게 되었다. 그후 점진적으로 침략 받는 객체가 되었고 오늘날에는 보호 받는 객체가 되어버렸다. 

  ‘정명’운동에서 원주민족의 날까지의 과정은 원주민족이 국내법과 국제법에서의 권리 주체 지위를 인정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국내법에서는 원주민족은 헌법이 부여하는 평등권을 향유하며, 2005년에 제정한 원주민족기본법이 규정한 자치, 토지, 언어, 문화 등 집단권의 권리 주체를 향유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국제법 적으로는 원주민족은 집단 또는 개인 모두 국제인권법의 권리는 향유하며, 2007년 유엔원주민족권리선언에서 선서한 자결, 자치, 토지, 재산, 문화, 보상 등의 권리를 향유함을 의미한다.  

셋째, 원주민족의 날은 타이완은 유구한 역사가 있으며, 최소 6천 년 전에 원주민족은 이미 이 땅에 뿌리를 내려 다원화 및 독특한 문화를 발전해 왔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따라서 원주민족의 날은 원주민족이라는 이름을 바로잡는 과정을 기념하는 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타이완의 수천년 역사를 돌이켜 보고 원주민족이 오랜 기간 동안 타이완에 이바지한 것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것이며, 우리나라는 다민족 다문화가 공존하는 국가라는 것을 깊이 일깨워주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다. 원주민족의 문화를 충분히 존중해 주고 그들 특유의 문화를 더 널리 알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타이완 16개 법정 원주민족 이미지. -사진: 원주민족위원회 제공

앞으로 이름 바로잡기의 의의를 심화하고 민족자치의 길로 향해야한다

지난 20여 년 이래 원주민족 이름 바로잡기 운동, 원주민족이 열심히 노력히 쟁취하는 정명, 자치, 토지, 재산, 문화 등은 1994년에 ‘자아 결정 명칭 사용’의 목표를 달성했으나 민족자치 및 토지권 보장의 비전을 실천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앞으로 원주민족 전통 영역을 회복한다는 기초 아래 점진적으로 실질적인 원주민족 자치를 정착하여 원주민족이 400년 이래 늘 외래인에 의해 결정되는 ‘객체’에서 자기 자신이 결정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여 원주민족이 타이완 원래의 주인이라는 지위와 존엄을 회복시켜 줘야 마땅하다. 정명운동의 역사는 타이완 사회가 공유하는 소중한 자산이며, 다원 문화와 종족 평등이 얼마나 쉽지 않게 얻어진 것인지 우리에게 부단히 환기시켜 주고 있다.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은, 원주민족의 날은 원주민족의 경축 활동 뿐만이 아니라 전 국민이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국가 기념일’이라는 사실이다. -jennifer p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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