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이야기-저승 문이 열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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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북부 지륭항구(基隆港)의 중원절 조형물. -사진: jennifer pai

타이완에서는 음력 7월을 귀월-鬼月-‘귀신의 달’라고도 한다. 옛 풍습에 따라 한 달 동안 이승으로 ‘휴가’를 온 죽은자들의 혼을 성대히 대접하며 위로를 해준다. 그래서 음력 7월에는 매사에 조심하는 금기도 많다.

금년(2018년)의 鬼月은

양력 8월11일(토) – 음력 7월 초하루 – 저승 문이 열림

양력 8월24일(금) – 음력 7월 보름 – 중원절

양력 9월09일(일) – 음력 7월 그믐 – 저승 문이 닫힘

타이완 북부 항구도시 지륭(基隆)의 라오다공먀오(老大公廟)는 매년 음력 7월 초하루에 저승 문을 열며, 음력 7월 그믐날에 저승 문을 닫는 민속 종교 의식을 거행한다. 사진은 라오다공먀오에 있는 저승문이다. 열 때에는 귀문개(鬼門開), 닫을 때에는 귀문관(鬼門關)이라고 한다.-사진: 중앙사

중화권에서 음력 7월을 귀신의 달로 부르며 각종 금기를 지키는 풍습이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왔다. 하지만 정말로 음력 7월이 귀신들이 이승으로 나와 한 달 동안 대접을 받는 달이었을까?  

타이완 사회를 예로 들자면,

사실 타이완은 ‘이민 사회’이다.

이민 사회라고 하면 다른 곳에서부터 타이완으로 건너와서 정착하여 이곳 주민이 되었다는 뜻이다.

이민 과정에서 연고지에 따른 대립, 중국 한족과 타이완 토착 원주민족과의 종족 대립, 네덜란드 식민통치시대의 충돌, 청나라 조정에 대한 항거, 일본 식민시대 때의 항일 등등 각종 대립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았던 역사가 있었다.

이 외에는 타이완으로 이주를 하기 위하여 항해하는 과정에서 풍랑으로 죽는 사람도 있고, 해상에서 해적을 만나 변을 당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타이완 섬에 도착한 후에 기후와 물갈이 등의 적응 문제로 인하여 사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죽은 자에 대해 제사를 올리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지만 이민사회이다 보니 죽은 사람들 가운데 제사상을 받지 못하는 사망자들이 많았다. 그래서 망령에 대한 두려움도 사회에 존재하였다.

그래서 타이완에는 수많은 사찰 가운데 ‘대중야(大眾爺)’, ‘만선공(萬善公)’, ‘유응공(有應公)’, ‘백성야(百姓爺), ‘의민묘(義民廟) 등의 주인이 없는 제사를 해주는 사당들이 곳곳에 있다.

자선과 적선 행위, 사람으로서 덕을 쌓고, 떠돌이 혼백을 위로하며, 원한을 화해하기 위하여 중국 청나라 말엽부터 타이완에서는 죽은자들을 제도해 주는 대규모 제를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도 음력 7월을 귀신의 달이라고 정의하지는 않았었다.

사실 음력 7월이라고 하면 ‘칠석날’과 ‘중원절’이라는 두 개의 중요한 민속 명절이 있다.

칠석날은 견우직녀가 만난다는 전설 외에 보편적으로 여성들이 좋은 솜씨를 얻고자 하여 제사를 지내는 날로 더 널리 인식되어 왔었다. 

중원절의 경우 도교에서는 삼관대제(三官大帝) 신앙에서 유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삼관(三官)이라하면 하늘/천(天), 땅/지(地), 물/수(水) 이렇게 천관(天官),지관(地官),수관(水官)의 삼관이며,

천관은 요(堯)임금, 지관은 순(舜)임금, 수관은 우(禹)임금이다.

순임금의 생일은 바로 중원절과 같은 음력 7월15일이다.

중국 한나라(기원전 202년~ 서기 220년) 이전에는, 즉 대략 2000년 전까지만 했어도 중화권에서는 중원절이라는 특정 명절 관념이 없었다.

중원절은 대략 기원전 2년, 서한 시대 때 불교가 중국으로 들어온 후, 도교가 불교의 영향을 받아서 중원절이라는 특별한 날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중원절의 제사 풍속도 불교 우란분절의 영향을 받았다.

양(梁)나라 무제(생몰 464-549,재위 502-549)가 불교를 숭상하여서 정부 차원에서 불교 우란분절 법회를 성대하게 치르면서 아귀 등 지옥에서  고해의 고통을 받는 귀신들을 제도하는 대형 제사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이때 민간에서도 유가의 효도 관념을 접목시켜 덕을 쌓고 은혜에 보답한다는 등의 개념을 가미하여 제사를 지냈다.

음력 7월 귀신의 달(鬼月)이 지난 후 모든 이승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귀혼들은 저승으로 돌아가야 한다. 따라서 음력 8월 초하루에는 성황야(城隍爺)가 아직 저승으로 돌아가지 않은 떠돌이 혼이 있는지 순시하게 된다. 이러한 민간 종교신앙을 성황야순(城隍夜巡)이라고 한다. 사진은 성화묘의 도사가 죄를 지은 자들이 귀신의 달이 지난 후의 자신의 죄를 씻고 복을 구하기 위하여 성황야순 때 뒤를 따르게 되는데 그 대열에 참가하기 전에 도사가 소문(疏文)을 낭독하며 축복해 준다. -사진: 중앙사

따라서 사회에서는 불교와 도교의 신앙을 결합하여 중원보도(中元普渡)의 행사를 음력 7월15일에 치르게 되었다.

음력 7월 귀신의 달(鬼月)이 지난 후 모든 이승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귀혼들은 저승으로 돌아가야 한다. 따라서 음력 8월 초하루에는 성황야(城隍爺)가 아직 저승으로 돌아가지 않은 떠돌이 혼이 있는지 순시하게 된다. 이러한 민간 종교신앙을 성황야순(城隍夜巡)이라고 한다. 사진은 성황야순의 일경이다. -사진: 중앙사

-jennifer p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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